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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어머니 전세금 VS 내 결혼 자금

|2012.10.12 14:16
조회 22,325 |추천 6

 

안녕하세요

제가 여기 글을 올리게 될 줄은 몰랐는데... 가까운 이들에겐 말 못할 가정사지만 조언을 구하며 올립니다.

 

저는 20대 후반 직장인이고, 아버지와 남동생과 살고 있습니다.

제목과 같이 제 고민은 이혼한 어머니가 요구하시는 전세금과, 제가 모은 얼마 되지 않는 결혼(혹은 미래) 자금 사이에서 인간적인 갈등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4년 전 이혼하시면서 집을 떠나셨고 이혼 선언 직전 은행에서 어머니 앞으로 약 2천만원 상당의 대출금 상환 독촉 고지서가 날아왔었어요.

저희 어머니는 그런 큰 돈이 필요하실 분이 아닌데, 잠깐 이름만 빌려준거라 하시더군요. 본인은 모든 정황을 부정하셨으나 남자 때문이라 생각되었고 저도 클 만큼 컸기에 비난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식이라는 욕심으로 마음 다 떠났으니 나 좀 놔달라는 분을 더이상 붙잡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3,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곤혹스러운 상황은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않은 점입니다. (너무나 충동적으로, 일정한 거처도 정하지 않고 말 그대로 가출처럼 나가셨습니다. 어머니 개인 옷가지, 소지품은 아직도 보관하고 있어요.)

집은 아버지, 가게는 어머니 명의로 정리했으나 결국 4년동안 어머니의 고소로 위자료 소송 및 재판만 7번 정도 했습니다. (사실 4년 중 한 해에 몰아서 일어난 일이구요, 모두 아버지께서 승소하셨습니다.)

저희 집 작은 빌라입니다. 싯가로 1억 2천 정도 될 거예요. 그런데 1억에서 7000만원 상당의 거액을 요구하셨어요. 외가 형제분들께도 돌아가며 돈을 요구하셨다고 들었구요. 외숙모님께도 할 말 못 할 말 다 하셨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그 만나시는 아저씨가 건설업에 종사하는데 어머니 앞으로 대출을 받게 하고, 또 추가로 돈이 필요해서 그랬던 모양이에요... 그 와중에 제가 그 아저씨는 사기꾼이니 정신을 좀 차리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내용을 녹음해 가셨더라고요.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알게 된 이유는, 어느 날 집에 칼을 들고 찾아와서 아버지를 찌르려는 걸 동생이 막고 제가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에 연행되어 가시면서도 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자살하려고 했는데 경찰에 신고돼서 가는 중이다, 와 달라."라고 하시더군요...

전, 정말 상상도 못했었는데 경찰서에서 그 아저씨(한 번에 온 것도 아니고 몇 번이나 전화해서 마지못해 왔다고 합니다)에게 그 음성 파일을 주시면서 "내 딸이 당신을 음해했으니 무고죄로 고소해라."라고, 제 아버지 앞에서 말씀하셨다더라고요. (사람이 궁지에 몰리고 뭔가에 쫓기면... 잃을 것이 없어지나 봅니다. 저희 어머니는 식당 일 다니시고 밤늦도록 호프집도 운영하시면서... 과정이야 어쨌든 저희 남매 잘 키워주신 좋은 분이었습니다. 늦바람이 무섭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요.)

 

저는 그 사실을 용서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분이기에 더더욱요.

 

물론 무고죄로 고소되진 않았지만 그 일 때문에 한동안 어머니와 연락을 하지 않았고... 시간이 좀 더 흐른 후에는 아저씨와 싸울 때마다 연락하셔서는 있을 곳이 없으니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너무나 쉽게 말씀하시고... 지금은 아저씨가 따로 가정이 있는, 돈만 노렸던 사기꾼이라는 걸(어머니는 아저씨가 땅이 있고 후에는 세를 받으며 살 수 있는 부유한 사람이라고 철썩같이 믿었는데, 사실도 아닐 뿐더러 설령 맞다고 한들 현실적으로 50대 평범한 아줌마를 진지하게 생각했을까요...) 4년이 다 되어서야 깨달으시고 후회하시지만 가정이란 곳은 어떠한 사과의 이야기도 없이 쉽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아버지 마음은, 저희 남매가 울면서 무릎 꿇고 빈다 해도 저희를 내쫓았으면 내쫓았지, 받아들이지 않으실 거예요. 저희도 지금 어머니 상태는 받아들이기 힘들구요.

 

어머니께서 아저씨에게 속은 걸 스스로 깨닫고 저와 통화했을 땐, 자식들에게도, 형제들에게도 버림 받고 세상에 내 편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고, 이대로라면 혼자 쪽방촌에서 늙어 죽어야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이래저래 막막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며칠 후에 다시 걸려온 전화는, 전세금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키워주고 대학까지 보내줬으니 그 정도는 요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였는데 저나 동생이나 직장인, 공무원이 되었지만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들도 아니고 성실하게 일해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데 간간이 적금 부은 걸 깨거나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이었으며 무엇보다 그 아저씨와 정말 끝났는지 믿을 수가 없어 거절했습니다.

 

그 후에도 500만원만... 100만원만... 보증금 없이 월세 살며 야간에 식당에서 일하려니 너무 힘들다고 말씀하시는데, 가게 정리한 돈과, 4년동안 일하시면서 모은 돈... 다 어디다 쓰셨냐고 했더니 한 푼도 없답니다.

급해서 그러니 대출을 받아서라도 얼마라도 해 주면 안 되겠냡니다. 고등학교만 보내줘도 부모 도리는 다 한 건데 너는 대학도 나왔고 하늘에서 떨어진 자식이 아니랍니다. 왜 이렇게 독하게 변했냡니다... 제가 생각해도 저는 부모가 아니라 자식 입장이고, 미혼이라 이런 상황의 어머니보다는 제가 먼저입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힘드신 건 보고 싶지 않고, 또 제가 금전적으로 압박 받기도 싫은... 무엇 하나 놓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

 

동생은 현재 지방에 발령 받아 따로 살고 있는데 걱정은 하지만 어떻게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 어머니 전화를 받지 말라고 조언했고, 아버지께 조심스레 말씀드려보니 평생 도와줄 수 없을텐데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 자식들한테 못할 짓 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을 거다 하십니다. 너를 어떤 마음으로 녹음했는지도 잊지 말라고, 본인 어머니(할머니)의 상황이었어도 자신은 무시했을 거라 합니다. 외삼촌께서는... 인생은 혼자 사는 거고, 어머니 본인이 선택하신 거면 감당하셔야 한다고 하십니다. 다만 그 아저씨와 헤어진 게 확실하고 열심히 사는 지 지켜보고, 그 후에는 서로 조금씩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 하십니다.

 

돈이라는 게,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라면... 또 제 창창한 나이를 생각한다면 다 털어서 월세 보증금이라도 만들어 드릴 수 있겠지요. 당연히 돌려 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안 합니다. 저희 남매 있는 돈 없는 돈 탈탈 털어 방 한 칸 명의를 얻는들, 나중에 현금이 필요해질 때 방을 빼서 어머니를 내보낼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저밖에 모르는 것이, 회사라는 곳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돈을 모아가는 재미도 아니고 쪼여가며 돈을 벌긴 싫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제가 결혼 적령기이기도 하고 동생이나 저나 집이 유복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벌어 자립할 생각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능력이 부족한가... 자책하기도 하고요.

 

어머니는 아직도 그 아저씨 대신 본인 명의로 대출 받은 돈(얼마인지도 정확히 모릅니다)을 상환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협박이나 폭행으로 대행해준 게 아니기 때문에 돌려받을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안 들고, 저희도 어머니께서 쓰신 돈도 아니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 쓴 돈을 대신 갚아줄 생각은 없습니다. 말려 들면 제 삶도 무너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만, 조금만 견디셨다면 자식들에게 용돈 받으며 호강하실 수 있으셨을 분이 너무 뒤늦게 후회하셔서 그 사실이 너무 안타깝고... 아직 믿을 순 없지만 보증금의 용도로 돈이 필요하다 하십니다. 머리로는 안 된다 하는데 마음 속에서는 완전한 미움이 아닌 자식으로서의 효도를 다하지 못한 죄책감, 인간적인 연민이 생깁니다.

 

 

 

소량의 금액을 몇 번 도와드린다고 끝날 일일까요?

어머니 생존이 걸려 있다면 모든 걸 다 바쳐야 할까요?

 

그게 아니라면 이대로 어머니를 외면하고 한평생 안 보고 살 수 있을까요?

 

추천수6
반대수24
베플한방|2012.10.12 14:28
남 얘기라서 막 쓸 수도 있지만, 그러기 전에 저도 한 부모의 자식이니 제 생각을 씁니다. 만약 그 어머니라는 분이 제 어머니였다면 전 천륜이라도 끊고 살겁니다. 아버지라도 돌아가신 상태였다면, 그나마 이해라도 하겠지만, 어머닌 이혼한 상태도 그리고 남편이 없는것도 아니였는데 자식앞에서 그런 행동을 하신거에 전 마음의 문을 닫았을겁니다. 그리고 이제와서 키워 놨으니 돈을 요구한다는 것도 이해가 안가네요. 어머님이 님을 잘키웠다고는 생각도 안듭니다. 본인이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행동을 했다면 그것만큼 자식에게 큰 나쁜교육을 시키면서 키웠으니깐요. 지금 어머니라는 분 하는 언행을 봐서는 나중 님 회사까지도 찾아와서 돈을 요구할수 있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저 같으면 님의 외면이라는 말 보단 무관심하면서 살고 싶네요.
베플힘내세요|2012.10.12 17:09
아예 안하는건 있겠지만 한번만 하는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게 뭐가 되던간에 한번해보면 두번은 쉽거든요. 글쓴님의 입장이든 어머니입장이시든.. 한번 도와드리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겁니다. 그 독에서 깨끗한물만 빠질까요? 아니요. 진흙탕물만 빠질겁니다. 한번 약해지면 끝없이 약해지는게 사람마음이고 한번 뻔뻔해지면 끝없이 뻔뻔해지는게 사람마음입니다. 님이 큰맘먹고 이게 마지막이다 라면서 도와드리면 어머니한테는 정말로 그걸로 끝일까요? 아니요. 그런 수모까지 겪게 했는데도 염치없이 내 딸이다 라면서 요구 하시는분입니다. 그 요구까지 들어드리면 님은 어머니의 마르지않는 지갑이 될걸요.. 님을 어머니 혼자서 기르셨나요?.. 자식들한테 못할짓 하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하시던 아버님도 키워주셨습니다. 그런데 자기인생챙기겠다고 어머니의 자리를 버려놓고선 이제와서 어머니대접을 바라는 끝까지 이기적인 그 어머니가 걱정되신다고요.. 어머니라고 불러드리기도 힘든분이네요. 자기딸이 어떤 수모를 당하든 돈 얻는 수단으로밖에 보지 않는 그분한테 정말 딸이 되드리고싶나요.. 제발 길게 봐주세요 글쓴이님.. 지금이 아니면 진흙탕에서 발빼기 쉽지 않을겁니다. 제발 마음 굳게 갖고 딱 끊어주세요. 님과 동생분과 아버지의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서라도요..
베플하지마|2012.10.12 15:59
자식을 고소해서 합의금을 받으려 했던 사람입니다. 님을 자식이 아닌 아직 안마른 지갑으로 생각하고 연락한거구요. 저라면 무시합니다. 독하게 변했다고요? 하하하하 정말 독한자식을 못보신듯 지금부터 도와주기 시작하면 님평생 달라붙습니다. 저처럼 멋모르고 거머리키우지마시고 냅두세요. 무시하시고 전화도 받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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