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통에 들어 있는 소스는 돈까스 소스가 아니라 간장이었습니다?
어쩐지 브로콜리 튀김이 싱겁다 싶더니만, 알고 보니 거기에 간장을 뿌려 먹었어야 하는 거예요.
혹시 몰라서 양상추를 들춰 보니 돈까스 소스가 그 안에 숨어 있었습니다. 요런 못된 놈 같으니.
문제는 돈까스 소스나 간장 외에도 마요네즈가 하나 더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렌은 저 튀김 덩어리가 돈까스인지 생선가스인지를 고민합니다.
과연 무슨 소스를 뿌려야 할 것인가.
누구처럼 계속 고민만 하면서 간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만 합니다.
근데 저 같으면 전술한 대로 소스 안 뿌리고 그냥 먹겠습니다.
그는 결국 돈까스 소스를 뿌리고야 맙니다.
튀김이 돈까스였으면 좋겠군요.
다행히도 돈까스가 맞았습니다.
근데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렌 아저씨는 오징어링을 보자마자 시야가 금빛으로 물들며 과거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날
평범한 집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나름대로 맛있는 도시락을 꺼내서 먹었습니다.
하지만 집안이 가난했던 렌은 혼자서 외롭게 도시락을 먹을 수밖에 없었지요.
도시락에는 허여멀건 주먹밥 두 개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눈물 젖은 주먹밥을 먹고 있는데, 문득 눈을 들어보니
같은 반의 여자아이가 서 있습니다.
그래, 그때 그 시절엔 이런 일도 있었지....
"먹어."
"맛있지?"
"...."
그때 그 시절, 친절한 여자아이 덕분에 비참한 소풍날에도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아참, 이럴 때가 아니지. 빨리 먹어야겠다.
아삭
어째선지 렌은 그 오징어링을 한 입만 먹고 그냥 내려놓습니다.
30년 전에 먹었던 바로 그 맛이 아니라서 그런 걸까요?
알고 보니 오징어링이 아니라 양파링이었네요.
이건 전설의 누룽지탕인줄 알고 먹었던 게 실은 그냥 짬뽕이었다든가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철로를 달립니다.
끝.
출처 즐거운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