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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며느리 인가요?

|2012.12.14 17:53
조회 87,895 |추천 411

먼저 저희 시댁이야기를 하자면...

시부모님은 오래 전에 이혼을 하셨는데요.

 

친시어머니께서는 지금 혼자시고, 시아버지는 재혼하신지 25년 정도 되신거 같네요.

처음 남편과 결혼을 결심할 때 부모님이 이혼하신 게 무슨 큰 문제가 있겠어? 문제가 있어도 내가 잘하면 되겠지... 하는 어리석은 마음으로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도 너무 많이 생기더라구요.

예를 들면 결혼식장에 친시부모님이 앉아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재혼하신 새시어머니가 앉아야 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부터...

다른 이혼가정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느 한쪽에서 양보하고 이해한다고 하던데...

제 시댁은 양보같은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는 분들처럼 각자 본인들의 입장만 고집하더군요.

우여곡절 끝에 시아버지와 새시어머니를 모시고 결혼식하는 것으로 결론을 보고...

결혼 절차를 밟기 시작했죠.

 

제일 먼저 상견례를 했어요.

(상견례도 새어머니모시고 한번, 친어머니모시고 또 한번 해야했죠.)

상견례때 결혼에 필요한 이야기가 나오고...

 

친정 엄마께선 저를 가리키며...

"집안에 마지막 혼사이고 하니... 제대로 형식 맞춰서 했으면 합니다."하고 시댁 어른께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새시어머니...

"둘 다 나이들어서 하는 결혼, 그냥 간소하게 하는 걸로 하죠."라며 일언지하에 자르시더군요. 하하 ^^;;

뭐... 친정엄마는 면전에서 그리 딱 잘라 말씀하시니 당황하셨지만 전 속으로 '만세'했습니다.

친정엄마는 내내 속상해 하셨지만 예단이니 예물이니... 저 역시 이런 건 처음부터 하고 싶지 않았던 터라... 속상해하는 엄마를 위로하고 간소하게... 아주 간소하게 하는 결혼식을 추진했죠.

새시어머니 말씀대로 둘다 32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

서로 갖고 있는 돈 탈탈 털어서 집 구하고, 가구며 가전제품 마련하고, 식장구하고, 신혼여행지 예약하고 등등등...

지금까지 힘들게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들껜 많은 건 못해드리고 좋은 옷 한벌씩 해드렸습니다.

 

그렇게 결혼식 날짜가 다가오는데...

새시어머니께서 한번 다녀가라고 연락을 하시더군요.

주말에 시간내서 내려갔더니... 친척들이 말이 많다고... 새사람 들이는데 그래도 인사는 해야하지 않겠냐고 했답니다.

무슨 소리일까? 영문을 몰라하니...

돌리고 돌려서 하시는 새시어머니 말씀인즉...

 

나는 너에게 예물이고, 뭐고 아무 것도 해 줄 마음이 없다. 그러나 너는 며느리로써 당연히 예단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느냐... 하는 말씀이었죠.

그러면서 말씀 말미에 "친척들이 모두 40분인데 한 집당 이불 한 채씩 돌리려면 최소한 800만원은 있어야겠다." 하시더라구요.

 

여기서 새시어머니가 말씀하시는 친척들은 새시어머니 친정쪽 친척입니다. 우리 남편은 얼굴 한 번 본 적없는 친척들이었죠. 시아버지 재혼하시고 울 남편 3년만에 혼자 집에서 나와 자취생활했다고 합니다. 자취하는 동안 새시어머니 들여다본 적은 이사하는 날 딱 한번이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자취하기 전에도 새시어머니 본인은 친정쪽하고 왕래했지만 울 신랑이나 시동생은 단 한번도 데려간 적 없었구요. 그런 친척들을 위해 800만원이라...

 

곰곰히 생각하던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솔직히 말씀드려 얼굴도 한번 못 뵌 분들께까지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가 않아요. 정히 섭섭하시다 하시면 어머니 필요하신 것 하나 말씀해보세요. 그럼 저희 예산에 맞춰 최대한 노력해볼게요."

순간, 새시어머니 표정이 일그러지더라구요.

"됐다! 내가 뭐가 필요하겠니." 하시며 버럭 고함치시기에

"네. 알겠습니다."하고 나왔네요.

 

그 일로 새시어머니 시고모님께 전화해

절 두고 간이 배 밖으로 나왔느니 뭐니... 말씀이 많으셨던 모양입니다.

거참... 본인 입으로 예물이니 예단이니... 모두 허레허식이니 다 하지 말자고 하시고선...

간소하게 하자고 하셔서 간소하게 한 것 뿐인데... 

그런데..참 이상한건 말입니다.

왜... 본인들은 본인 하실말씀 여과없이! 거침없이! 다 하시면서...

제가 부당한 점에 대해 몇 마디하면

이상하다느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느니,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새시어머니나 친시어머니나 두 분 모두 이런 점은 마치 입이라도 맞춘 듯 똑같네요.

 

예를 들면...

친시어머니, 남편에게는 갓 한 따뜻한 밥주고 전 찬밥 주시기에...

"어머니, 찬밥은 이 사람이 좋아해요. 전 따뜻한 밥 좋아하고요." 하며 남편에게 찬밥 줬죠.

정말로 울 남편, 고양이 혓바닥이라 뜨거운 건 입에도 못 대거든요.

그랬더니 뜨신 밥 있는데 왜 찬밥을 주냐고 블라블라~ 그래서...

"어머니, 뜨신 밥 많은데 전 왜 찬밥 주셨어요?"하고 물었죠. 정말 궁금했거든요.

갑자기 얼굴이 벌개지셔서는.. "너 지금 따지냐?"하시더라구요.

거참... 정말 궁금해서 여쭤본 것 뿐인데...

 

또 한번은... 울 친정엄마 환갑때...

친정엄마와 친시어머니 생신이 하루차이예요. 친정엄마가 하루먼저, 친시어머니가 그 다음날.

그래서 매번 친정집에 갔다가 그다음날 시어머니댁에 가고는 했죠. 그때마다 친정엄마는 사돈어른 생신이라고 떡이며 과일이며 준비해서 보내주셨죠. 그러나 시어머니는 단 한번도 그런게 없었어요.

환갑때 친정에 내려가는데 울 시어머니, 시동생네 집에 간다고 데려다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어차피 가는 길이라 모시고 가는데...

울 남편이 "어머니, 우리 장모님 환갑인데 아무것도 없어요?"하고 물었죠.

그랬더니.."내가 뭘 해야 하냐?" 하시더라구요.

울 남편 헐 하더니..."그동안 얻어먹은게 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성의라도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하니...

"내가 뭘 얻어먹어? 난 기억이 없는데."

듣고 있던 저와 남편... 그야말로 헐...이었죠.

그동안 친정에서 보내온 쌀이며, 고춧가루 과일이며 채소들은 시어머니 기억에서 싹~ 지워졌나봅니다. 너무 어이없어 웃고 말았네요.

그렇게 시어머니를 시동생네 모셔다드리고 친정엄마 환갑하고 돌아왔어요. 언제나처럼 저희 차안에는 친정에서 챙겨주신 채소며 쌀, 떡등등등 먹거리가 가득했죠.

그걸 본 시어머니...

"이거 내가 가져가면 되니?"하시며 이것저것 챙기시려하기에...

"아니요, 어머니. 그거 저희가 다 먹을 거예요."했어요.

벙쩌서 절 보시기에...

"드려도 기억도 못하시고, 고마운 마음도 없으시니까... 그냥 앞으로는 안 드릴려구요."했죠.

먹는 거갖고 치사하다실 분도 계시겠지만...

솔직히 전 시어머니의 마음이 문제라고 생각했거든요.

왜 며느리 친정에서 시댁에 드리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가요.

고마움은 커녕, 받았다는 사실조차 망각하시니...

어째서 이런 것들은 친시어머니나 새시어머니나 똑같은 것인지...

어딘가에 시어머니 지침서같은 책이라도 있는건 아닌지 생각이 들 정도네요.

 

 

추천수411
반대수3
베플ㅋㅋ|2012.12.14 18:30
언니 멋져! 시부모님들 태도가 개선 안되거든 앞으로도 계속 간을 배밖으로 대놓고 내놓으시와요ㅋㅋ
베플이런|2012.12.14 19:52
시리즈 고고씽!!!
베플뮤게|2012.12.14 19:07
그냥 계속 배밖에 내놓고 해피하게 살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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