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번주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주문했었거든요
어제 저녁 6~7시쯤에 집에 가면서 아파트 경비실에서 택배 하나를 받아서 올라갔어요.
집에 가서 뜯어보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인터폰이 울리는거에요
받아보니 경비실인데 택배가 방금 하나 더 왔다고 가지러오라길래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죠..
갔더니 경비아저씨가 방금 온 택배와 함께 왠 상주 곶감 상자를 내미시는 거에요..
"이거 000호꺼라고 하던데.." 이러면서요.. 그런데 이상한게.. 상자를 아무리 살펴 봐도 보낸사람도 안 적혀있고 받는 사람조차 안 적혀있더라구요.
보통 택배가 오면 몇호라고 크게 적어놓거든요.. 그런데 이건 안적혀있어서 경비아저씨도 막 돌려가면서 살펴보더니 이상해하시며 저한테 친척이 곶감 보내줬냐고 물어보시고 일단 갖고 올라가서 엄마한테 물어보고 아닌거같으면 다시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친척...? 이모가 저번에 사과 한박스 보내 주시긴 했는데 이모는 보통 선물 보내기 전에 먼저 전화 한통 주시거든요.
이모가 아니라면 부모님 거래처에서 선물로 보내줬나... 아님 농협에서 선물로 보내줬거나 아님 홍보목적으로 보내줬나..
저희집이 맞벌이라 부모님이 새벽에나 오시는데 집에 올라가자마자 엄마한테 전화를 해보니 나중에 살펴본다고 일단 놔둬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새벽2시쯤 부모님이 오시고 상자를 이리저리 살펴보셨어요.
상주 곶감.... 상주 농협이라고 적혀있고 포장날짜는 2012년 1월달. 그리고 상자 윗면에 짤막한 명절 메세지가 스티커로 붙어있구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수상한점이 발견됬어요.
'임진년 새해를 맞이하여 즐거운 명절 되십시오'
생각해 보니 2012년이 임진년이에요. 그런데 2012년 새해를 축하한다구요? 게다가 포장날짜도 2012년 1월달이고.... 이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점점 정체불명의 택배인지 뭔지도 모를 그 상자는 수상해지고.... 결국 일단 뜯어보기로 했어요.
테이프를 뜯어보니... 안에 무슨 종이같은게 들어있더라구요.
아빠가 보시더니 왠 종이가 이렇게 많아? 하시고.. 전 그때까지만해도 제대로 안봐서 그냥 농협에서 포장한거니까 농협 팜플렛 비슷한게 들어있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꺼내도 꺼내도 끝이 없는거에요.
왠 어린이용 장난감 포장박스도 잘려서 들어있고... 차곡차곡... 신발상자같은것도 들어있고..
아무 메세지도 없고, 그냥 박스조각만 가득 들어있었어요. 곶감은 당연히 바닥까지 뜯어봐도 없구요.
그냥 이렇기만 했다면 그냥 단순한 장난이겠거니 하겠죠.
그런데... 더 이상한건 오늘이 만우절인 것도 아니고.. 게다가 박스 안에 그냥 마구잡이로 종이가 쑤셔넣어져있는게 아니라 반듯하게 잘려져서 차곡차곡 쌓여있더라구요. 상자 크기에 딱 맞춰서..
다 꺼내고 보니 그 양도 어마어마했어요. 엄마가 아침에 경비실에 다시 물어본다고 원래대로 포장해보려고 했는데 왠만한 힘으로 꾹꾹 눌러도 다 안담길 정도로...
그냥 장난이라면 뭐하러 시간 들여서 이렇게 하나하나 잘라가며 정성껏 포장했겠어요. 게다가 처음엔 곶감상자에 테이프도 새것처럼 정말 깔끔하게 붙어져 있었구요.
도대체 이 택배는 누가 보낸걸까요? 택배가 맞긴 할까요... 그냥 누가 택배기사한테 부탁해서 000호껀데 전해달라고 했거나 아님 아에 경비아저씨께 갖다드린 것 같은데 도대체 누가 그런 걸까요?
어린애 장난이라고 하기엔 초딩수준의 포장솜씨가 아닌 것 같고, 저희집에 장난칠만한 사람도 주변에 없어요. 제 친구들은 저희집 주소도 잘 모르구요, 특별히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한 적도 없는데;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아서 자꾸 신경쓰이고 괜히 찜찜하고 오싹해지고 그러네요.
복수하려고 어떤사람들은 페트병에 물 가득담아서 상자에 가득 채운다음 착불로 보내기도 한다던데.. 그러진 않아서 다행이에요. 그래도 칼이나 폭탄같은거 들어있었으면... 으으.........
이제 절대 아무것도 안적힌 택배는 안 받아야겠어요.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오늘은 아직 엄마랑 연락을 안해봐서 어떻게 됬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 한번만 더 생기면 그땐 정말 경찰에 신고하려구요. 정말 저희집 노리고 있는 사람 있을까봐 집 밖으로 나가기도 겁나요 ㅠㅠ.......
상자 윗면... 보낸사람도 받는사람도 아무것도 안적혀있습니다.
임진년=2012년. 2012년 새해를 맞아?
포장날짜는 2012년 1월 12일.
상자를 열어보면....(처음엔 저렇게 안뜨고 차곡차곡 눌러담아져있었어요.)
온통 박스 자른것들로 가득 찼을 뿐;
두께는 무려 이만큼이나 돼요.
저희가 눌러담으려고 해도 잘 담아지지도 않더라구요;; 이걸 어떻게 다 담은건지;;;; 아에 그 박스 자른 조각들 자체가 상자에 너무 딱맞아서 잘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아직도 다시 생각해보면 소름돋네요; 벌레 알같은거 있을까봐 상자 풀었던 바닥도 다 소독했는데.. 그래도 찝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