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또는 환상 #2
대끼
|2013.01.11 22:48
조회 483 |추천 2
오랫만입니다.댓글 주신 분, 추천 주신 분 감사합니다.이번엔 제 얘기를 한다고 했는데워낙 짤막한 것들 뿐이라 몇가지를 같이 쓰려고 해요.(저희 어머니는 꿈도 잘 맞고 가끔 영혼(귀신노노)을 보시기도 하는데전 그런게 아주 눈꼽만큼도 없어서요. 하하..하...하...........ㅡㅜ)
01제가 고딩 때 저희 동네에서만 알아주는아주 공부 잘 하는 S여고를 다녔는데(여중,여고 출신! 같은 재단이예요)
왕중왕이었어요.규율이 아주 엄격해서 처음 중학교 입학했을 땐귀밑으로 단정하게 자른 단발머리에(층X 숱X)앞머리 불가. 모두 길러서 한쪽으로 핀으로 고정시켰었죠.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규율이 좀 느슨~해졌을 때저는 머리를 커트로 자르고 학교-학원-집 을 전전하던 시절이었는데요.
고3 여름방학.
그 전부터 저는 꿈도 좀 뒤숭숭하고느낌도 별로 좋지가 않아서 외할머니가 걱정이 됐어요.
외할머니는 그 시대분같지 않게 여자인 절 굉장히 이뻐해주셨고저도 외할머니가 굉장히 좋아서같이 자는 날이면 할머니께서 무호흡증으로 잠깐 숨을 멈추시면대성통곡을 하면서 깨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고3 초에 할머니께서 치매판정을 받으셨어요.그래도 심하시지 않아서 제가 가면 알아보고 챙겨주고 했거든요.
그러다 기말고사 즈음에 할머니가 입원을 하시게 되는데그 때 제가 꾼 꿈이 윗니가 빠지는 꿈이었어요.다들 아시겠지만 이빠지는 꿈은 굉장히 좋지 않은 꿈이라잖아요.
그래서 방학동안 하는 특별수업에서 절 빼달라고 담임선생님께요청했지만 고3 수험생이 어딜가냐며 절 되려 크게 호통치셨어요.가을이 다가올수록 저는 점점 더 불안해져만 갔죠.(전 그 후로 고3때 담임선생님을 굉장히 싫어했어요.)
그러다 늦가을 어느날새벽에 어머니가 절 급하게 깨우시더니 대구에 가야겠다고그래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구요.
학교와 집이 가까워서 우체통에 편지하나를 넣고친한친구에게 가는길에 잠깐 들러서 우체통에 있는편지를 선생님께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대구로 부랴부랴 내려갔는데19살 나이에 주변 사람 중 누군가 이 세상사람이 아니게 된다는 건익숙치 않아서 실감이 나질 않았어요.
다들 그러시는지는 모르겠지만깨끗한 모습으로 누워있는 외할머니의 모습을 보고서야
아 더이상 할머니의 숨쉬는 모습.날 보고 웃던 얼굴. 같이 화투치던 것들을더 이상 할 수도 볼 수도 없는 거구나
하고 느꼈던 것 같아요.눈물이 너무 나서 그 방 안의 사람들 중 혼자입을 막고 너무 눈물을 참아서 덜덜덜 떨리는 몸을 추스렸어요.
근데 원래 고인의 모습을 보는건 성인이 아니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전 거의 성인이라 들어가서 차갑게 식은 외할머니 이마에 손을 얹고
"할매요.. 할배랑 이제사 만나네요. 좋은데 가이소.. 내 까묵지 말고.."
그 말만 하고 그 장소에서 뛰쳐 나왔어요.
그 뒤로 외할머니가 꿈에 나오시긴 했는데돌아가신 바로 다음에 꾼 꿈에선 굉장히 무섭더라구요.예를 들어 복도 코너를 도는데 절 무섭게 노려보는 할머니가 코앞에 있다거나자다 눈을 떴는데 제 배 위에 앚아서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시거나...티비에서 많이 나오는 귀신같은 느낌이요.
그치만 제 맘도 진정되고 어느정도 현실을 받아들인 후부터는생전의 모습으로 점점 돌아오시더니마지막 꿈에선
"느그엄마 잘 부탁한다. 느그 엄마랑은 다르게 니는 똑부러지고심성이 강하니 느그엄마 딴 생각 못 먹게 옆에서 잘 지켜보래이"
하시더니 제 손 한번 꼭 잡으시고는
"무섭게 해서 미안하데이.....미안하데이..."
하시고서는 환하게 빛이 나시더니 사라지시고전 꿈에서 깼어요.그 뒤로는 할머니 꿈을 꾼 적이 없어요.
02
이것도 고등학생 때 일인데고등학생에겐 필수인 학교생활이 있어요.그것은 바로 야간자율학습 -_-
굉장히 싫어했지만 현직 고등학생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ㅎㅎ무튼 야자를 하고 돌아오는 길은 그다지 무섭지 않았어요.
저 대끼는 원래 호러영화를 늦은 시간에 보는게 취미인 사람이라.뭐 지금 생각해보면 간이 부어터지다못해 배 밖으로 나온사람이었죠.ㅋㅋ
아무튼 그 때 제 버릇이 땅을 보고 걷는 거였는데야자가 끝나고 친구를 버스정류장에 데려다주고익숙한 길을 지나 당시 집이 빌라3층이라 계단을 올라가는데
검은 양복바지 끝단과 반짝반짝 닦인 검은 구두가 보이더라구요.그때가 2층이었는데 전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아, 누가 내려오다가 나랑 맞닥들였나보다.
생각해서 내려가시라고 몸을 슬쩍 오른쪽으로 비켰는데5초가 지나도 10초가 지나도 인기척이라는 게 안 느껴지더라구요.그래서 고개를 들었더니
아무도 없더라구요.
저는
"내가 드디어 헛것을 봤군 ㅇㅇ 공부를 너무 많이 했어. 얼른 들어가서 잠이나 자야지. 후~"
하면서 집에 올라가고 그게 끝이었어요.
그런데 한참이 지난 얼마전에 어머니랑 술을 마시다가
나 고딩때 이런 적 있었어~
하고 말했더니 진지하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엄마의 큰언니(저에겐 큰이모)께서는 중매로 결혼을 하셨는데마을에 같이 사시던 어르신이 소개를 시켜주셨대요.
그러다가 어느날 큰 이모께서 어머니한테 장례식이 있는데대구로 빨리 내려오라고 하셨나봐요.저랑 동생은 학교때문에 못 가고 어머니 혼자 가셨는데누군지도 모르는 분 장례식에 갔다 오셨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아~ 그렇구나~ 했는데그 장례식 다녀오고 나서 저랑 제 동생이 학교 간 사이에집안 청소를 하고 계셨는데 베란다쪽에서 갓을 쓰고두루마기를 입으신 할아버님이 뒤가 비치는 반투명한 모습으로 나타나서는
"괜히 따라왔네. 재미없어서 갈란다~"
하시더니 스르르 하고 사라졌대요.어머니는 하루종일
"아 저 사람 어디서 봤는데 누구지.. 누구지.."
하고 있었대요.그리고 그 날이 제가 검은 구두의 누군가를 본날이었구요.
나중에서야 큰 이모가 말씀해 주셨는데그 장례식은 그 중매를 서 주신 어르신 장례식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무서운 얘기를 쓰려는 사람도관심을 받으려는 사람도 아니예요.그것만 알아주시고 ^^;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기록, 일기의 일환으로 좀더 짜임새있게 쓴 글에댓글도 달아주시고 추천도 해주셔서감사하게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