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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고시 2차합격 그리고 백혈병 진단..

한여름 |2013.01.12 20:20
조회 3,413 |추천 12

방탈이라면 정말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5번째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치룬 수험생입니다.

교사의 꿈을 가지고 사범대에 들어가 오로지 한 길을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적은 자리를 놓고 열심히 공부한 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해야만 하는 시험이기에 어려운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오래 공부를 할지는 몰랐습니다. 그래도 나의 길이기에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5년을 달려왔고, 기적처럼 지난 2013년 1월 7일 아침. 어머니와 함께 2차 합격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과 함께 이제 조금만 참으면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최종 합격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무심하게도 그 기쁨은 2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아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1차 시험 전부터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 자주 들었으며 쉽게 피곤해졌습니다. 수험생들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험에 집중하였고, 2차 시험 후에도 그 증상이 계속 되어 집 근처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진료 후 병원에서는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고, 2차 합격 발표 날 세브란스 병원에서 저는 제가 백혈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크게 아픈 적 한번 없었기에 단순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 불량, 어지러움이라 생각했지 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병에 제가 걸렸다는 것이 쉽게 받아들여 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급성 골수형 백혈병으로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바로 다음날부터 당장 항암치료에 들어갔습니다. 항암치료는 몸속에 있는 세포를 다 죽이기 때문에 열이 조금 오른다거나 감기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상황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면역력을 약하게 만듭니다. 따라서 외부와의 접촉이 어려워졌으며 저는 한 달 동안 꼼짝없이 무균실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1월 22일, 23일에 있는 3차 임용시험을 치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몸이 먼저이기 때문에 시험에 대한 아쉬움을 접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제 모든 것을 바친 꿈이 바로 앞에서 좌절된다는 생각에 그냥 넋 놓고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5년의 세월동안 한 번도 마음 편히 놀 수 없었으며, 독서실, 집 밖에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몸 망가져가며 그렇게 노력한 결과 얻은 2차 합격인데, 이제 정말 다 왔는데 2시간의 짧은 기쁨만 맛보게 하신 후 어떻게 이런 비극을 주실 수가 있는 것인지 정말이지 지금도 믿겨지지 않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3차 임용 시험 제 개인적인 사유로 인한 결시이기에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것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혹시 어떤 방법이 없을까, 혹 어떤 기회가 있지는 않을까 알아는 봐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용기를 내어 글을 올려 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험을 볼 수 있는 방법이라든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든가, 2차 합격을 다음 년도로 유예를 시킬 수 있다든가, 혹혹혹 어떠한 방법이라도 알고 계시는 분이 계실까요? 행정적으로 법적으로 해당 교육청에 요구를 할 수는 없는 걸까요?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고 싶어서 정말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없을까 하여 도움을 요청하여 봅니다.

 

하루에도 열 두 번 아니 그 이상 생각합니다. 왜 하필 지금일까, 3차 발표 난 후라면 얼마나 좋을까, 왜 지금 백혈병 진단을 받고 난 이 곳에 있어야 하는걸까... 정말 무균실에서 이렇게 글을 써야만 하는 내 신세도 내 상황도.. 항암 때문에 정신과 약도 먹어야하는 상황도 믿겨지지 않습니다. 차라리 꿈이라면 드라마라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하루에도 수없이 가슴이 무너집니다. 여태까지 지켜봐왔던 가족들에게도 너무 미안합니다.. 아픈 것도 미안하고 여태까지 임용 하나 바라보시고 뒷바라지 해주셨는데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모두들 같은 꿈을 바라보고 달려오신 여러분들이기에 여러분들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어떤 마음으로 시험기간을 보내며 어떤 생각으로 일 년의 시간을 버티셨는지 아시기에 정말 방법을 어디다 구해야 될지 몰라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부디 이 글 보시고 방법을 아시거나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시다면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말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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