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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긴 질렀는데, 맘이 편하질 않네요...

ㅠ.ㅠ |2013.01.21 17:33
조회 6,498 |추천 0

저는 결혼 9년차 40대 초반의 아줌마입니다. 아이는 아직 없구요..

판을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써 봅니다. 내용이 좀 기네요...


저희 부부를 이야기 하자면 저와 남편은 회사에서 만나 3년 연애하고 결혼했습니다.
집은 결혼 전 남편 월급 관리를 어머님께서 하셨고, 같은 빌라에 층을 다르게 해서 어머님께서 사두셔서 거기서 시작을 하게되었습니다.

결혼 준비 과정 중에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서 결혼과 동시에 전 전업주부가 되었구요.

 

그런데 30년 넘게 따로 산 사람들 이었고 시댁과 층을 달리해서 산다고는 하였지만 시댁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더군요.

매번 외출시마다 어디를 가는지, 언제 들어오는지 등 어른들께 보고를 해야 했고, 둘이 같이 외출하는 것도 눈치 보이고...

매일 저녁 남편이 오기 전까지 딱히 할 말도 없고 처음이라 어려운데 어머님과 같이 몇 시간씩 지내다 올라오기도 했구요.

또 시댁이 그 동네에서 오래 사셨기 때문에 저는 모르지만, 저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 '오늘 그집 며느리 뭐뭐 사가지고 가더라'는 소리를 어머님께 말씀하시기도 하구요.
평소에서 아들들이라면 벌벌 떠시는 분들이라 아침에 반찬, 국을 뭐해서 먹고 나갔는지 매번 확인하시고...
주말엔 아들이 푹~ 쉴 수 있게 일시키지 말라고 하시더이다.
결혼 3개월도 않되었을때부터 아이 않가지냐고 스트레스 주시구요...

저도 집에서 계속 시댁 모르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직장생활만큼은 못 벌었지만 그래도 살림에 보탬이 되려 노력했구요.

(컴퓨터하면 아이 못가진다고 하도 뭐라 하셔서 시댁 모르게 했습니다. 남편도 업무상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컴퓨터를 끼고 살았구요. 그런데 저한테만 뭐라 하시더군요.)

그렇게 5년을 참고 살면서 미칠 지경에 이르면서 한번은 남편에게 "어머님 성격이 이러실 줄 알았다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고" 소리도 지르게 되더군요...

 

그래서 남편이 분가하는 방법은 우리가 집을 사서 이사하는 수 밖에 없다고 하여 은행 대출을 조금 많이 받아서 이사를 했습니다.

집도 둘이사는데 25평이면 충분했지만, 주변의 눈을 의식하시는 시어른들 때문에 남편이 고집하여 30평대로 이사했구요.

이사를 하고 나니 조금 살 것 같았습니다. 대출금 때문에 허덕이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또 중간에 남편이 대학원을 다녀서 학비만도 2천만원이 넘었었구요. (물론 지금은 다 갚았지요.)
하지만 분가를 하고서도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또 저희보다 늦게 결혼한 동서네가 먼저 아이를 갖고 난 뒤 어른들이 입양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남편과 상의를 해봤지만 남편은 그때당시에는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데려다 내 자식처럼 키울 수가 있냐'는 이유로 반대를 하였고 저도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작년에 다시 입양을 생각해 보자고 하더군요. 어른들도 계속 말씀을 하셨구요...
하지만 그때는 남편이 이직을 위해서 집에서 4개월 정도를 쉬고 있었고, 대출금과 기타 생활비 등으로 인해 여유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연봉을 1/13으로 해서 설, 추석 보너스 개념으로 50%씩 나와서 세금떼고 매달 수령액이 300정도인데 대출금과 시댁 생활비로 남편 월급의 반이 나갑니다.
거기에 남편 보험과 용돈, 차량유지비(남편이 프로젝트로 인해서 외부로 출.퇴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장비들도 많이 무겁구요. 주유비는 회사에서 지원이 된다고 해도 차에 나가는 돈이 생각보다 많네요.)

요즘 물가가 워낙에 올라서 생활비도 만만찮구요.  마이너스 아니면 다행이네요.

그래서 여유가 없지 않냐, 아이는 그냥 거져 키우냐 했더니, 옛어른들 하시는 말씀처럼 '자기 먹을 건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는 남편의 말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곤 그냥 지나쳤습니다.
어른들께도 남편이 싫어한다고 말씀드리구요. 어른들 남편이 싫다고 한다니까 아무 말씀도 없으시네요.

 

문제는 지난주였습니다.
저희는 평소 2주에 한번씩 시댁에 가고, 그 전주에 시댁에 갔다왔는데 금요일쯤 아버님께서 전화를 하셨더라구요.

일요일 저희집에 오시겠다고...
왠지 모르게 뭔가 찜찜했었지만, 그래도 싫다소리는 할 수 없기에 오후엔 신랑이 출장을 가야하니까, 오시려거든 오전에 오시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남편에게 어른들께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도 모르겠다 하구요...

 

일요일에 점심때쯤 오셨기에 나름 준비한 점심을 먹고, 차에 과일까지 잘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시간은 얼마 되지 않더군요...
거실에 앉아 남편은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고(중간 중간 작은 소리로 게임 좀 그만하라고 해도 알겠다고 대답만 하더군요...) 시어른들과 저는 TV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어머님께서 동서네가 둘째 아이를 갖겠다고 한의원에 간다는 소리를 하시면서 저에게도 다시 그 한의원에 다시 가보라고 하시더군요.

 

저희도 그 동안에 아이를 가져보겠다고 별의 별 짓 다했습니다. 둘 다 이상이 없음에도 온갖 검사에, 불임크리닉에, 인공 수정, 시험관 등...

시험관 때문에 디스크 걸렸는데도 남편 밥은 먹여야 한다시네요.

어머님이 동네 누가 어느 병원에 가서 아이를 낳았다고 그 병원에 가보라고 하시면 그 병원에도 가보고...

동서네가 한의원에 가서 약먹고 아이를 가졌다고 그 한의원에 가보라고 하셔서 저희 집에서 2시간 가량 걸리는 곳에 가서 자궁에 좋다는 약도 먹고, 침도 맞아봤습니다.
(물론 자의로 간 것은 아닙니다. 않가면 갈 때까지 저만 붙자고 이야길 하시니 어쩔 수 없이... )

 

하지만, 약은 한번 먹었을 때부터 시작해서 약 끊고 일주일 정도까지 거의 3주일을 넘게 물만 먹어도 설사를 해서 침맞으러 가는 중간에 지하철에서 내려 화장실을 찾기를 몇번이나 했었습니다. 결국 약은 중간에 끊고, 한의원에 가서 환불 받았구요...

그런데 저보고 그 한의원에 다시 가라는 겁니다.

죽지 않으면 된다고...

그렇게해서라고 아이를 가져보라고...

 

저 예전일이 떠올라서 싫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예전에도 진맥을 짚고 약도 지었고 했는데도 3주 넘게 설사한 거 아시면서 그러시냐고...

그 한의원은 저랑 않맞는 것 같다고...

그랬더니 게임하는 남편을 쳐다보시곤, 집에 아이가 있어야 남편이 게임 같은걸 않한다고...
남자가 사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남편은 사는 맛이 없어서 저렇게 게임을 하고 담배도 계속 못끊고 핀다고 하시더군요...
욱했지만 남편 한 번 째려보면서 참았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입양 이야기를 꺼내시면서 갓난 아이는 남편이 힘들테니까 3~4살 정도 되는 아이를 데려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낳기는 내가 낳아서 인큐베이터에서 3-4살 정도까지 키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라고(이것도 말이 않되잖아요...ㅠ.ㅠ) 하시면서 아이들 있는 곳에 구경가자고 여러번 말씀하시더군요.

물론 그런 뜻으로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전 그 말씀이 무슨 쇼핑가자는 말씀처럼 들렸습니다.

또다시 욱해서 얼굴이 굳어지고 아무 말도 않하고 있는데 남편도 좀 그랬는지 무슨 구경을 가냐면서 말을 막더군요.

 

그런데 잠시 후 남편이 담배를 피러 밖으로 나가고, 어머님은 다시 저를 붙잡고서는 집에 애가 하나 있어야 된다고 하시면서 '넌 애가 싫으냐?'라고 하시고, 아버님까지 그래야 담배도 끊는다고 또다시 말씀 하시길래 평상시엔 좋은게 좋다고, 나하나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어른들께 아무 말씀도 못드리고 있었지만 폭발해서 어른들께 조용히 말씀드렸습니다.

"저라고 엄마 소리 듣기 싫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저희 남편 월급 만으론 생활이 않되고 있습니다. 저금이라는 걸 하나도 못하고 삽니다. 남편에게 집팔고 이사가서 이자내는 돈으로 저금하고 살자고 했는데, 남편은 언젠가는 오르게 되어 있다면서 싫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입양을 합니까?"

그 소리에 시어른들께선 조금 충격을 받으신 것 같더군요.

집에 관해 이것 저것 물어보시는데 남편이 들어와서 갑자기 왜 집이야기냐고 저에게 묻길래 "입양해야 한다면 집 팔고 이사가야 한다고 말씀드렸어."라고 이야기 해 버렸습니다. 남편 표정이 굳어지더군요.

그런데 시부모님들도 남편에게는 아무 말씀도 않하시더군요.

 

그 후 저녁시간이 되어서 남편이 간만에 어른들 몸보신 시켜드린다고 해서 나가서 저녁을 먹고, 어른들을 먼저 시댁에 모셔다 드리려고 했지만, 한사코 남편 먼저 보내고 가신다고 하시기에 남편을 기차시간보다 1시간 30분 먼저 역에 데려다 주고 제가 어른들을 시댁에 모셔다 드렸습니다.

시댁에서 화장실만 쓰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어머님이 안방으로 밀고 들어가셔서는 저를 억지로 앉히시어 남편에겐 못물어보신 것들을 물어보시더군요.
도대체 빚을 얼마나 진거냐고. 7천이 넘냐고...

 

대출 금액 그대로 말씀드리면 시어른들 모두 뒤로 넘어가실 것 같았고, 저도 모두 말씀 드리면 그 뒤에 떨어질 핵폭탄(?)을 피하고자 금액을 그대로 말씀드리지않고 한달에 백만원정도씩 이자+원금 갚는데 쓰고 있다고만 말씀드렸습니다.

그 소리에 두 분 모두 아무 말씀도 않하시더군요.
그래서 남편이 어른들께 이야기한 것 알면 화를 낼 거다.

저도 나름 일하면서 반찬값이라도 벌고 있으니까 저희를 믿고 너무 걱정하시지 말고, 남편에겐 아는척 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시어머님이 요즘 시어른들이 작은아들 집에 아이봐주시러 가서 평일엔 집이 비어 있으니 당장 집을 비우고 시댁에 들어와서 살라고 하시더군요.

집을 비우면 빨리 팔린다고 하시면서...

않그래도 프로젝트가 없는 경우 본사로 출근하는데 출.퇴근시 회사에서 주차지원이 않되기에 버스, 지하철로 왕복 4시간 가량을 하는데, 시댁에선 시간이 더 걸리기에 남편 출.퇴근이 너무 멀어서 힘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님도 지금은 집을 팔때가 아니라고 말씀하셨구요.

그때부터 두 분이 한숨만 내쉬십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욱해서 지르긴 했는데 저도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70이 넘으신 어른들께 걱정거리 만들어 드리고 온 것만 같아서 괜히 말씀드린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저희 앞에서 빚. 빚. 빚 노래를 부르시면서 하실 말씀들도 겁이 나고...
잠도 편히 못자겠고, 입맛도 딱 떨어졌네요.
출장간 남편에게 시부모님이 전화를 하셨는지, 남편 목소리도 그닥 좋지도 않은 것 같구요...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네요. 남편과는 별 문제 없이 잘 지냈었는데 이혼이라고 해야 하는건가 싶구요...

 

몇주 후면 설인데, 않그래도 명절이 끔찍한데 이번 명절은 더더욱 끔찍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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