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느때처럼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판을 즐겨보고 있는
이제 막 스물아홉에 비행한지 어느덧 7년차로 접어드는 국내 항공사 승무원입니다. :)
글은 처음 써봐서 많이 서툴고 흐름이 이상할지도 모르는데 먼저 양해 구할게요.
저에게는 만난지 5년정도 된 멋진 네살 연상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저와 몇글자 다른 공무원이고 7급입니다.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됐었는데 마음도 잘 맞고 그래서 계속 만남을 이어왔어요.
솔직히 제가 직업상 시간도 잘 나지 않을 뿐더러 레이오버나 퀵턴 (주로 밤샘 비행) 을 다녀오면
피곤에 지쳐서 집에서 잠이 들기 십상이었고 그러다보니 만나는 시간은 많아야 한달에 두세번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엿한 제 남자친구는 힘들고 피곤하겠다며 응원문자나 카톡을 늘 남겨주고 기다리곤 했어요.
여태껏 별 탈 없이 만나올 수 있었던 것도 남자친구가 항상 기다려주고 배려를 해줬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래도 계속 지내오면서 싸움도 없었고 서로 잘 맞았던데다가 둘 다 나이도 있고 해서 결혼 이야기가 일년 정도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스물다섯살에 접어든 해부터 결혼을 이따금씩 생각하고 있었어요. 남자친구는 어땠을진 모르지만 ^^;
5년 넘게 연애해오면서 제가 해외에서 사온 선물들을 시어머니 시아버지께 갖다드린 적도 있었고 안면도 트일대로 트인데다가 두 분 모두 제게 정말 며느리처럼 잘해주셔서 맘속으로 아, 이사람과 결혼해도 아무 문제는 없겠구나 싶었습니다. 두분이 모두 좋은 분이었기에 제 남자친구가 좋은 사람인 게 아니었나 싶기도 했구요.
그런데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남자친구가 두분께 얘기를 몇번 드렸었나보더라구요.
남자친구에게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좀 떨리기도 했고 조마조마한 마음도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워낙 평소에 저한테 잘해주셨던 분들이지만 연애가 아닌 결혼이라고 한다면 또 어떻게 바뀔지... 걱정부터 앞섰어요.
저희 부모님은 저희 둘이 연애를 시작했던 때부터 적극적인 입장이었어요. 아무래도 공무원이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인식도 가지고 있었고 또 워낙 남자친구가 저희 부모님께 진짜 엄마아빠처럼 대해드려서... :)
서론이 길었네요.
최근에 남자친구와 진지하게 결혼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 얘기들중에는 역시 시부모님 입장이 들어있었어요. 시부모님 입장은 예상외로 반대하는 입장이었답니다.
정말 솔직하게 저는 제가 연애를 했을 때부터 뵐 때마다 정말 며느리처럼 잘 대해주셔서 반대하시리라고는.... 아니 어쩌면 제가 걱정했었던 게 사실이 된 걸지도 모르죠.
대충 얘기를 꺼내보면 시아버지께서는 어느정도 결혼에 찬성하는 입장이었지만 시어머니는 직업이 다른 것도 아닌 승무원인데 돈 잘 벌어와봤자 애 들어설 일도 없을 것이다. 혹여 애를 낳게 되더라도 남편이 혼자 애를 돌보거나 심한 경우에는 아기가 혼자 있어야할지도 모른다. 하는 입장이셨습니다.
정 그러면 저보고 직장을 관두라고 하셨는데 또 그러기엔 제 직업과 제 회사는 예전부터 꿈꿔왔던 일이었고 힘들지만 지금도 즐기고 있는 터라 쉽게 관둘 수는 없었습니다.
더구나 저희 회사에는 몇개월 혹은 몇년의 출산전/출산후 육아휴직이 있음에도 그정도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나름 제 직업에 대해서 프라이드를 갖고 있었고 또 항상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임했었는데 처음으로 직업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네요..ㅠㅠ
제가 아는 선배도 이미 두명의 아이를 낳고 2년후에 복직하셨음에도 시어머님 입장이 너무 단호하셔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남자친구는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설득해보겠다고는 했지만 정말 단호하시더라구요..
헤어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평생 연애만 할 수도 없으며 그렇다고 결혼은 아닌 이 상태에서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지하고 현명한 답변들 기다리겠습니다. 생각보다 마무리가 쉽지 않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