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을 꿈꾸던 난 결혼정보회사에 가입을 했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가족들 모두 반대했었지만
결혼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 중
이런 저런 조건이 맞는 사람을 골라
서로 서로 노력하고 맞춰가는 결혼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초혼이 아니라 재혼인지라 결혼생활이 처음부터 사랑만 하는 사람보다는
서로가 사랑할수 있도록 배려하고 아껴줄수 있는 사람이랑 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딸 서영이의 상우부부처럼 말이죠..^^
하지만 내 맘과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과반수 이상이 결혼자체를 목적으로 오지 않았고
말투가 맘에 들지 않는등 한사람에 대해 3번이상 만나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다 5번째 만남...
아들을 동생네 맡기기 위해 근방에 약속장소를 잡았습니다.
이제까지 약속시간 한번 어기지 않은 전 여유있게 아들을 맡기고 버스를 탔습니다.
이런~버스를 거꾸로 탔다는 사실을 다섯정거장쯤 지나서 알았습니다.
태어나서 버스를 거꾸로 탄 건 처음 이였습니다. 제가 좀 꼼꼼한 편이거든요.
여유로웠던 저의 시간은 촉박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껏의 만남중에서 처음으로 미용실에가서 머리를 하고
처음으로 7센티미터의 힐을 신고 (원래는 3센티이하로 신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저기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보며 신호등을 건너며 막 뛰었습니다.
택시가 잘 안다니는 마을버스 길이라 그 버스만이 유일하게 제시간에? 데려다줄 교통편이였습니다.
겨우 버스를 타니 뒷꿈치는 다 까지고 머리는 전부 흐트러지고 땀이 흘러 화장은 들떠있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상가에 붙어있는 유리를 보며 한번 컴팩트를 눌러주고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고
옆건물이라는 그 커피숖을 향해 또 뛰었습니다.
전 살면서 이제껏 약속시간을 한번도 어긴적이 없었거든요.
이놈의 나쁜 성격때문에 상대방도 약속시간을 2번이상 어기면 더이상 인연을 이어가지 않습니다.
이러니 제가 얼마나 심적으로 불안하고 벌렁거렸는지 느낌이 오시나요?!
중간 횡단보도에 서있던 웨딩홀 안내가 저의 옷차림을 보더니 예식장은 저쪽이라고 하더군요.
커피숖에 겨우 도착한 전 헉헉 거리며 내부를 보니 남자 혼자 앉아있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혹시 김 모님이세요? 물었더니 맞다고 하면서 뭘 먹겠냐고 물어봅니다.
"네..전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아무곳이나 앉고 싶은곳에 앉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좀 조용하다 싶은곳으로 골라 앉아서 조금은 숨을 고르게 하며
그 사람을 쳐다보는데 물을 따르고 커피를 시키고 쟁반에 다 가져올때까지
정말 느릿느릿 느림의 미학을 보는거 같았습니다.
그 사람을 보고 있는데 저 자신까지도 차분해지고 안정적이 되는 것이였습니다.
그 사람 앉더니 하는 말
왜 여자들이 다 시간에 딱 맞춰서 오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자긴 30분전에 와서 기다렸대요.
너무 미안하고 항상 10분전에 와서 기다렸던 제가 이런 말을 듣는다는게 조금은 수치스럽기도 했어요.
여튼 이얘기 저얘기 하는데 벌렁거리고 불안한 제 심장이 점점 편안해지게 해주었습니다.
첫만남은 40대에 어울리지 않게
20대의 첫만남처럼 모든게 처음이였고 실수투성이였고 첫느낌이였습니다.
무슨 액땜을 하는 것처럼 그 사람을 만날때는 첫만남때처럼 사건 사고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지금은 그 사람과 헤어졌지만 정형화되고 규격화된 틀에서 살았던 저에게
뭐든 처음의 서툼을 20대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게 해준 그 사람에게 축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