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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친구아들놈18

엄친딸 |2013.03.14 00:26
조회 560 |추천 2
17이었어요
http://m.pann.nate.com/talk/317922288#top

공손한 엄친딸 ... 안녕하세요 인사 먼저 드려요 ㅎ
한분이 제 이야기를 늘 꾸준히 듣고 계심을 느낀답니다(보인답니다)

어제 그렇게 자려고 누워서도 막 이불 걷어 차고,
이리 팡! 저리 팡! 거리면서 후회해도...
제가 뱉은 그 오글오글 거리는 문장을 주워 담을 순 없더라구요. ㅠ
그냥 좀 넘어가는 법이 없는 윤지훈은 ... 고새 놀릴거 찾았다는 심정인지
오늘 아침부터 도전과 함께

놈: 아침부터 통화나 할까? 잠보다 좋다며 ㅎㅎㅎㅎㅎㅎㅎㅎ

이런 게소리(개 아님) 나 하고 계시고 ㅠ
이 카톡 하나로 저는... 저는 ...

윤지훈보다 무려 40분 늦게 일어나도 되는 축복받은 기상 시간을 이놈이 확! 단축 시켜버렸어요ㅠ
다들 아시죠?
아침의 10분은 평소의 100분보다 길고 중요하다는 것을 ㅠ

전 잠이 ... 많아욬 그리고 좋아해요.
쇼핑을 좋아하지만, 잠이라면 안가버리면 장땡.
치킨을 좋아하지만, 잠오면 식게 내버려두는 쿨함.
스포츠 광이지만, 새벽에 하면 내일 뉴스로 확인하는 인내심.
윤지훈을 좋아하지만 조조 영화는 내 인생에 없으며, 우리가 만나는 시간은 주말 2시.

그런 저를 ... 그런 제가...!!!
어제 빙산 같은 말을 내뱉어버렸죠 ㅠ


그리고 윤지훈은 그걸 굳이 아침부터 저리 카톡에 바르시다니 ㅋㅋㅋㅋ 써글놈. ㅋㅋ

꼭 기억해야할 것은 잘 기억도 못하면서 저런 것만 몇 달 기억하고 챙겨서 놀리는 재주가 있어요.

내일은 화이트 데이.
물론 안 챙깁니다. ㅋㅋㅋ 사귄지 2년 넘어섰지만 저희가 챙기는건 오로지 생일.
지난 달에 발렌타인데이 한번 얻어 먹으려다가 가방으로 풍차 권법만 보여줬었어요 ㅎ

... 생일도 이번 겨울에 선물을 ... 안 받은 기억이 ㅎㅎㅎㅎㅎ
밥 만 먹은 기억이 ㅋㅋㅋㅋㅋ

처음 사귀고 맞는 생일이 아주 감동적이었는데, 캬 ㅡ
그 땐 제가 조금 어렸고 ㅋㅋㅋ 20대 캬ㅡ
순수했으며 ㅡ
작은 것에도 감동을 받을 준비가 되었던 그런 여리지 여린 여자였었죠. ㅠ ㅋㅋㅋㅋ
저는 과거를 먹고 사는 여자인가봐요. 아니 요즘에 뭔가 없네ㅠ
저는 미련히도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거를 쫓는건가요?
암튼!



내 생일이라고 특별하게 뭘 해주길 기대한 내가 병신이었음.
평소 막 이벤트, 멘트 이런거 오글거린다고 말해오던 나님임. 왜 그리 쿨한 척을 했을까ㅡ 흑!
근데윤지훈 얘가 기억을 그런것만 잘 해서 그런지 이벤트? 네버 없음. ㅋㅋㅋ

내 생일인 그날도 당연히 공휴일이 아니니까 회사에 나갔음.
아침부터 간간히 사람들 축하 문자 오는데, 얘도 그 중에 껴있음. 특별함이 없음. ㅋ
메세지 누가 보면 친구나 남친이나 다를게 없음.
문자 쭉 보여주고 "뭐가 애인이 보낸걸까?" 물으면 못 찾을거임 ㅋㅋㅋㅋ

아 놔ㅡ 뭔가 이벤트 없나? 저녁에 있을려나? ...

없음 ㅋㅋㅋㅋㅋㅋㅋ

퇴근할 때 문자로, 자기 엠티간다며 내일 온다함.
이땐 진짜ㅡ 아ㅡ 거짓말이겠지, 서프라이즈 뭐 있겠지ㅡ 했는데 ...
반전.. 진짜 엠티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서프라이즈였던거임 ㅋㅋ 진짜 엠티란거 알고 정말 놀랬음 ㅋ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 땐 웃으면서도 욕나왔음 ㅠ
근데 사귄지 얼마 안되서 그런 티를 낼 수가 없었음.

그래 봐주자ㅡ이런거 기대지 말자 했음.

그리고 그 담날 퇴근 할 때 문자 옴. ㅇㅇ 카페에서기다리고 있다 함.

뭐 하나도 실망 안했다는건 거짓말이지만, 하루 지나고 나니 그렇다고 화가 날 정도도 아니었음.

생각해보면 얜 날 몇 년을 좋아했어도 생일이라고, 뭐라고 선물을 딱히 해준게 없었음.
거의 책 선물인데. 그건 평소에도 크리스마스에도 생일에도 동일했음.

가보니까 커피 하나 시켜 놓고 구석에서 조는 놈.. 노숙자같은 놈이지만 세수는 꼬박꼬박 잘했는지, 얼굴만 하얀 놈 하나 보임.
네네ㅡ 내 남자친구에요 ㅎㅎㅎ
엄청 큰 가방 옆에 하나두고 기타도 가져갔는지 기타가방도 있음 ... 웃겼음.

내가 옆에 앉자 부스스 깼음. "어ㅡ 왔어?" 이러는데 강아지 같음.
캡 모자 쓰고 있길래 내가 모자 좀 들고 "어이구 잠 못 잤어? 다크서클 좀 봐라"
일주일 정도 못 본 얼굴 확인 했음.

뽀송뽀송하니 젊어서 좋구나ㅡ 싶었음.
그러니까 으으으으ㅡ 소리내며 기지개를 피는데, 내 어깨 쪽으로 두 팔 쭉 피면서 "아ㅡ 피곤해" 이러고 툭 은근 안기는거임.
사람들 좀 있어서, 회사 근처라, 난 기분 안 나쁘게 스스슥 밀어냈음.
공공장소에서 이런건 별루더라 ㅋ

나: 야ㅡ 안 씻었지ㅡ 저리가

무안할까봐 장난치는 나란 녀자 센스녀 ㅋ

놈: ㅎㅎㅎㅎ 씻었거든. 누나 만나려고 씻고 왔다. 안 그랬으면안 씻고 바로 집 갔지 ㅋ

밀어냈는데도 다시 힘없이 축 져서 안듯이 기댔음.
윤지훈 ㅋㅋㅋ 소리 숨길려는거 다 알았음. 이번엔 좀 세게 밀쳐냈음.

나: 잘났다. 언제 왔어? 밥은.

잠 덜 깼는지 눈 반만 뜨고 베실베실 웃음.
안 먹었다함. 근데 왜 커필 마셔ㅡ 이러고 커피잔 잡는데 식어서 차가움.
알고보니 엠티 끝나고 바로 왔는데 그 시간이 어중뗘서 그냥 여기서 내 퇴근 시간까지 졸았다 함;
어려서 그런지. 성격이 그런지. 챙피함이 없음;;

회사 앞 순두부찌개 같이 먹었음. 회사 앞에서 밥 먹을 때 우린 딱 두개임. 비빔밥, 순두부. 둘 중 하나임. 배고픈지 되게 잘 먹음. 윤지훈 작아도 엄청 잘 먹음.

집까지 같이 데려다준다길래 버스 같이 탔음.
거기서 학교가는 버스도 있으니까ㅡ 둘이 맨 뒤에 앉아서, 윤지훈이 내어깨에 기대서 좀 잔다하고 잤음.
"얼마나 놀았길래ㅡ 이리 흐물거리냐" 해도 답 없음. 그렇게 침묵하듯 집까지 감. ㅋ

집 다와서 내리고, 난 그 때까지 어제가 내 생일이었는지도 까마득 잊었음.
갑자기 내 손 잡고 막 놀이터로 가는거임.
그 때 겨울이라 엄청 추웠음.
그러더니 미끄럼틀 밑으로 들어갔음. 그나마 바람 좀 막아줬음.
뭐냐ㅡ 이러면서 나도 쭈구려 들어갔음. 우리 놀이터 바닥 모래 아님. 무슨 스폰지같은 바닥임.
녀석은 기타를 빼더니 기타 가방 나 주고 그 위에 앉으라 함.

기분이 촘촘하니 재밌었음.

그리고 놈이 .. ㅋㅋ 생일 축하 송을 기타로 쳐줬음.
손가락 얼마나 시려울까ㅡ 했는데 암튼, 작게 불러주니 감동 ㅠ 진짜 감동 ㅠ
나 눈물 찔끔 나왔음. 개미 똥구멍 만큼. ㅋ
감수성이 진하자 못해서 ㅠ ㅋㅋ

밤이고 아파트라서 손뼉 작게 치면서 얼른 윤지훈 손 두 손으로 감쌌음.
지도 ㅋㅋㅋ 거리며 웃음.
그러더니 "앵콜? " 이러길래 내가 "너 손시렵잖아." 이랬는데도 "앵콜?" 이러길래 "앵콜! 앵콜!" 이랬음.

손가락에 입김 좀 불더니 ... 아ㅡ 잊을 수 없음. ...

이소라 track3 불러줬음.

예전에 안 사귈 때 이 노래 앨범 다 좋다고 엠피쓰리에 넣고 그 때 누나도 들어보라고 나한테 이노래 들려줬었음.

그 때도 가사 내용에 좀 흔들려서 얘가 나 좋아하나? 싶었었는데 ㅎㅎㅎ

기타 치면서 잔잔히 부르는데.
그 추운 겨울 날. 손이얼것 같다며 좀 틀리기는 했지만.
내가 윤지훈 기타 실력 최곤건 원래 알고 ㅎ


놈: 어제 생일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해


윤지훈 목소리는 진짜ㅡ 낮지도 않고 적당한 중저음에 ... 아주 차분하고 진실성있는 목소리임.
난 윤지훈의 목소리와 입술 다물고 웃는 얼굴을 제일 좋아함.
아 붕붕 뜬 뒷머리도 ㅋ 기타칠 때 힘줄도 .. 많네 ㅎ

나: 괜찮아. 손 시렵지-


나는 윤지훈한테 호호 입김으로 두 손 모아서 불어줬음.
그리고 윤지훈은 나한테 .. 세상에서 한번 밖에 없는 자기의 첫뽀뽀를 줬음. ㅎㅎ


아ㅡ 오랜만에 떠오르니 새록새록 좋네요~
오늘 밤은 이소라 Track.3을 들어보아요.
사귀기 전에 이 노랠 윤지훈이 들려줬었는데 막 가슴이 콱 눌러 앉는 것 같고 가사 막 검색하고 난리 쳤던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도 "에이ㅡ 설마ㅡ 이게 무슨 뜻이 있겠어" 하고 단념하고.
설레발 치지 말자, 도끼병 걸리지 말자 를 수없이 주문 외우듯 되뇌였었어요.


그러면 잠보다 전화 통활 좋아하는 여자 잠자러 갑니다. 좋은 밤되세요~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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