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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술래잡기

숨결 |2013.03.15 16:07
조회 64,477 |추천 172


이건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 S라는 녀석 사이에 일어났던 일이다.
이 녀석은 언제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영문을 모를 녀석이었다.
수업 중에 언제나 자고 있고 급식만 먹고 언제나 돌아가는 것 같았다.
물론 반에선 한심하게 보고 있고 나도 그렇게 보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벼운 지적장애가 있었던 것 같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인가 5학년 때 같은 반으로 S하고 같이 술래잡기를 했었다.
종이 울린 후 의자에 앉으면 끝이라는 규칙이었다.
즉 종이 울린 후 술래를 남기고 모두 의자에 앉으면 술래가 지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내가 가위바위보에서 져서 술래가 되었다.
S는 혼자서 터벅터벅 걷고 있길래 바로 S를 터치했다.
S는 술래가 되어도 달리지 않고 터벅터벅 걸었다. 종이 울려도 그건 변하지 않았다.
종이 울리고 모두 일제히 교실로 가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S이외에 모두 자기 자리에 앉았다.


' 저 녀석 쫒아오지 않으니까 재미없어. '

' 저 녀석 대체 뭐야? '


모두 S의 욕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S가 교실에 들어왔다.
그리고 왠지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S는 의자에 앉아있는 나에게 똑바로 걸어왔다.
그리고 나를 때렸다. 아무래도 의자에서 억지로 뗴어내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것과 동시에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와서 그대로 싸움이 벌어지지 않은 채 끝나고 말았다.
S가 한 행동은 반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보았기 때문에 S와 노는 사람은 물론 말을 거는 사람도 없어졌다.
그리고 S의 반경 5미터 이내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게임 같은 게 반에서 유행했다.
이건 S와 같은 반이었을 때 계속되었다.
...그러고 보니 S가 수업 중에 자게 된 것도 이 무렵인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7월 정도에 자리를 바꾸어 S와 같은 당번이 되었다.
좁은 교실을 같이 청소하게 되었다.
나는 손바닥 위에 빗자루를 올리고 균형을 잡으며 가고 있었따.
다른 녀석들도 빗자루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S만이 진지하게 청소하고 있었다.
청소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모두 동시에 빗자루를 청소함에 집어넣고 도망치듯이 교실을 나왔다.
나는 빗자루로 중심을 잡는 중이었기 때문에 빗자루가 떨어지면 그만하자고 생각했다.
나는 빗자루로 중심 잡는 게임이 끝나고 교실에 S와 둘만 남은 걸 깨닫고 바로 빗자루를 두고 나오자고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아차 싶었다. S가 청소함 앞에 버티고 서있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빗자루를 들고 교실에서 나오면 되었을 텐데.
빗자루를 들고 나오면 혼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S에게 말했다.


" 거치적거리니까 비켜... "

S는 말했다.

" 그 때 터치 안했어. "

그렇게 말하며 S는 고양이가 뛰듯이 내게서 도망쳤다.

교실에 돌아와서도 S는 쫓아오지도 않는데 나를 멋대로 피해버렸다.
자리로 돌아가 앉으니 S는 히죽히죽 웃으며 의기양양하게 날 보았다.
그 때의 게임을 계속하고 있는 건가? 그리고 이건 그 날부터 매일 계속되었다.
갑자기 얻어맞았을 때도 상대해주지 않았듯이
처음에는 어이없어 상대해주지 않았지만 엄청 열받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터치라도 하게 된다면 이 바보와 술래잡기를 하게 되니 일단 참았다.
상대해주지 않는다면 제풀에 지쳐 그만둘 거라고 생각했으나 S의 행동은 더 심해졌다.


화장실에 갈 때도 의자에 앉은 채 의자를 질질 끌며 가게 되었다.
그리고 의기양양한 얼굴로 나를 보았다. 나는 S가 열받아 견딜 수 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사실을 떠올렸다.
종업식 때 내가 터치를 해서 도망치면 개학할 때 까지 저녀석은 계속 술래가 되니까
무척 분해할 게 틀림없었다.
물론 S는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모른다. 가르쳐줄 친구도 없다.
여전히 S는 나에게 도망치고 있었지만 터치당했을때 억울해할 걸 상상하니 오히려 웃겼다.


그리고 여차저차 종업식 날이 다가왔다.
나는 S가 운동화를 갈아신기위해 상반신을 숙였을 때 터치하고 도망치자는 작전을 세웠다.
종업식이 끝났다. 나는 S를 무시하는 척하며 교실을 나왔다.
S는 바보라서 학교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을 미리 가져가지 않아서
S의 짐만 엄청나게 많았따. 나는 도망치기 쉽게 맨손이었다.


나는 운동화를 신고 숨어서 S가 오는 걸 두근거리며 기다렸다.
30분 정도 지나서 빵빵한 책가방을 짊어진 S가 짐을 옮기며 걸어왔다.
S가 허리를 숙였따. 나는 그 순간 뒤에서 S를 머리를 있는 힘껏 치며 '터치!' 라고 말하며 거리서 전력으로 도망쳤다.
S는 상상 이상으로 굉장한 반응을 보였다.
' 아아아아아아아!' 라는 엄청 큰소리로 울부짖었던 것이다.
나는 웃으면서 도망쳤다. 필사적으로 억울해 하면서 달려오는 S를 보려고 돌아보았다.
이 때는 짐이 많아서 쫓아오지 못할 거라고 시시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S는 신발도 안 신고 짐도 내던지고 나를 쫓아왔다.


S의 필사적인 모습에 나는 크게 웃으면서 달렸다.
S는 '죽일 거야!', '저주할 거야!'. '기다려!'라고 크게 소리치고 있었다.
마지막은 목이 쉴 것처럼 억지로 쥐어짜낸 목소리였다.
나는 집에 도착해서도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저녁 무렵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리 '아아아!'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목소리가 들렸다.
S가 죽일거라는 목소리라는 것만 직감적으로 알고 식은땀이 흘렀다.


' 저 녀석, 아직도 찾고 있는 건가...나...들키면 어떻게 되는거지...' 라고.


그날 밤, 집에 긴급 전화연락망이 왔다.
S가 죽었다는 것이다.
트럭에 치인 것 같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에 뛰어든 것 같았다.
그리고 신발을 신지 않고 발과 목이 엉망진창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S가 사고를 당했을 때는 그 소리를 들었던 때 였다.
S가 짐을 지고 교실에서 나오는 건 느렸지만 내가 저지른 일은 누구도 몰랐다.
혹시 S는 죽기 직전까지 소리치면서 달렸던 건지도 모른다.


그 기이한 목소리만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그날 밤, S가 죽은 날 들었던 그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잡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나는 매일 의자에 앉아서 지내고 있다.
의자에 앉아있으면 안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마치 그 때 S의 흉내를 내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의자에 앉아 자고 있는 모습은 수업 중에 자고 있는 S 그 자체였다.
지금은 S처럼 누군가 갑자기 쫓아올 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 없다.
또 다시 반경 6미터 이내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게임이 되는 건 또 무슨 꼴일까.

 

추천수172
반대수17
베플아오|2013.03.17 11:33
밑에 댓글들 본인이 평론가라도 되는듯 말하네. 저는 재밌게 읽으면서 내렸는데요. 솔직히 글 쓴 사람 성의를 생각해서 그렇게 말하는건 아닌듯 싶어요.
베플|2013.03.17 10:12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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