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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무서운 이야기 16

그라시아스 |2013.04.11 23:04
조회 1,737 |추천 4

출처 - 웃대 (못된야옹)님 -

 

 

 

 

 

 

 

 

7부. 운명









'부우우웅'





서울의 한 고속도로를 빠른속도로 질주하는 검은세단이 눈에 띄었다. 은은한 달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차체를 보고있자면 보통 세단들과는 분명히 다른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을정도였지만
시속 100키로를 훌쩍 넘어보이는 속도때문에 감상할 시간따윈 전혀 없어보였다.




'부아아아아앙'


'끼이이이이익...'




순간적으로 신호에 걸려 급정차를 하는 바람에 타이어와 바닥의 마찰로인한 듣기싫은 고음의 소리가 주변을 울려퍼졌고 사람들은 저마다 손가락질을 해데며 비난하기 일수였다.



"저런식으로 운전하다가 누굴잡으려고"

"저런새끼들은 콩밥좀 먹어봐야 정신차리지 쯧쯧"





사람들의 비난은 전혀 들리지않는지 운전자는 핸들에 머리를 푹 숙인채 거친숨만 몰아쉬며 미동도 하지않았고, 핸들을 잡은 손에선 언제다친건지 핏물이 흐르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자 뒤에서 빵빵 거리는 차들에 의해 겨우 정신을 차린 그는 서둘러 액셀을 밟았고, 그는 다름아닌 박선우였다.























이상호와 헤어지고 한동안 그 지하실에서 생각을 정리하던 그는 일단 '그분'을 당장 뵙고 말씀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도달했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왠지모를 불안감이 들었던 그는 왠질인지 평소완 달리 이상호가 너무 성급하게 행동하진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에 통화를 시도했고, 수차례 전화에도 꺼져있다는 음성안내에 조바심마저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불안감에 휩쌓인채 집으로 거의 다 왔을무렵 문득 이질적인 기운 두개가 느껴졌고, 그중 하나가 이상호라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이정도 기운이라면 이건 절대 강준석이 아니다. 그렇다는건 결국 이기준과 접촉했다는건가? 이런 미친자식'


순식간에 유턴을하며 쏜살같이 기운이 느껴지는곳으로 차를 몰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그곳에 도착한 그는 급히 차에서 내려 달리기 시작했다.
이상호의 기운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었기에...
어지러울만큼 좁은 골목골목을 지나 박선우는 하나의 결계를 발견할수있었고, 그안에서 팔다리가 잘린체 몸부림치는 이상호와 무표정으로 서있는 이기준을 확인할수 있었다.


"신발 강준석만 조용히 처리하랬더니 병신같이..."


지금까지의 모습과 달리 그는 매우 흥분했고 그탓에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기까지 했다. 그순간 이기준의 손에서 검과같은 형상을 한 검은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것이 향하는곳은 자명했기에
박선우는 엄청난 속도로 결계를 헤짚으며 달려갔다.









'챙강'








기준의 손에서 나온 검은빛이 기운을 단한번 맞받아쳤을뿐인데 자신의 오른손에선 핏방울이 떨어지고있었고, 눈은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한번휘두른게 이정도라니.. 저놈은 역시..' 뒤이어 들려온 이상호의 목소리에 의해 그의 생각은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선배가.. 어떻게.. 크헉.."



"멍청한놈아 내가 저놈은 지켜보는걸로 하자고 했잖아"



"쿨럭쿨럭.. 그럴려고 했..는데.. 갑자기... 끼어드는..바람에....허억..허억.. 그래도.. 강준석..은.. 제..거.. 했..다구...쿨럭.."




피바다를 연상케하는 차디찬 바닥에 누워 팔다리가 잘린채 신음하고있는 후배녀석을 보고있자니 눈가에 눈물이 맺혔던 그는 뒤를 돌아 기준을 쏘아보았다.
기준은 그런 선우를 아무 느낌없는 무표정으로 응시한채 가만히 서있었고, 그게 못마땅했는지 목소리에 살기를 담아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나이트메어라.. 역시 대단하군.. '그분'과 맞먹을 정도의 기운이라.."




나이트메어와 그분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기준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듯 하더니 이내 평정을 찾은듯 다시 고요하게 가라앉았고, 이내 기준의 입에서 낮선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날 알고있는거 보니 내가만든 그존재가 어딨는지도 알겠군? 자아~ 말해보실까? 하등한 생물이여 큭큭큭"




기준은 흥미가 생긴듯 살짝 웃더니 오른손을 들어 박선우를 향해 내뻗었다. 순간 기준의 손에서 응축된 검은기운이 쏘아져나갔고, 박선우는 방금전 맞부딪히고 실력차를 확실히 깨달은듯
막을생각은 엄두도 내지못한채 이상호를 들쳐업고 재빨리 자리를 이탈했다.






'쐐애애애애액'




'파아앙'





"도망치겠다는건가 큭큭큭.. "






기준은 가소롭다는듯 표독스러운 표정을지으려 다시 오른손을 들어 도망치는 박선우를 노렸고, 이번만큼은 절대 피하지 못할것만 같았다.



박선우는 엄청난속도로 결계를 빠져나가기위해 달리고있었고, 뒤에서 다가오는 막대한 기운이 느껴지자 도저히 피할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순간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고 그건 들쳐업고있는 이상호에게서 나온 음성이었다.




"선배.. 미..안..."



"뭐라..ㄱ"




순간적으로 이상호가 자신을 밀어버린탓에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그와 거의 동시에 퐁선 터지는듯한 굉음이 발생했다.






'퍼어엉'






결계밖까지 떠밀려나온 그는 황급히 뒤를돌아 상황을 확인했고, 결계안에서 기준의 손에의해 처참하게 터져버려 사방으로 튀어버린.. 한때는 이상호라 불렸던 살점들을 볼수있었다.






"신발...!!"






크나큰 충격에 입에선 욕짓거리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왔고, 그런 그를 마치 조롱하듯 기준의 입가엔 살며시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기준은 잔잔한 미소를 순식간에 거두고는 매섭게 그를 쏘아보았고 어느새 들려진 오른손에선 좀전과 같은 검은기운이 모이고 있었다.







"젠장.. 젠장!!!!!!!"






처음부터 자신의 힘으론 상대할수 없음을 알았기에 이상호를 들처업고 도망쳐나온것이었는데.. 여기서 자신마저 죽게되면 이상호의 죽음은 헛된것이나 다름없었다.
그걸알고있던 그였기에 지금 할수있는 일이라곤 미친듯이 전력을 다해 도망치는게 전부였고, 그렇게 비통함에 울부짖으며 달리고 또 달렸다.




기준은 점점 멀어져가는 선우를 놓칠새라 손에 모이던 기운을 거두고 급히 몸을 틀었다. 그러나,





'털썩'





자신의 몸상태가 한계점을 넘었다는걸 반증하듯 기준의 몸은 무너져내려 버렸고, 이내 차디찬 바닥에 고꾸라졌다.





'나이트메어 고작 그거밖에안돼? 빨리 쫓아야될꺼아냐'



'정신을 차린거냐?! 천만다행이군...'




어느새 정신이 들었는지 기준이 내면의 공간에서 말을걸었고, 나이트메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솔직히 내 힘을 다 주입시켰을때 네 혼의 기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네 몸은 내가 장악하게 되었지.. 그래서 소멸한걸로만 알았는데..
그 힘을 다 받아들이고도 단순히 바톤 터치만 된거라니.. 진짜 너란놈은 매번 날 놀라게 하는구나..크큭 '



'왠지 좀 아쉬운것 같다?'




'....그럴리가..
놈의 얼굴을 확인했으니 잡을 기회는 앞으로 많이있다. 그러니 정신차린김에 교대하지. 오늘은 필요이상으로 너무 힘을 쓴것같아 힘이드는군'






"크아아아아아아아...."





나이트메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나는 현실로 돌아올수 있었고, 아까 녀석에게 당했던 팔다리의 통증에 자지러지게 비명을 질렀다.





"크으..... 이몸으로 어떡하라고.. 나이트메어, 뭔가 방법이 없는거야..?"




그순간 몸에 일렁이고있던 검은 기운이 서서히 몸속으로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점점 깊은잠에 취해가는듯한 졸음에 난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치 자고 일어난것같은 개운한감각에 서둘러 몸을 살폈고, 아픈곳은 커녕 상처하나없는 몸상태에 의아함을 떨칠수없었다.
부러졌던 팔 다리도 멀쩡하게 움직였고 이 놀라운 상황을 나이트메어에게 물어보려는 찰나 익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이제 좀 움직일만 하냐?'

'대체 어떻게한거지? 난 분명 아까 녀석과의 싸움에서 많이 다쳤던것 같은데.. 어라.. 꿈이었나..?'

'아까의 네 기억을 꿈으로 전환시켰다. 그렇기에 넌 실제로 싸운적이 없고 그러니 더군다나 상처가 있을턱이 없지'

'대단한데 이거..? 그리고보니 꿈에서.. 강준석이 내대신 녀석의 칼에찔려서 죽었.... 그럼 강준석도 죽지않은거구나!! 다행....'




'툭'




죽었을까봐 걱정했던게 괜한걱정이었다는듯 애써 현실을 부정하며 말을 하던 난 순간적으로 발에 부딪힌 묵직한 느낌에 말을 잇지 못하고 발밑을 내려다보았다.
발밑엔 꿈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모습의 준석이 누워있었고, 애써 부정했던 사실이 바꿀수없는 혈실이라는 올가미가 되어 온몸을 옭아메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현실이라는 올가미는 방금전까지 아팠던 내 통증과는 비교도할수 없을만큼의.. 가슴한켠을 후벼파는듯한 통증을 안겨주었다.



"강..준석..."



급히 몸을 숙여 세차게 흔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끝까지 현실을 부정했다.




"야 이새끼야 일어나라고!!"



"강준석 이 머저리같은 새끼야!!! 눈을뜨라고!!! 꿈이었다고 다 꿈이었다고 일어나서 말하란말야!!"





"........."






'이미 죽어버린 사람은 나로써도 어쩔수없다.. 미안하다..'







"흐흑....흐아아아아악.... 흐흐흑...."






'.........'




안간힘을 다해 잡고있던 그 지푸라기 마저도 나이트메어의 말 한마디에 끊어져 머나먼 저편으로 사라져버렸고..


난 흐느끼는것 외엔 아무것도 할수없었다..





























얼마나 달려왔을까. 자신의 집에 도착한 박선우는 떨리는 마음을 억지로라도 진정시키며 차에서 내렸다.
지금껏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거두었던 그였지만.. 후배 이상호의 죽음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기에, 힘을 얻기전 이후로 처음느껴보는 감각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서둘러 '그분'께 데려갔어도 충분히 살릴수 있었것만.. 기준의 압도적인 힘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자신의 무능력함을 탓하며 자책하던 그는 불현듯 무언가 깨달았는지, 떨리는 몸은 점차 부드럽게 안정되어갔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상호는 기준에 의해 죽임을 당했고, 그건 앞으로도 계속 방해를 하겠다는것. 그렇기에 지금은 슬퍼하는일보다 서둘러 '그분'께 사실을 말씀드리고
방도를 짜내는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그는 서둘러 집안으로 들어갔다.





언제나 그렇듯 어둠으로 가득한 거실을 지나 안방 문앞에 선 그는 익숙하게 문을 두드리며 입을열었다.




"다녀왔습니다...."




나지막히 한마디를 뱉은 그는 조심스럽게 문을열었고 거실과는 달리 방안은 환하게 불이켜져있었다.
방안은 온통 소름끼칠정도로 싸늘한 한기가 멤돌고있었고, 그 한가운데는 칠흑같은 긴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채 뒤돌아 앉아있는 여인이 있었다.





"할말이 있는가보구나.."





마치 자신의 음성이 아니라는듯.. 한치의 미동도 없는 여인으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그 목소리는 도저히 인간의 음성이라곤 할수 없을만큼 차갑고 건조했다.
여인의 말에 황급히 무릎을 꿇은 그는 이상호와 이기준 나이트메어등 지금의 상황을 설명했고, 그것으로 그 여인이 나이트메어가 말했던 그 존재라는건 어렵지 않게 알수있었다.





그렇게 그의 말이 끝난후 한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그 여인은 서서히 몸을 돌려 박선우를 바라보았고, 그 눈빛은 마치 피를 연상케하는 기분나쁜 붉은색이었다.




그리고 그건





얼마전 장례식장에서..





기준과 준석이 보았던.. 여인..







지민의 어머니였다.






















8부에 계속..

추천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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