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고 답답하고 미칠것 같은데 하소연 할 곳이 없어 여기에 올립니다.
속 풀어내는거라 두서없고 횡설수설 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어딘가에 말하지 않으면 지금 울것같습니다.
저는 올해 32 여자 카페 점장입니다. 빨간날만 쉬므로 특별한 공휴일이 없는 한 쉬는 날은 하루 입니다.
그런데 이 쉬는 날마저 제대로 쉴 수가 없어 피곤이 쌓여만 갑니다.
저는 지금 언니네와 같이 살고 있는데 언니, 형부, 5살 조카가 가족입니다.
3년째군요.. 처음엔 이렇게 힘들지 예상 못했습니다. 모두 말렸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같이 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터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릴때 이혼하셔서 중학교때부터 살림을 했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동생 도시락까지 싸서 보내고 해도 칭찬은 커녕 당연하단 말만 들었습니다. 오히려 혼날때가 더 많았죠. 제대로 못한다고... 할머니 온갖 잔심부름, 수발에도 고모들 구박에도 아버지는 언제나 당연한거라고...정말 어떨땐 하녀같이 느껴졌습니다.
엄마가 없으니 너네가 대신 하라고 시집살이 아닌 친정살이를 했네요 ㅎㅎ
급식으로 바꼈을때 너무나 기뻤고 할머니와 떨어져 살게 되었을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아버지 미국 가시고 처음엔 언니와 둘이 같이 살다 언니 시집가고 혼자 살았습니다. 고모들 등쌀에 어쩔수없이 강제로 살게 된(이것도 정말 억울한 사연이 있네요) 비싼 아파트 월세 내며 아득바득 돈 모으느라 회사에서 끼니 때우고 그것때문에 지배인님한테 불려가고... 얘기 듣더니 오히려 지배인님께서 미안하다고 나중에 먹을것도 더 챙겨주시고 그랬네요.
암튼 저는 이런 모든 상황때문에 결혼 자체에 관심이 없었고 (믿지도 않고 경멸했죠 결혼을..) 혼자 살기를 결심했습니다.
그러던 중 언니네가 조금 큰 아파트로 이사가게 되고 마침 저도 아파트 계약이 끝나 독립할 돈 모으기 위해 같이 살게 된것입니다.
아버지가 미국 가시자마자 불경기가 악화되어 빚만 잔뜩있어 도움받을 상황이 아닙니다. 받고싶지도 않지만요... 어머니도 혼자 힘들게 사시고 외할머니가 많이 아프셔 죄송해서 도움받을 수 없습니다.
근데 참... 아버지쪽과 어머니쪽이 다른게 어머닌 없음에도 주려하시고, 외할머니도 휠체어 타고다니며 모은 박스로 모은 돈을 용돈 쓰라 주시고(나중에 다 돌려드리고 더 드렸습니다) 이모들도 언니 결혼 때 비싼거 못해준다고 계속 미안하다고 하며 선물 주셨습니다. 정작 우린 할머니, 고모들 비위 맞추느라 해드린것도 없는데..
반면 고모들도, 할머니도 왠만큼 비싼거 아니면 좋아하지도 않고 선물은 당연한 것. 조그만 렌지하나 해주며 온갖 생색 다 내고.. 볼때마다 아버지, 어머니, 동생, 심지어 이모 욕까지 하고... 휴우..
그동안 너무 병신같이 네네 하고 착하게만 살아온게 한이 되네요. 지금은 안 그럽니다. 제가 많이 달라졌거든요.
어쨋든 처음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문제가 보이더라구요. 제일 큰 문제는 형부.
진짜 이 썩을 놈.... 줘 패고 싶습니다.
결혼한지 5년. 제대로 일한건 2년 반 되려나? 능력도 없고 배운것도 없고(대학은 나왔지만 공부는 엄청 안 함..) 체력도 약하고 당연히 돈도 못벌고 의지 약하고 성격까지 더러운.. 그런 인간입니다.
언니가 도대체 왜 이 인간이랑 결혼했나... 알 수가 없습니다.
연애땐 안 그랬다는데.. 언니도 친정으로부터 도망치듯 결혼해서 판단력이 흐려졌나봅니다.
시아버지가 아주... 독불장군에 성격 더럽고 일도 안 하고 시어머니가 먹여살리던데... 나 참.. 하하하 웃음만 나오네요. 이래서 결혼 전 시아버지를 봐야한다는 말이 나온건가봐요.
아프면 병원을 가던가 나으려고 노력을 해도 시워찮을 판에 그냥 누워만 있습니다. 그래놓고 온갖 짜증, 성질 다 부립니다. 일 안 하는 동안 새벽까지 컴퓨터하고 낮 두시까지 자고 밍기적 일어나서 밥 달라 그러고 애도 잘 안 봅니다.
몇 없는 친구 중 그나마 제대로 된 친구가 직장 소개해줬습니다. 프린터기 회사였고 꽤 괜찮았습니다. 경력도 없는 초봉에 180이랍니다. 근데 면접보고 오더니 개판치고 자기가 안 한다 했답니다. 하고 싶은 일 아니라고.. 컴퓨터 쪽에 재능이 있는데 그 쪽은 싫답니다 또. 고객 비위맞추기 싫어서..
어느날 대뜸 용접을 할 거라고 하네요. 기가막혀서... 돈 많이 번다고.. 체력도 약한 사람이 버틸리가 없는데ㅡㅡ 결국 학원이네 뭐네 돈만 날리고 용접 회사 가서 2주만에 때려쳤습니다. 허리 아프다고. 그러고 몇주를 앓아 누웠습니다.
결국 시어머니가 하시는 야채가게에 나가 일 도와드리는데 그것도 처음엔 나가는 둥 마는 둥~
새벽에 나가야하는데 못 일어나고 그냥 잠만자고.. 아효... 그나마 지금은 좀 잘 일어나서 나가네요.
그것도 가서 잠을 더 많이 잔다지만... 하는건 컴퓨터로 장부 기입하는거ㅡㅡ
그동안 어떻게 먹고 살았냐고요? 시어머니가 다달이 150~180씩 주는거랑 언니 비상금으로. ㅎㅎㅎ
제가 월세조로 주는 돈도 보태고 가끔 제가 장 봐서 그걸로 살아왔죠.
이렇다보니 언니가 점점 저에게 의지하고 남편 역할을 기대하더군요.
우여곡절 많았습니다. 하다하다 힘들어서 언니에게 " 나 여태 살림했고 앞으로 만약 결혼하면 또 이런 생활일텐데 언니는 내가 불쌍하지도 않냐"고.. 오히려 욕만 먹었습니다. 그럼 자기는 안 불쌍하냐고..
진짜 그럼 왜 결혼하고 애는 뭐하러 낳았냐고 하고싶은걸 꾹 참았습니다.
형부가 좀 잘하면 훨씬 나아질텐데 지 기분 나쁘면 온갖 성질에 지랄에... 자기 딸도 별로 안 예뻐하고 어쩌다 보면 놀아주고 화내서 자기 화에 못이겨 드러눕고... 잘난건 얼굴 뿐이네요.
장모 장인 알기도 개 똥으로 알고 그 얘기까지 쓰면 두 배는 길어지겠네요ㅡㅡ
언니 대학교땐 이미연 닮았단 소리까지 들었는데 지금은 눈 밑이 까맣고 삐쩍 말랐어요.
옆에서 보면 내가 다 울화통이 터집니다. 쥐어박고 싶어요.
저는 나름대로 언니 도와준다고 하는데 하루종일 서서 일하다 들어오면 쉬고싶은데 쉴수가 없으니 죽을 맛입니다. 들어오면 설겆이 쌓여있고 빨래도 쌓여있고 조카는 소리소리 지르고 다 늘어놓고 언니는 인상 잔뜩 쓰고 열 받은 상태.
애니까 늘어놓는건 당연한건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내가 애를 낳은건지 가정분지 헷갈립니다.
차라리 집안 일만 도와주면 하겠는데 집안일도 하고 애도 보려니 너무 힘드네요.
애는 부모가 보는건데 형부는 탱자탱자 말이 안 통해서 언니가 나만 잡으니 열불나고 미치겠습니다.
조카는 누굴 닮았는지 너무 예민하고 짜증이 많아서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소리지르고 짜증내고 그러다 언니한테 혼나고 울고... 어찌나 힘이 넘치는지 종일 뛰어다니고 그러다 혼자 짜은내고 집어던지고 혼나고 다람쥐 쳇바퀴입니다.
일요일 아침 늦잠이 자고싶어도 7시부터 이 난리니 당최 잘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집에 늦게 들어가고 모른척하고 남자친구 있으면 거의 매일 만났습니다.
그러다 또 엄청 욕 먹었죠. 남친 그만 만나라고. 집안일 좀 하라고..
미안하긴 했습니다. 식구 네명분 일을 언니가 혼자 다 하니 얼마나 힘들까요? 미안하고 섭섭한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형부는 진짜 볼때마다 짜증나고 그런 형부 자기 말 안 듣는다고 내버려두는 언니도 싫고 예민하고 까다롭고 짜증많은 조카도 밉습니다. 애가 잘못이 아닌데 이 모든것들이 맞물려 다 싫고 짜증납니다.
집에서는 차마 내색은 못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언니 더 힘들까봐..
그동안 조카가 너무 심하게 엄마바라기라 일 안 하다 최근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저를 좀 더 이해해주더라고요. 일하고 와서 집안일 하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처음엔 제가 요리 잘 한다고 '넌 요리도 잘 하면서 왜 반찬도 안 하고 그러냐고' 구박을 많이 받았었는데 요샌 언니도 실력이 좀 늘어서 저는 가끔만 요리합니다.
형부에 대한 기대가 아예 없어서 그런지 예전만큼 히스테릭한 상태는 아니라(이건 저라면 더 심했을 거예요. 아예 대판 하고 끝짱을 봤겠죠. 그런데 언닌 그런 성격이 아니라 참다보니 성격이 변한것 같아요) 많이 나아졌습니다.
다만, 언니가 형부한테 너무 디어서 그런지 꼭 돈 많은 남자 만나라고, 다른거 다 필요 없다고 돈이 최고라고 하는데.. 그동안의 남친들도 다 못만나게하고 빨리 헤어지라하고 그랬었는데 그 때 정말 슬펐습니다.
형부가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나 싶어 화가 났습니다.
돈 많은 사람은 많은 사람끼리 만나는거고 나 같은 성격은 그런집에 가면 더 불행할거라고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라 다 이해해주고 받아주지 않는한 분명 그 차이때문에 차별하고 구박할거라고 했죠.
그리고 지금의 남자친구는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직장도 안정되고 부자는 아니지만 화목한 가정입니다. 무엇보다 성격이 정말 좋습니다. 저한테도 너무 잘 합니다. 이걸 어떻게 어필해야할지, 언니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 고민이네요.
암튼 그렇게 가끔 도와주며 지내는데 어제 또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일이 발생했네요.
어제 언니네 나들이 나간다해서 저는 간만에 집에서 조용히 쉬려고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빨래 널고 집도 치우고 하래요. 알았다 했습니다. 얼른 하고 영화보며 쉬려고 했죠.
아.. 다들 나가고 집을보니 한 두시간으론 안 되겠더라고요. 마루는 전날 부터 어질러진 물건으로 가득하고 종이 쪼가리가 바닥에 짠뜩 날라다닙니다. 밥풀 마른거에 먼지에..
가스렌지도 지저분하고 설겆이 쌓였습니다. 빨래는 한 번 더 해야겠더군요.
화장실 청소 예전부터 해달란거 못해서 하는김에 그냥 오늘 싹 다 하자하고 났더니 네시간이 지났습니다.
언니에게 연락이 와 있습니다. 너 왜 대답이 없니 자고있지? 라고
그때 한참 청소기 돌리는 중이었다고.. 할게 많아서 오래걸린다고 했더니 ㅋㅋㅋㅋ 하고 웃습니다.
정말 섭섭했습니다. 이제 겨우 할머니, 고모들의 가정부 역할을 벗어났나 했더니 지금의 내 모습은 또 다른 가정부가 아닌가 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화장실 청소까지 하고 나니 들어오더라고요. 결국 조용히 쉬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조카는 오자마자 또 짜증내고 소리질러서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폭발할것 같아서 동네 친구 불러서 술 한잔하고 들어와 일찍 잤습니다.
오늘 아침에 너무 피곤하고 온몸이 아팠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일이고 하루 밖에 못쉬어서 피곤이 쌓였었는데, 최근 일을 많이해서 안 그래도 아팠는데 어제 그렇게 보내고 나니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그래도 티는 못냈습니다. 언니가 불쌍해서 말은 못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이러단 내가 미칠거같아 돈이고 뭐고 독립하려고 결심했습니다.
원래 올해 말에 나오기로 계획을 해놨는데 더 이상 못버티겠네요. 최근 2주는 계속 어지럽기도 합니다.
문제는 돈이 모자라다는거.. 월세 내자니 너무 아깝고 대출받자니 빚은 정말 싫고..
아버지 빚때문에 맘고생을 많이해서..
그래도 일단 월세보단 대출이자가 나으니 알아보는데 조금 더 버티고 돈 모아서 올해 말에 나올지 최대한 빨리 나올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원래 결혼생각이 없던 저를 지금의 남자친구가 바꿔주어 참 고마운데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간 정말 미안하게 될 것 같아요. 살림도 싫고 애는 더욱 더 싫습니다. 우리 둘의 공간이 행복해야하는데 지금은 그냥 혼자, 정말 혼자이고 싶습니다. 잠시라도 혼자있고 싶어요. 만약 결혼한다해도 도망치듯 하는게 될까봐 남친에게 너무 미안하고요.
하아... 횡설수설 하고 이 얘기 저 얘기 막 튀어나왔네요.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니 좀 시원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사 준비를 해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