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어느날갑자기(유일한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독서실이야기가 어느새 20화가 넘었네요..^^
독서실 1화 ; http://pann.nate.com/b318278798
독서실 2화 ; http://pann.nate.com/b318295512
독서실 3화 ; http://pann.nate.com/b318295668
독서실 4화 ; http://pann.nate.com/b318297045
독서실 5화 ; http://pann.nate.com/b318297090
독서실 6화 ; http://pann.nate.com/b318300900
독서실 7화 ; http://pann.nate.com/b318300935
독서실 8화 ; http://pann.nate.com/b318300989
독서실 9화 ; http://pann.nate.com/b318302476
독서실 10화 ; http://pann.nate.com/b318302542
독서실 11화 ; http://pann.nate.com/b318302581
독서실 12화 ; http://pann.nate.com/b318308012
독서실 13화 ; http://pann.nate.com/b318308051
독서실 14화 ; http://pann.nate.com/b318308128
독서실 15화 ; http://pann.nate.com/b318308213
독서실 16화 ; http://pann.nate.com/b318308283
독서실 17화 ; http://pann.nate.com/b318312721
독서실 18화 ; http://pann.nate.com/b318313693
독서실 19화 ; http://pann.nate.com/b318313731
독서실 20화 ; http://pann.nate.com/b318313750
그 소리는 바로 애들의 쥐어짜는 듯한 비명소리였다.
여러명의 아이들이 공포와 고통에 시달리는 듯한 듣기 불쾌한 소리였다.
점점 또렸해질수록 온 몸에 소름이 끼치고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런데, 가까워지는 것은 확실했지만,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없었다.
어둠속으로 부터 다가오는 것 같았지만, 손전등을 비춰볼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았다.
나는 총무실로 뒷걸음질쳐서 들어와 사방을 비추어봤다.
뭔가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였다.
우선 책상 위에 놓여진 커터 칼을 집었다. 하지만, 너무 작고 믿음직스럽지 않아 급히 셔츠 주머니에 넣고, 다른 것을 찾아보았다.
소리는 점점 다가오는 것 같아서, 무기를 찾는 나의 마음은 더욱 다급해졌다.
책상 밑에 연장통이 보여, 황급히 손을 뻗어 망치를 쥐어들었다.
소리는 이제 바로 총무실 근처까지 다가온 것처럼 느껴졌다.
손에 든 망치의 묵직한 촉감이 그래도 약간의 용기를 주는 것 같았다.
나는 쉼호흡을 하고 천천히 다시 총무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망치를 치켜들고, 왼손에 든 손전등으로 저 어둠속을 비춰봤다.
그때였다.
바로 코 앞까지 다가왔던 소리가 딱 그쳤다.
독서실 안은 어색할 정도의 적막이 갑자기 감돌기 시작했다.
나는 순간 멈찟하고, 내가 들었던 소리가 환청이었나라는 생각마저 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히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들었고, 그것은 환청이 아닌 진짜 소리라는 것을 확신했다.
죽음같은 적막이 흐르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 보다는 더 불안하고 무서움이 느껴졌다.
총무실에서 나와서, 나는 천천히 치켜들던 손전등으로 독서실 안 복도를 비추어봤다.
역시 아무 것도 없었다.
나도 모르게 천천히 복도쪽으로 끌려가듯이 걸어가게 되었다.
너무 적막한 탓에 삐걱거리는 내 발자국 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였다.
분명히 들렸던 소리였는데, 지금은 아무 소리도 안 들리고 아무런 것도 없는 것이 너무 이상했다.
온 신경이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팽팽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더욱 기분 나쁜 것은 저 어둠 너머로 뭔가가 나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독서실에 들어올 때부터 느껴졌지만, 괴 비명소리가 갑자기 멈추어진 지금 그 시선은 더욱 강력하게 느껴졌다.
몇 발자국을 더 걸어갔지만, 손전등 불빛 앞에 비치는 공간에는 특이한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천장쪽에서 뭔가 서늘한 것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천천히 손전등을 들어서 비추어 보았다.
손전등을 내 얼굴 높이까지 올려서 비추는데, 순간 무언가가 눈에 띠었다.
그 높이에 있기에는 너무 이상한 것이어서 순간적으로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손전등에 비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는 순간 나는 온 몸을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충격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아이의 발이었다.
너무 놀라 '아악!'이라는 비명을 지르고 뒷걸음쳤다.
그러면서 본능적으로 손전등을 더 높이 비추었다.
거기에는 10살 남짓한 여자애가 허공에 떠서 나를 쾡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파리한 얼굴로 나를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온 몸은 피투성이가 되어있었다.
너무 무섭고 놀라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아이는 내가 자기를 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는 듯이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 같았다.
나는 발이 바닥에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몸을 뒤틀다가 손전등이 그 아이 옆 천장쪽을 비추게 되었다.
거기에는 또 다른 아이가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손전등으로 천장을 비추니까 몇 명이 아이들이 허공에 뜬 채로 사방에서 나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너무 무서워서 아무 것도 생각할 겨를도 무작정 앞으로 뛰어갔다.
10미터 정도 앞에 남학생 방이 있어 거기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문 앞에 서서 돌아보니, 그 아이들이 바닥으로 내려와 천천히 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문을 열려고 했는데,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아무리 열려고 했지만, 잠겨있는지 꼼짝도 안 했다.
그 순간 주인 아저씨가 이제부터는 모든 문을 잠그겠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열쇠는 총무실 책상에 놓고 온 것 같았다.
문은 안 열리고 그것들은 점점 다가오는 것 같았다.
나는 문 여는 것을 포기하고, 아이들 쪽으로 손전등을 비추면서 돌아봤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아이, 옷이 찟겨 나가고 무표정한 얼굴을 한 아이, 손에 뭔가를 들고 기괴한
표정을 하고 있는 아이등, 몇 명인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나를 향해 오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것들을 보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를 쳤다.
"너희들 뭐야! 물러가!! 저리 가란 말야!!!"
하지만, 그 아이들은 내 말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그냥 천천히 다가오기만 하는 것이었다.
그 아이들 너머로 라는 푸르스름한 전등이 보였다.
이 독서실에서 빠져 나가려면, 문은 아이들 뒤쪽에 있는 정문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망치를 든 손에 힘을 주고 괴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망치를 미친 듯이 휘두르며, 다가오는 아이들로 향했다.
머리와 가슴은 두려움으로 터질 것만 같았다.
극한의 공포가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들 사이를 지날 때, 나도 모르게 괴성을 지르고 있는 힘을 다하여 망치를 휘둘렀지만, 망치 끝에는 아무 것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볼 틈도 없이 그 사이를 지나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순간적으로 뭔가가 내 발목을 잡아채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앞으로 고꾸러졌고, 손에 들고 있는 손전등과 망치가 저기 나가 떨어졌다.
어둠이 엄습해왔고, 내 발을 축축한 손들이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뒤를 돌아보았지만, 손전등이 저기 떨어져있는 탓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내 발을 잡아당기는 기분 나쁜 촉감만이 느껴졌다.
너무 무서워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본능적으로 있는 힘을 다해 내 발을 잡고 있는 손들을 차면서 떨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무슨 강철 고리인 것처럼 내 발목을 꽉 잡고 잡아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는 미친 듯이 발차기를 해대었지만, 그 손은 점점 위로 올라와 내 무릎과 허벅지까지 더듬거리며 나를 끌어당겼다.
앞을 보니, 망치가 손에 닿을 듯 한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온갖 힘을 다해 망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망치는 손끝에만 닿을 뿐, 잡을 수가 없었다.
나를 끌어당기는 힘은 더욱 세지는 것 같았다.
죽을 힘을 다해, 몸을 앞으로 던지듯이 해서 간신히 망치를 쥐었다.
망치를 손에 쥐자 마자, 나는 미친 듯이 나를 잡고 있는 손들을 향해 내려쳤다.
'퍽퍽!'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찢어지고 부스러지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다가 뭔가 기분 나쁜 액체가 얼굴로 튀는 것이 느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공포에 사로잡힌 나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사정없이 그것들을 내려쳤다.
얼굴이 그 액체로 뒤범벅이 되고, 숨이 가빠왔지만, 이를 악물고 마치 미친 사람처럼 망치질을 해댔다.
몇 번을 갈기고 나니, 발이 어느 정도 자유스러워졌고, 숨을 헐떡거리며 앞으로 기어 나와 손전등을 잡았다.
손전등을 잡자마자, 나를 잡았던 것이 무엇인지 비추어보았다.
그걸 보자 마자, 다시 한번 등골이 오싹하고 공포에 질렸다.
그것들은 바로 아이들의 푸르스름한 손이 였다.
아이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엎드려서 서로 내 발을 잡으려고 손을 뻗고 있는 것이었다.
내 망치질에 피가 터지고 뼈가 부러져 보이는데 아무런 것을 못 느끼는 것처럼 내 발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것들의 상처 받은 손을 보고, 내 스스로의 잔인함에 놀랐지만, 그 죄책감보다는 여기서 벋어나고 싶은 생각이 더욱 강했다.
나는 덜덜 떨고 있는 몸을 간신히 일으켜서, 정문을 향해 달려갔다.
그것들의 손은 뭉개지고 피가 흐르는 데도 불구하고 손을 뻗어 나를 잡으려고 휘졌고 있었다.
5미터도 안 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내 몸은 돌덩이를 끌고 있는 것처럼 마음대로 움직여 지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의 괴기하고 기분 나쁜 비명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하고 등뒤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잠깐이라도 주춤거리면, 그 손들이 뻗어서 내 뒷덜미를 낚아챌 것만 같았다.
있는 힘을 향해 정문 앞에 다다랐다.
손전등을 든 손으로 문 손잡이를 돌렸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들어올 때 내가 열고 들어왔는데, 육중한 철문이 미동도 않고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더욱 이상한 것은 자물쇠를 열어봤지만, 문은 벽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망치로 두들기고 아무리 돌려봐도, 문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손전등을 돌려 뒤를 비추어봤더니, 그것들은 피투성이가 되어 더욱 끔찍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미칠 것만 같았다.
나는 어떻게든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미친 듯이 주변을 둘러 보았다.
머리가 멍해지고 아무 방법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암흑 속에서 이상하게도 뭔가 나의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나는 그것만이 지금 그것들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복도 옆에 닫혀있는 문 하나였다.
주인 아저씨가 열쇠를 주지 않았던 창고라고 얘기하던, 그 문이었다.
자물쇠를 보니 역시 잠겨있었지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있는 힘을 다해 그 자물쇠를 향해 망치로 내리쳤다.
그런데 주인 아저씨가 신경 써서 잠가놓은 그 육중한 자물통이 망치의 타격에 약간 부스러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그 자물통을 향해 망치를 부서져라 내리쳤다.
역시 뭔가가 부서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보니, 자물통이 부서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칩이 문에서 뜯겨지고 있는 것이었다.
기분 나쁜 괴성을 질러대며 다가오던 그것들은 거의 손을 뻗으면 내 몸에 닿을 정도까지 다가왔다.
나는 이성을 잃은 사람처럼 망치질을 해댔고, 이윽고 경칩은 부셔지고, 자물통은 커다란 소리를 내고 바닥에 떨어졌다.
그 순간 그것들의 손은 내 옷깃을 잡아당겼다.
나는 그것들의 손을 뿌리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것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그 방에 들어가자 마자 문을 쾅 하고 닫고 등으로 기대었다.
지친 숨을 헉헉거리며 문에 등을 기대고 발로 버티고 있는데, 밖에서는 갑자기 아무 소리도 안 나고 문을 밀려는 시도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때서야 내가 이제까지 한번도 들어오지 못했던 그 방에 들어온 것을 느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왠지 모르게 다시 한번 온 몸에 소름이 쫙 끼쳐졌다.
사방은 암흑 그 자체 였으며,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된 온 몸에 기분 나쁜 한기가 느껴져 더 으스스 했다.
방안에는 내 거친 숨소리만 들리고, 죽음 같은 적막이 흐리고 있었다.
언제 또 그것들이 밀고 들어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등을 문에 세게 기댄 채,
덜덜 떨리는 손으로 들고 있던 손전등을 천천히 들어 방을 향해 비추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