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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우들의 사진전] Sight Unseen (신기...감동)

맥맘 |2013.05.15 16:19
조회 96 |추천 0

넘쳐나는 시각적 자극, 잠시 꺼두세요!!!

 

시각장애인 사진작가. 볼 수 없는 이와 보여야만 의미가 있는 사진의 만남은 아무리 곱씹어 봐도

물음표만 크게 만들 뿐입니다. 볼 수 없는데 무엇을, 어떻게 찍는다는 것일까요?

 

볼 수 있는 자의 이 자연스러운 물음에 ‘Sight Unseen : 보이지 않는 이들의 시각’ 전시에서 만난

사진들은 사진을 ‘보는 것’이 아닌 ‘느끼는 것’으로 확장해줍니다.

 

해외전시 풍경, 뒤로 보이는 사진은 스캐너 작가로 알려진 ‘커트 웨스턴’의 작품입니다. / 

© Denver Arts Center

 

지나치게 넘쳐나는 시각적 자극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빤히 보면서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 투성이지요.

‘보이지 않는 이들의 시각’, 이 모순을 예술로, 사진으로 풀어낸 ‘Sight Unseen’ 전시는

그래서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Gerardo Nigenda, Entre lo invisible y lo tangible, llegando a la homeóstasis emocional,

September 2007

 

세종문화회관 1층 전시관에서 열리는 전시는 까만 커튼을 해치고 깜깜한 어둠을 지나야만

비로소 시작됩니다.

시각장애인의 어둠을 느껴보는 시간이자 외부로부터 받은 시각적 자극을

잠시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이와 더불어 인트로를 책임지는 사진 역시

멕시코 작가 헤라르도 니헨다(Gerado Nigenda)의 흑백 사진입니다.

‘만지는 것이 곧 보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그의 사진은

대상을 직접 만지는 순간을 담고 있는 사진이 많습니다.

 

특이한 것은 사진 전체를 뒤덮고 있는 점자입니다.

 

앞을 볼 수 없었던 그에게 사진은 보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우선이었겠지요.

때문에 그는 인화지 위에 점자를 새겨 직접 만질 수 있도록 해 시각장애인들도

사진을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점자의 내용은 ‘무엇을 찍었는지’가 아닌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한 당시의 느낌과 감상을 담고 있습니다.

보는 것보다 느끼는 것으로 먼저 다가오는 사진입니다.

 

볼 수 없기에 담아낼 수 있는 사진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앞이 보이지 않고, 5% 미만의 시력만을 가지고 있는 시각장애인 사진작가들은

어떻게 사진을 찍는 것일까요?

 

첫 번째는 안내견이나 케인의 도움을 받아 주변의 각도와 구도를 유추하고,

소리, 냄새, 촉감 등 모든 감각을 동원해 원하는 순간을 포착해내는 방법입니다.

 

©Michael Richard, Connected, 2006

 

생각해보니 눈을 감은 채 보지 않더라도 세상이 우리에게 말하는 방식은 많은 것 같습니다.

시각에 휘둘려 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이지요.

 

두 번째는 조력자와 동행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력자가 앞에 펼쳐진 상황이나 풍경을 설명해주면 그중 맘에 드는 곳에 대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이지요.

 

물론 완전히 시력을 잃은 경우 정작 작가 자신은 그렇게 찍은 사진을 보지 못합니다.

자신이 찍은 사진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음에 드는 사진을 셀렉하여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지요.

 

©Ralph Baker, Untitled n.d.

 

실제로 사진학과 수업 중에는 학생들이 2인 1조가 되어 카메라를 든 한 명은 눈을 가리고,

다른 한명은 소리로 상대의 시선을 끌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사진을 찍게 하는

커리큘럼이 있다고 합니다.

 

보지 않고 사진을 찍는다는 데에 학생들은 당연히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막상 찍은 사진을 보면 보이는 상태에서는 결코 찍을 수 없었을 멋진 사진들이 나와

감탄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각적 자극에 ‘시달리고’ 있지요.

그래서 눈앞에 펼쳐지는 것에 감탄하고, 놀라워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마나 아름다운지도 모른 채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지 않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것들, ‘Sight Unseen’ 전시는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는 듯합니다.

 

 

한계가 없어 오히려 실험적인 사진

흑백 사진을 지나면 브루스 홀(Bruce Hall)의 강렬한 천연색 사진이 시선을 끕니다.

키를 훌쩍 넘기는 대형 인화 사진도 있는데요.

그는 보통의 작가들처럼 사진을 찍기 위해 보는 것이 아니라 보기 위해 사진을 찍습니다.

시력이 조금 남아있는 그에게는 보기위해 고안된 다양한 장치와 카메라가 새로운 눈이 되는 것이지요.

 

©Bruce Hall, Aberration, 2008 / ©Bruce Hall, Big Slash, 2012

 

사진을 찍은 뒤 40인치 고해상도 모니터로 사진을 보면, 그 자신의 시력으로는 볼 수 없었던

세세한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꽃 위에 앉은 벌을 그의 시력으로는 볼 수 없지만 사진으로 찍은 뒤 모니터에 옮기면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보기 위해 사진을 찍는 작가,

그의 화려한 색감이 그 간절함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Rosita McKenzie, Calton Hill / ©Rosita McKenzie, Calton Hill Tactile

 

보이지 않음을 극복하기 위한 특별한 시도가 접목된 작품도 눈에 띄었습니다.

원근감이나 구도가 인상적인 로시타 맥킨지(Rosita McKenzie)의 사진은 일러스트 삽화가

카밀라 애덤스와의 협업을 통해 ‘촉각그림’ 탄생시켜 이를 사진과 나란히 전시해두었습니다.

 

로시타 맥킨지가 찍은 사진과 동일한 크기로 표면을 선과 점, 면으로 올록볼록하게 제작해

사진을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도 사진을 감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 실험적 시도로,

실제로 전시를 관람한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이를 직접 만져보며 풍경을 유추해보았다고 합니다.

 

©Kurt Weston, Do You See the Big E / ©Pete Eckert, Electroman, 2007

 

대형 스캐너에 얼굴을 그대로 스캔하여 작품을 만들어내는 커트 웨스턴(Kurt Weston)의 작품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패션사진 작가로 활동한 만큼 절제된 감각이 세련되어 보이는데요.

본인이 에이즈로 시력을 잃은 탓인지 흑백의 강렬한 대비와 무표정하고 평면적인 인물의 표현 속에서

죽음과 어둠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느껴집니다.

 

손전등, 레이저, 형광등 등의 불빛과 조리개의 노출을 활용해 사진의 대상이 불타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피트 에커트(Pete Eckert)의 사진도 강렬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보이지 않음에도 끊임없이 실험적 시도를 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이번 전시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시각장애 사진가들의 순회전으로,

11명의 작가와 1개 그룹이 만든 121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보고 듣는 것의 홍수 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또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잘 모르는 우리에게

‘Sight Unseen’ 전시는 진짜 보고 느끼는 것에 대해 되돌아보게 합니다.

 

전시장 안에서 내내 흐르는 베토벤 교향곡도 인상적인데요.

보지 못하는 사진가와 듣지 못하는 작곡가의 만남이 꽤 절묘해보였습니다.

 

 

시각장애 사진작가들의 말말말

 

“이 세상은 끔찍하도록 빠르게 흘러가고,

나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있다.

하지만 나의 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대신 날 위해 카메라가 그 일을 한다.”

- 애니 헤쎄

 

“저는 팔을 쭉 뻗어 카메라를 들고, 땅바닥에 내려놓거나,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찍기도 한다.

보이지 않기에 실험적일 수 있다. 대신에 난 얼굴에 비춰지는 빛을 감사히 여긴다.

나무 사이의 나뭇잎이 바람에 의해 살랑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공기 중에 있는 꽃의 향기를 맡으며 ‘지금 이 순간은 꼭 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 로시타 맥킨지

 

“기존의 사진작가들이야말로 끊임없이 범람하는 이미지들로 인해 어느 정도 시각장애가 있는 자들이다.

나는 가끔 그들에게 무엇을 보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그들은 상투적인 표현들 이상의 순수하고, 진실된 이미지들을 찾기 힘들어한다.

이 세상이야말로 시각을 잃어버렸다. 진실된 이미지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 속의 본질을 발견해야한다.”

- 유진 바오차르

 

“시력은 너무나 강렬한 감각이어서 다른 감각들이 가진 능력을 가려버리고

심지어 시각화 작업을 필요 없게 만든다.

볼 수 있는 사진작가들은 항상 ‘무엇인가를 본다’라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만약에 당신이 볼 수 없다면,

그것은 당신의 시력이 시각화와 구상화하는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이다’라고 말이다.”

- 피트 에커트

 

감동이네요 ㅠ_ㅠ

우리나라에도 시각장애우는 아니지만, 사진계의 램브란트라고 불리우는 선생님이 계신데요

지금은 비록 이세상엔 안계시지만, 카메라속에 가난의 진실을 담아내는 故최민식 사진작가님..

이어보시길바래요.. (http://www.insightofgscaltex.com/?p=28024)

 

 

*꼭 가보세요 !!!!!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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