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웃대(인생사프리님)
제가읽었던 이야기들중 재미나게 본 이야기입니다.
스크롤이 짧을것 같네요..^^
쏴-
언제부터 이었는지, 아깐 분명 내리지 않던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항상 들고 다니던 3단 우산을 가방에서 꺼내 쫙 편다
“웬 비래? 비 온다고 했었어?”
“아침 예보엔 그런 말 없었는데...”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돌아보니 같은 반의 여자 두 명이었다
‘칫’
학원에 다니는 주제에 항상 지각하는데다가 또각또각 소리를 거추장스럽게 내는 거슬리는 2인방이었다.
“웅...... 어떡하지?”
마치 나에게 이야기 하는 듯, 시선이 내 등에 꽂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시선을 회피하듯,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갔다. 다소 서두르게 걸은 탓인지, 미적지근한 습기가 양말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진다.
“젠장”
나는 무의식적으로 화를 내며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한다.
우산이 작은 탓인지, 어깨가 젖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리저리 우산의 각도를 달리해 보지만, 턱없는 짓이다.
-빵빵
앞에서 흰 SUV차량이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시끄럽게 경적을 울려댔다.
‘칠 테면 치라지.’
나도 얌전히 비킬 맘은 없었다.
못들은 척 천천히 걷자 그 차는 살짝 방향을 돌려 내 옆을 아슬아슬하게 할퀴며 지나갔다.
-촤아악
“이런 신발.......”
뒷바퀴로 보란 듯 웅덩이를 밟은 차는, 나에게 구정물을 튀기며 의기양양하게 도망갔다
“늬미럴......”
지나간 흰 차를 한껏 째려보다가 튄 물을 어색하게 털어본다.
하지만 이미 젖을 대로 젖은옷에 물이 털어질 리가 없었다.
나는 옷을 체념하고 흰 차가 간 길을 한번 더 쏘아보는 것밖에 할 게 없었다.
“와, 오빠 진짜 왔네?”
“그럼, 지혜가 부르는데 와야지. 얼른 타”
“히힛, 오빠 최고”
시끄러운 여자 2인방을 태운 차는 쌍라이트를 켜고 구정물을 튀기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썅년들”
도무지 도움이 안 되는 년들이었다.
“크흐흣”
“......?”
누군가 비웃기라도 하듯,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나에게 하는 웃음이었다.
아닌 척 주위를 쭉 둘러봤지만, 골목길엔 길 양쪽에 불법 주차된 자동차들 뿐이었다.
‘잘못 들었나?’
뭔가 찝찝하긴 했지만, 그건 수건가 되어버린 바지와, 신발 속에서 굴러다니는 젖은 양말때문인 것 같았다.
지금은 빨리 고시원에 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어차피 젖어 버린 거, 물웅덩이에 신경 쓰지 않고 처벅처벅 걷기로 했다.
한 걸을 밟을 때마다, 스펀지처럼 양말이 물을 쭉 빨아들였다 뱉어낸다.
고시원에 도착하여 비밀번호를 찍고 통로에 들어서자마자 짙은 담배냄새가 미각을 자극했다.
아무 생각 없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에물었다.
-칙, 치이익, 칙, 칙, 칙, 칙, 칙.....
“이런 썅년들을 봤나”
라이터가 젖었는지, 불이 켜지질 않는다.
나는 이미 집에서 홀딱 벗고 씻고 있을 두년들을 욕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신발을 벗으려는데, 물에 젖어 잘 빠지지 않는다.
“윽...”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나는 끈을 뜯어버리듯 풀어버렸다.
그제서야 양말이 반쯤 벗겨진 채 발이 빠졌다. 기왕 벗겨진 양말을 벗고, 208호를 찾아간다.
“열쇠가...음!”
바람막이 주머니에 굴러다니는 열쇠를 잡고 평소 하던데로 열쇠를 구멍에 꽂았다.
“크흐흣...!”
“......?!”
-퍽
열쇠를 돌리기도 전에 기분 나쁜 목소리와 함께 의식이 흐려졌다.
늬미럴, 오늘은 뭘 해도 안 되는 날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