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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VANA :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 4

니르바나 |2003.12.24 14:30
조회 778 |추천 0

본격 오컬트 판타지 소설


니르바나
Nirvana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에필로그


 “후우, 정말 다 끝난 거겠지.”

 상우는 나직한 한숨과 함께 천천히 차에서 내렸다.
 모처럼만에 일찍 귀가를 했지만 막상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오자, 아직 가시지 않은 일말의 두려움 때문에 한동안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차안에서 무려 1시간을 넘게 보내버리고 말았다. 상우는 손목시계를 보고는 실소를 머금으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이제 모두 끝났을 거야. 어제 그 진우라는 사람도 그랬잖아. 모든 것이 해결되었으니 아무 문제도 없을 거라고.”

 상우는 자기 자신을 안심시키며 씩씩하게 주차장을 나섰다.
 그렇게 아파트 현관까지 걸어가는 동안, 지난 일주일 내내 느꼈던 두려움은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울 정도였다.

 “허이구, 이제 오십니까?”

 오늘따라 웬일인지 경비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경비실에 틀어박혀서 부채질을 하던 경비원 박 씨가 상우를 보더니 아는 척을 했다. 지난 일주일 내내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네,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상우는 지극히 상식적인 인사를 건네고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역시 혼자 타고 올라가는 데도 두려움 따위는 생기지 않았다. 확실히 달라졌다. 상우는 묘한 해방감을 느끼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환한 복도가 상우를 맞이했다.
 수명이 다해 부산하게 깜빡거리던 형광등도 새것으로 교체되어 있었고 음습한 기운을 자아내던 복도는 대낮처럼 밝아서 혹시 다른 층이 아닌가 하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이만하면 만족스러웠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상우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콧노래를 부르며 경쾌하게 걸음을 내딛었다. 너무도 당연하겠지만 이 즐거운 기분은 현관문을 열고 침실에 들어갈 때까지 고스란히 유지되었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상우는 오랜만에 손수 요리를 해서 저녁을 차려먹고 개운하게 샤워를 한 뒤에 냉동실에 살짝 얼려둔 맥주를 마시며 며칠간 누리지 못한 행복감을 만끽했다. 그러다가 맥주를 마신 탓인지 슬슬 취기가 올라오자 그냥 소파에서 잠들어버렸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잤을까, 불현듯 전화벨이 울렸고 단잠에 빠졌던 상우는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봤다. 순간 상우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정각 12시! 1초도 모자라지 않는 정확한 자정이었다.
 또 다시 시작되려는가? 상우는 두려움 가득한 시선으로 요란하게 울어대는 전화기를 바라봤다. 분명 모든 것이 끝났다고 했는데…….
 상우는 선뜻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지난 일주일동안 고스란히 몸으로 느꼈던 두려움의 감각이 전화 받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마른침을 삼키며 가까스로 손을 뻗어 수화기를 쥐어보지만 차마 들어올릴 수는 없었다.
 그 사이에도 전화벨은 계속해서 울려댔다. 마치 빨리 받지 않은 상우를 채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긴장한 탓인지 입술이 바싹 타들어갔다. 심장박동도 몇 배나 빨라졌다. 수화기를 쥔 손에서 땀이 배어나와 미끄러지려 한다.

 “받아야 하나, 아니면 받지 말까.”

 상우는 전화기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더니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아주 천천히 수화기를 들어 귀로 가져갔다.

 “여……여보세요?”

 두려움 때문에 목소리가 갈라져서 나왔다.

 -여보세요? 거기 야식집이죠? 지금 배달됩니까?

 순간 긴장이 탁 풀리고 말았다. 잘못 걸려온 전화였다. 역시나 기우였던 것이다. 상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을 놀라게 한 대가로 상대방에게 질펀한 욕설을 퍼부어줬다. 수화기를 내려놓는 상우의 표정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이젠 정말 안심이 되었다.
 마음이 놓이자 다시 졸음이 몰려왔다. 상우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침실로 들어갔다. 내일은 조금 지각을 하는 한이 있어도 늦잠을 잘 생각이다. 그래야 전부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밀린 잠을 조금이라도 보충할 수 있을 테니까.
 상우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침실로 들어간 뒤다. 무언가에 의해 베란다의 커튼이 젖혀지며 거뭇한 실루엣이 나타났다. 에어컨을 장시간 틀어놓아서 습기를 잔뜩 머금은 창문이라 그 실루엣의 정체가 무엇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잠시 후, 베란다 밖에 서있던 실루엣은 소리 없이 사라지고 유리창 위에는 손가락으로 쓴 듯한 글귀가 남아있었다.
 ‘고마워요.’라는 누군가의 인사말이.



 “이제 보니 아가씨에게서 느껴지는 것이었군요. 이 강렬한 진야의 향취는.”

 소위 작업을 거는 멘트치고는 특이하다 싶어, 정혜는 고개를 돌려 그 느끼한 목소리의 주인공을 봤다.
 확실히 여느 남자들과는 차별되는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남자였다.
 얼추 30대 초반이나 중반쯤으로 추정되는 외모와 복고 스타일의 중절모, 보기 드문 카이저 콧수염에 건강미 넘치는 구릿빛 피부는 이색적인 매력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적당히 균형 잡힌 체격에 역시나 고풍스러운 고급정장을 걸치고 있는 것을 보니, 금전적인 능력도 고루 갖추고 있는 듯싶었다.
 크게 흠잡을 데가 없는 외모와 두둑한 지갑.
 이만하면 하룻밤 데이트 상대로서 손색이 없을 거라 판단한 정혜는 우호적인 표정을 지으며 조용히 말했다.

 “진야의 향취라고요? 접근하는 방식이 참 독특하네요. 나름대로 신선한 맛이 있는걸요.”

 정혜의 말에 남자가 피식 웃는다. 정말 반해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미소였다. 정혜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애써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웃으시죠? 제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아니면 제가 한 말이 웃겼어요?”

 남자가 다시 웃었다.

 “아닙니다. 다만 어떤 오해가 있으신 것 같아서…….”

 “오해요? 무슨 뜻이죠?”

 “아무래도 제 소개를 먼저 해야겠군요.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모수라고 합니다. 보통은 모수 선생이라고 불리죠.”

 그랬다. 정혜가 호기심을 느낀 남자는 다름 아닌 모수였다.

 “모수?”

 정혜가 이해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자 모수는 소매를 걷어 자신의 손을 보여주었다. 순간 정혜는 모수의 손등에 털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나있을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흠칫거리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실례라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뭐, 괜찮습니다. 익숙한 반응이라 별로 개의치 않는답니다. 그보다 이야기를 마저 해야겠군요. 전 말하자면 일종의 브로커라고 할 수 있지요.”

 “네? 브로커요?”

 모수는 야릇한 미소를 띠우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렇습니다. 혹시 알고 계실지 모르지만 세상에는 2개의 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아가씨가 익히 알고 있는 일반적인 개념의 밤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밤의 이면에 감춰져 있는 진정한 밤이 있지요. 후후후…….”



 또각, 또각.

 경쾌한 하이힐 소리가 골목 안 가득 울려 퍼졌다.
 설사 남자라고 할지라도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골목을 지나갈 때면 오싹한 기분이 들기 마련인데 가녀린 체구의 여자가 인적이 드문 골목을 홀로 걷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빼어난 미모를 지닌 20대 초반의 여자였다. 수수한 스타일의 투피스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그것으로 여자의 미모를 가릴 수는 없었다.
 골목을 밝히고 있는 조명이라곤 맞은편에 보이는 카페의 간판과 건물 외벽으로 튀어나온 여관의 네온사인이 고작이었는데도 여자의 발걸음은 매우 가벼웠다. 보기완 달리 상당히 강심장인 모양이다.
 여자가 골목의 모퉁이를 돌아설 때다. 불현듯 휘파람과도 같은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매서운 한기(寒氣)가 휘몰아쳐왔다. 그 기운은 매우 불온하고 음습한 성질의 것으로 온갖 더러운 악의로 형성되어 있었다.

 “귀찮은 꼬리가 붙었네.”

 이런 목소리를 은쟁반 위에 옥구슬이 굴러간다고 표현하던가. 여자의 입술 사이로 매력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도 별로 두려워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무료한 참에 매우 잘되었다는 듯한 태도다.
 여자의 그런 반응에 놀란 것은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사악한 기운이었다. 그녀가 살짝 미소를 짓자 마치 물결치듯 흔들리며 파장을 일으키더니 희뿌연 스모그를 일으키며 점점 구체적인 형상을 띠면서 매우 건장한 체구의 남자로 변모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다섯이나 되었는데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인데다가 다리 사이의 양물을 흉하게 세우고 있었다.
 이 사악한 기운들의 정체는 바로 색귀(色鬼)였다.
 색귀들은 번들거리는 적동색 피부를 지녔는데 하나같이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용모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뱀처럼 긴 혀를 잔뜩 뽑아내어 끈적거리는 타액을 사방팔방에 뿌려가며 흔들어대는 모습은 아무리 비유가 좋은 사람이라도 욕지기가 일어날 정도다.

 -크크크, 이런 으슥한 길을 겁 없이 혼자 걷고 있다니…… 겁을 상실한 계집이군.

 -뭐, 어때? 우리에겐 오히려 잘된 일이잖아. 난 저년에게 상까지 주고 싶은 마음이야. 덕분에 우리가 포식을 할 수 있게 되었잖아.

 -그러게 말이야. 정말 보기 드문 계집이야. 이런 미모는 정말 흔치 않다고.

 색귀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며 그녀의 주위를 맴돌았다.
 여자는 색귀들의 탐욕스런 눈빛이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가자 기분 나쁘다는 눈빛으로 쏘아보았다. 그러나 색귀들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색귀들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기이한 승부욕으로 불타올랐다.

 “보아하니 너희들은 여기가 초행인가 보구나. 안 그랬다면 겁 없이 이 골목으로 들어오진 않았을 텐데 말이야. 꽤나 운이 없는 녀석들이네.”

 여자는 생글 웃으며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뭐라고! 이 계집이 미쳤나.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우리 보고 뭐라고 지껄이는 거지. 우리가 운이 없다고?

 -아무래도 겁을 너무 먹어서 머리가 돌아버린 모양인데. 충격이 너무 컸나 봐.

 -킬킬킬, 상관없잖아. 미쳤건 정신이 멀쩡하건 간에 우리가 재미를 보는 데엔 문제가 되지 않잖아.

 여자의 말에 색귀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어떤 색귀들은 발끈하여 화를 버럭 냈고, 어떤 색귀들은 낄낄거리며 재밌어 했다. 그러나 여자의 지나칠 정도로 태연한 태도에는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것은 곧 색귀들에게 불운으로 다가왔다.

 “눈이 달렸으면 저기 보이는 카페를 좀 봐줄래?”

 여자가 골목의 막다른 끝에 위치한 카페를 가리키자 색귀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그들의 얼굴은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걷잡을 수 없는 공포가 색귀들을 휘감았고 두 다리로 서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심하게 몸을 떨었다.

 -니……르……바……나? 이……이곳은 바……바로……?

 -서……설마 이……이곳에 그 운……운사라는 괴……괴물이 있는…….

 -그럼 너……너는 누……누구지?

 색귀 중 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 내가 누굴까?”

 색귀들에게도 착시현상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갑자기 그녀의 주위로 붉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그것은 강렬한 화기(火氣)였다. 그녀에게서 주체하기 힘든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자 색귀들은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이건 화신(火神) 축융(祝融)의 불꽃! 도대체 너……넌 누구야?

 화르륵! 질문을 던진 색귀의 발아래로 불길이 치솟았다.

 “내 이름은 연희선이야. 카페 니르바나에서 홀 서빙을 맡고 있는 착실한 아가씨랄까? 보시다시피 불을 일으키는 아주 소박한 재주를 지니고 있어. 그리고 너희들이 두려워하는 운사라는 사람은 우리 오빠야.”

 멋들어진 소개와 함께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이는 희선.
 뭔가 잘못되었다고 여긴 색귀들은 처음의 목적도 잊은 채 등을 돌리더니 앞 다투어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순간 그들의 앞에 불길이 치솟으며 거대한 화염장벽을 만들었다. 미처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색귀 하나가 관성의 법칙에 의해 그 불길 속으로 몸을 던졌다.

 -으아아아악!

 희선이 일으키는 불은 물리적인 힘과 영적인 힘을 모두 지니고 있는 화신 축융의 불꽃이다. 화염장벽으로 뛰어든 색귀는 단말마의 비명을 남긴 채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소멸되었다. 색귀들은 그 엄청난 불길 앞에 도주를 포기했다. 그리고 악에 받친 표정으로 희선에게 달려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너라도 해치우겠다.

 -크으, 그거 좋은 생각이다. 우리도 이판사판이야!

 마치 대단한 각오라도 한 듯, 기염을 토하며 날아오는 색귀들. 색귀들이 뿜어내는 사악한 기운이 희선을 집어삼키려는 찰나,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맞은편의 니르바나 카페로부터 순양(純陽)의 기운이 노도처럼 밀려나와 색귀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그 중 가까스로 소멸의 위기를 모면한 색귀 하나가 꽁지가 빠지게 달아나자 희선이 불꽃을 일으켜 깨끗하게 태워버렸다.

 “이제 오냐? 좀 일찍 좀 다녀라. 여자애가 지금 몇 시인데 밤늦게 돌아다니는 거야. 어떻게 넌 한번 심부름을 시키면 함흥차사야.”

 언제 나왔는지 수한이 카페 출입문 앞에서 커다란 합죽선으로 부채질을 하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차도 없이 인천까지 다녀왔는데 이 정도면 일찍 온 거지.”

 희선이 지지 않고 혀를 살짝 내밀며 대꾸했다.

 “내가 시킨 일은?”

 수한이 부채를 접으며 묻자 희선은 숄더백에서 아주 작은 호리병을 꺼냈다. 호리병은 잘 익은 대추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었는데 주둥이는 누런 황지에 경면주사로 길상도안을 그린 부적으로 봉해져 있었다.

 “근데 도대체 이게 뭐야? 조그만 게 꽤 무겁더라. 무슨 커다란 돌덩이를 짊어진 기분이었어. 금덩어리라도 들었나?”

 “넌 몰라도 돼. 알면 다쳐, 자슥아.”

 “쳇, 맨날 몰라도 된데. 오빤 항상 그런 식이더라.”

 “빨리 들어가서 옷이나 갈아입어. 저기 모수 영감이 새로 손님을 데려오고 있다. 이번엔 어여쁜 아가씨네.”

 투정을 부리던 희선은 수한이 부채로 가리키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희선이 걸어왔던 골목 어귀로 예의 중절모를 눌러쓴 모수선생과 세련된 정장차림을 한 20대 중반의 여자가 막 들어서고 있었다.

 “근데, 오빠는 왜 항상 저 아저씨보고 영감이라고 불러?”

 “영감이니까 영감이라고 부르지.”

 “에이, 보기에는 많아야 서른 안팎으로 보이는걸. 영감은 너무 심했다.”

 “너 아직 몰랐냐? 저 인간, 겉보기에는 저래도 실은 내년이면 환갑이야. 주책바가지처럼 주안공(朱顔功)을 써서 젊어 보이는 거라고.”

 “정말? 웬일이니, 웬일이니. 정말 주책이다.”

 “그치? 네가 보기에도 그렇지. 영감이 정말 주책이라니까.”

 모수는 수한과 희선이 자신에 대해 입방아를 찧는 줄도 모르고, 두 사람이 카페 앞에 나와 있자 마중을 나온 것이라 여기며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까지 흔들었다. 수한과 희선도 시치미를 떼고 살짝 웃으며 화답했다.

 “그나저나 저 아가씨는 어떤 이유로 진야에 발을 들여놓았을까. 꽤 기대가 되는걸.”

 어쩌면 당신도 진야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늦기 전에 카페 니르바나를 찾아오십시오.
 진야의 어둠에서 길을 잃고 있는 당신의 영혼을 구원해줄 것입니다.
 혹시, 카페 니르바나에 의뢰할 일은 없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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