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월드라는 단어 생소하시죠? 당연하죠. 며칠 전 결혼한 친구들이랑 간만에 모여서 술 한잔하며 만들어낸 단어니까요.
며월드, 맞습니다. 며느리월드...... 이제 예전같은 그 빡신 시월드는 별로 없죠. 요즘은 며느리들이 시댁보다 더 악독해진 세상입니다.
우리 어머님 시절 때처럼 시어머니 말씀 잘 듣고 집안일 잘 하고 남편 뒷바라지 잘 하는 며느리이자 아내는 요즘 세상에 눈 박박 씻고 찾아봐도, 라섹 라식 다 하고 찾아봐도 찾기 힘들죠.
맞벌이하니까? 맞습니다.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우리 어머니 시절 때의 며느리이자 아내는 이제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맞벌이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시어머니에게 잘 하고 남편 잘 챙겨주는 아내, 있긴 있습니다! 왜 없겠어요. 찾기 힘들 뿐...
며칠 전 술자리를 같이 한 친구들은 대학교 친구들입니다. 모두 유부남이구요. 우린 모여서 갑자기 시월드와 처월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죠. 솔직히 시월드 이야기는 여자분들이 라디오, 결시친게시판, 친구들 등 매우 넓은 분야(?)에서 글을 많이 써올리죠. 남편욕, 시댁욕, 남친욕까지...
하지만 우리 남자들은 처월드, 무개념아내, 마마걸여친 뭐 이런게 자랑거리도 아닌데다가 라디오나 결시친게시판 같은 류에 써올리기 귀찮기도 하고 그냥 속으로 담아뒀다가 정말 친한 친구들끼리만 얘기하곤 합니다.
왜 처월드보다 시월드가 더 유명(?)해졌을까요? 위에 말한대로 여자분들은 매우 광범위하게 시월드 욕을 퍼뜨리고 다니니까요. (중복 내용인가요?ㅎㅎ)
여튼, 우리는 난생 처음으로 처월드 욕하고 아내 욕... 욕까지는 아니고 가벼운 흉보기?
"아이구, 우리 장모님은 내가 현금인출기인 줄 알아~~~ 다른 어르신들은 사위가 명품가방 하나 사주고 해외여행도 보내줬다는데 자네는 뭐 없나? 이러면서 노골적으로 뭘 요구해. 여자들은 결혼 후에 효녀가 된다더니 그 말이 딱이야.ㅠㅠ"
"아이구, 말도 마라. 우리 장모님은 거의 매일 내 집에 와서 자기 딸 집안일 하는 것 좀 거들라고 하더라. 아내는 맨날 칼퇴근하고 집에 가서 쉬는데 나는 맨날 야근하고 철야하고 회사에서 자고 주말에도 일하고... 돈도 내가 훨씬 많이 버는데 주말에 좀 쉬면 안되냐구ㅠㅠ 근데 이 무당같은 장모님은 쪽집게처럼 알고 통보없이 찾아와서 괴롭힌다니까. 전세집 구할 때 처댁 돈 10원도 안받았는데 왜 이렇게 처월드에 시달려야하냐고ㅠㅠ"
"너희들은 그래도 낫다. 우리 아내는 옷 사달라 화장품 사달라 어린애처럼 맨날 뭐 사달라고 떼 쓰는데, 내가 안사주니까 내 카드로 백화점 가서 30만원치 화장품을 산거야. 내가 왜 남의 카드를 들고 가서 긁었냐니까 어린애처럼 울더니 지 엄마한테 전화해서 남편이 괴롭힌다고, 폭언한다고;;; 장모님이 바로 나 불러서 자기 아들 혼내키듯 혼내더라니까. 자초지종 설명 드려도 막무가내야. 내가 이 나이에 억울하게 끌려가서 매번 혼이나 나야겠냐고."
"너희는 처갓집이 문제냐? 난 아내가 짜증난다. 결혼 전에는 자기가 요리할테니 설거지는 나보고 하래. 그래서 알았다고 했지. 근데 결혼 후에는 아내가 요리? 컵라면도 안끓여줘.ㅠㅠ 아내는 일도 안하는데 집에서 뭘 하는지... 요리 해주려고 한식 학원 다니는데 학원만 다니고 요리는 언제 해줄지 참... 근데 희한하게 설거지 거리는 많이 생긴다? 물론 설거지는 내가 다 하고;;; 그리고 지난번에는 울 어머니가 집에 한번 오시겠다고 하니까 아내가 어머니한테 왜 굳이 올라오시냐고;;; 무슨 일 때문에 올라오시냐고;;; 울 어머니 기가 차서 당황해하시더라. 근데 처갓집에는 울 집 비번 다 알려주고 너(친구)처럼 집에 막 찾아와. 장모님은 빈손으로 오셔서 집에 가실 때는 손 무겁게 하고 간다. 아주 그냥 돌겠다;;;"
뭐 이런 류의 대화였습니다. 이런 대화를 하던 중에, 마치 군대 이야기하듯 이야기 봇물이 터졌고 대부분은 아내(며느리)가 어머니에게 막말하고 대들고 이유없이 싫어하고 시월드 겪는다고 처갓집에 왜곡해서 이야기하고 그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며월드'가 시작된거죠.
요즘 세상은 진짜 시월드는 한물 가고 며월드가 도래한 듯 합니다. 며느리들의 반격이죠. 반격이라고 할 것도 아니네요. 시월드 겪은 분들은 우리 어머니 시대의 며느리들 중에서도 일부였고, 요즘 며느리 대부분은 시월드는 커녕 남편에게 처월드나 겪게 안하면 다행인 세상이니, 며느리들의 반격이 아니라 신세대 며느리들의 시댁 침공이 더 맞는 표현이겠네요.ㅋㅋㅋ
물론, 시댁과 며느리가 매우 절친한 관계인 집안도 많습니다. (위에는 찾기 힘들다고 했지만, 찾아보면 백사장 조개껍질 조각 찾는 정도의 비율만큼은 많을겁니다.) 시월드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시댁과 며느리 사이가 '심각하게' 안좋은 집안은 사실 극소수죠. 며느리가 문제일수도 있고, 시댁이 문제일수도 있구요. 남편 입장에서 보면 아내가 문제고, 아내 입장에서 보면 시댁이 문제인거죠.
시각 차이이긴 한데, 우리 남편이자 사위들은 처월드를 겪어도 무개념 아내의 행동에 시달려도 하소연을 잘 안합니다. 저처럼 이렇게 글로 쓰는 일은 거의 없어요. 남자들은 인터넷에 자기 사생활에 관해 익명성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이렇게 까발리는거 좋아하지는 않거든요.(물론 그래서 저도 저의 처월드와 아내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ㅎㅎㅎ)
친구들이랑 얘기하다보니, 진짜 요즘은 시월드보다는 며월드의 시대구나 하는걸 깨닫게 되더군요.ㅋㅋㅋ 물론 우리는 그 술자리에서 얘기가 딱 끝났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낸거죠. 우리 남편들의 처월드 시달림과 무개념 아내의 행동에 관한 이야기는 라디오나 인터넷 게시판 등으로 새어나가지 않을겁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다면요.ㅋㅋ
이 세상 며월드님들, 시월드님들, 그리고 처월드님들... 서로 자기 진짜 가족 아니라고 헐뜯고 웬수처럼 생각하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고 그러는거... 굳이 그럴 필요 있나요? 그냥 서로 잘 지내면 안됩니까? 무개념 시댁 때문에 안되겠다구요? 우리 남편들은 뭐 처월드가 정상적인 월드라서 잘 지내려고 노력하는 줄 아나요? 좋은게 좋은거고, 상대방 집안 월드 사람들은 내가 죽으면 장례식장에 와줄 사람들인데, 짧은 인생 굳이 싸우면서 지낼 필요 없잖아요. 저도 지금의 처월드는 그다지 맘에 들지않고 가끔 진짜 주먹을 부를 정도로 짜증나게 하는 상황이 많지만 항상 웃으면서 대하고 살갑게 대했더니 조금씩 마음을 여시더라구요. 우리 아내도 처녀 시절 사랑과전쟁을 통해 세뇌된 부정적인 시월드 이미지를 얼른 지우고 시댁과 친하게 지내고 잘 어울렸으면 좋겠네요.
며월드 분들, 시월드 분들, 처월드 분들... 이 단어들이 나중에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단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하게 끝맺네요;;;; 죄송;;;)
PS. 결시친 게시판 애용자 여성분들은 살포시 반대(비추) 누르고 가주세요^^ 악플도 환영합니다!!
PS2. 참고로 저희 아내는 며월드를 시전하는 여성이 아닙니다.ㅋㅋ 시댁에 무척 잘 하고 살갑게 굴구요. 저도 물론 처갓집에 항상 미소로 대하고 맛있는거 생기면 울 친부모님보다 처갓집에 먼저 챙겨드리곤 해요.ㅋㅋ (전 어찌보면 결혼 후 오히려 불효자가 된 케이스ㅠㅠ) 울 아내는 성형 무! 연애 전에도 화장 무! 좀 어린애처럼 잘 삐치긴 하지만, 그만큼 금새 잘 웃고 그런 마눌님입니다^^ 마눌님 잘 하기에 따라서 시월드나 처월드, 며월드가 즐거울 수 있고 제가 잘 하기에 따라서도 마찬가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