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는 죄가 없다.
마시는 사람의 문제일 뿐이다.
술은 비와 같다.
옥토에 내리면 꽃을 피우지만,
진흙에 내리면 진흙탕을 만든다.
- 배명목 -
불편하고 지루한 장마가 계속되고 있고 밤새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1. 새벽 내내 많은 비가 예상된다는 기상정보를 접하고 우비를 입고 배달을 시작했다. 그러나 비는 쉬이 내리지 않고 땀복(우비)덕에 한바탕 숨막히는 사우나(!)를 해야 했다. 만나는 동료들마다 “안 더워?” “너무 힘들어 보인다” “비도 안 오는 데 웬 우비?” 라며 한 마디씩 했다. 놀리듯 실실 웃으며. ‘아, 나도 무지 덥거든! 헉헉.. 자꾸 말 시키지마! 헉헉.. 죽겠어! 헉헉..’ (아, 기상대여..) ㅠㅠ
2. 마지막 배달 구역에서야 ‘이젠 비가 안 오겠지..’ 하고 그냥 신문을 싣고 나갔다가 갑작스런 폭우(!)를 만났다. 헉!!.. 서둘러 다시 지국으로 돌아가 비닐 코팅 작업을 하느라 난리가 아니었다. 에궁... -.-;;;
3. 미끄러운 빗길에 바이크가 넘어졌고 신문이 바닥에 쏟아졌다. 뒤따라오던 자동차에 양해를 구하고 허겁지겁 신문을 챙겼다. 비닐 코팅된 신문이라 다행히 젖진 않았지만 순간 마음이 흠뻑 젖고 말았다.
4. 동료 Y가 길가 맨홀 뚜껑을 덮은 장판 위로 미끄러져 다리가 다쳤다. 넘어진 바이크에 다리가 깔려서 그만.. (비 오는 날엔 맨홀 뚜껑, 철판, 방수바닥, 과속 방지턱 등이 매우 미끄럽다. 어두운 골목에선 특히 주의해야 한다.)
5.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12층에서 멈춰서 있었다. ‘점검중’ 이라는 표시와 함께. 이번 장마기간 중 벌써 두 번째다. 빗물로 인해 배선상태에 문제가 있는 걸까. 덕분에 8층까지 계단으로 오르내리느라 다리가 후둘후둘.. 헐...
장마가 시작되기 전 이런 생각을 했었다.
피해갈 수 없는 장마라면 비 오는 날을 힘들어하기보다 오지 않는 날을 감사해하며 지내자고. 그러나 연일 계속 내리는 비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이리도 간사하고 변덕스러운 모양이다. 늘 당연하게만 생각됐던 그 맑던 하늘이 아쉬운 요즘이다. 평소 무심하게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도 결국 없어 봐야 그 소중한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일까..
허나 어쩌리. 묵묵히 견딜 수밖에. 암담했던 지난 겨울처럼.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야겠다. 너무 투덜대지 말고. 누구의 말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니..
* 후기
택배 일로 자주 저희 집에 오시는 어르신.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서두르지 마십시오.
책은 상할 일이 없으니 하루쯤 미뤄져도 상관없습니다.
천천히 다니세요. 조심조심 천천히.. ^^
* 토토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