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자식한테 칼들이대는 엄마, 미치겠어요

롤럴롤 |2013.09.14 10:34
조회 2,012 |추천 5

글이 굉장히 길어지긴했는데
어디에도 말못할 사연이라 꼭좀 다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방탈이라면 죄송합니다ㅜㅜ


21살 여자사람입니다
저희엄마는 아주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일단 엄마는 화가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서
같이 죽자던가, 학교에 자퇴서를 내라던가합니다
어렸을 때는 식칼을 몇번 들이댄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칼끝을 제 몸에 거의 닿을 듯해서 진짜 깜짝놀랐습니다


대학에 들어오고 나서 저는 술도 밤새먹고싶고 외박도하고싶지만
저는 12시 칼 통금에 엠티 외에 그 어떤 외박도 허락되지않아요
(친구들과 여행, 찜질방에서 자기, 친구집에서 자는 것도 안됩니다)


엠티도 갈때마다 눈치를 봐야하고 설령가더라도 확인전화는 꼭 하고 때로는인증사진도 보내줘야합니다
기본적으로 의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저는 중1때부터 고3때까지 가장꾸미고싶을나이에 꾸미지못하고
학생은 정직하게 공부해야한다는 고리타분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많이 억누르고 살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영화 두 편보고, 친구들이랑 밖으로 놀러간건 삼년내내 한번 매점에 간건 열번도 채 안됬던 기억이나네요


제가 그러고싶어서 그런게아니고
전 굉장히 활동적이고 꾸미는 걸 매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근데 제가 그만큼 많이 억누르고 살아온거구요
대학에 오면 조금은 달라질수 있다는 기대감에 초중고등학생 때 한 번도 탈선한적없었습니다


엄마는 저를 믿는다고하면서도 끊임없이 의심을 합니다
아직도 엄마눈에는 제가 어리고 애기같이 느껴져서 그런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진취적이고 목적의식없이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또래에 비해 미래에대한 고민도 많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제 삶은 챙기면서 놉니다

엄마를 보면서 저렇게 크지말아야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생각하다보니

무조건 다양한 경험 (아르바이트도 1년반동안 종류별로 다양하게 5개넘게했던 것 같아요)을 쌓으려고하고
사람도 많이만나고 대외활동도 꼭 챙겨서 지원합니다

나름대로 야무지게 살려고 노력하는데 믿어주질않네요ㅜㅜ

그런데
대외활동을 하려고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려고하면 무조건 못하게 막아요
그 이유는 성적관리를 하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일학년 일학기때 장학금을 한 번 타서그런지 장학금타는게 당연한건줄 압니다....

제가 첫째라 더 그런거같고 장학금을 타도 기뻐하긴하는데 이정도면 잘했다 얼마나 고생많았냐라고 하는게 아니라
다음엔 1등장학금이 아니라서 조금 아쉽다고 다음엔 더 열심히해서 꼭 타라고 하는, 욕심이 많은사람이에요)



장학금을 못받으면 밤새 잠을 안재우고 왜 장학금 못받았냐 열심히 하지 않았냐는 주제에 대해 동이틀때까지 얘기해야합니다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거나
가끔 심기를 불편하게 대들면 학교에 전화해서 다 뒤엎겠다고 협박을 하거나 얼굴에 침을 뱉기도하고
때리고 꼬집거나 머리채를 잡고 미친듯이 돌려대거나 화장실에 불끄고 가두거나 합니다

그리고 자퇴하라거나 자살하ㅏ자고할때 그러자고하면 진짜 그럴사람입니다
그래서 함부로 대들면서 차라리 죽이라고 말 못합니다
진짜 저 죽을수도있거든요..
깜빵가서 콩밥먹고 자식을 죽였다는 고통에 괴로울지라도 끝을보는 성격이라 절대 그런말못합니다 진짜 절대..

이렇게쓰니까 거의 학대수준같은데
사실 저는 어렸을때부터 이렇게 혼나와서 어느정도 면역이 되어있긴하지만 여전히 짜증나긴합니다

특히 얼굴에 침뱉을때... 진짜 그것만큼 기분나쁠수가 없네요
제발하지말라고 사이좋을 때 얘기해봤지만 화가나면 그 순간에 못참는 것 같아요


저는 한 번도 제대로 대들지 못하고 엄마 기분이 틀어지면 짧게는 이틀 길게는 일주일내내 저렇게혼나야합니다
문제는 제가 잘못했을때뿐아니라 자기가 밖에서 기분나쁜일이 있으면 그걸 다 저에게 풉니다

제가 대들거나 말대꾸라도 하면 오히려 싸움이 길어지고 피곤해져서
그냥 꾹꾹 참고 무조건 미안하다 다신안그러겠다 엄마말잘듣겠다 합니다
근데 머릿속에선 온통 자살하고 싶고 집나가고싶은 생각뿐입니다


여기까지 들으시면 저희 엄마가 거의 미친사람같겠지만(친구들은 장난으로 너네엄마혹시 계모아니냐고도합니다ㅋㅋ)

사실 엄마도 나름대로 이렇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엄마는 아주 늦둥이로 태어나 오냐오냐 사랑을 많이 받고 외할머니할아버지가 혼낼땐 그렇게무서우셨다는데 유일하게 승질나면 밥상머리를 엎을수있었던건 엄마뿐이였었다고합니다

그때 아마 화를 참지못하는성격이 형성된것 같아요
화가나면 앞뒤안보고 자기가 죽고 내가 죽더라도 끝장을 보는 성격이에요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사람은 막을길이 없습니다)


또 엄마는 통금이 9시였고 아빠가 첫연애 (30대초반에결혼)인걸보면
참 사람도 경험도 부족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그래도 인생의 절반을 살아왔으니 어떤 삶의 지혜는 있지만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해하는데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또 의심이 많은건 아빠가 속을 많이 썩였기때문입니다
술 유흥 여자를 좋아하다보니
그것때문에 엄마를 많이 속썩였어요

또 십여년간 직업이 없어서 엄마혼자 저희 가족을 다 부양하기도 했구요
아빠는 용돈받고 집안일하고 그랬습니다(뭐 집안일도 남자가 왜하냐고 투덜대긴했지만요)

지금은 이혼해서 따로살지만 외국나가서 외국 젊은 여자랑 동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아빠가 원래 어떤 사람인지 알아서 별로충격적이지도 않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마는데
엄마는 충격이 이만저만아닌가봅니다

아빠는 엄마가 임신했을때 성병오르게 하기도 했고
엄마 앞에서 술집여자 가슴 만진적도 있고
무당에게 시켜서 엄마를 죽으라고 사주한적도 있다고 하네요

믿기어려우실수있으나 다 진짜고 저는 어렸을때부터 귀에박히며 오십번도 넘게 들은 얘기라 지금은 별로 충격적이고하진않아요
가끔 왜 저런사람이 내 아빠일까싶기도하지만 뭐 어쩌겠나요..


엄마가 남편팔자가 진짜 없는것 같습니다
매번 그렇게 당하면서도 본인이 그걸알면서도 정이 많은 사람이라 아빠에게 돈을 주고
아빠는 그 돈으로 기집질을 합니다


근데 제생각엔 엄마가 이별을 난생 처음겪고 사람한테 치이지않고 집에서만 자라서 이런일을 당한것 같아요
과연엄마가 어렸을 때부터 이남자 저남자 많이 겪어봤으면 남자보는 눈이 이렇게 없었을 수 있었을까요?
백일 사귀고 삼성에서 일하고 집이 부자인것같아서 결혼했다고합니다
그 사람 인성이 더 중요한건데말이죠


아무튼 그리고 또 하나 엄마가 사람경험을 많이 못해봤다고 느끼는게
진짜 별것도 아닌말에도 상처를 많이받기 때문이에요

엄마는 상처주는말 엄청하면서
(예를들면 만약 제가 친구랑 싸웠다고 하면 기분좋을땐 차분하고 엄마답게얘기해주지만 기분이 안좋으면 니년이 그러니까 친구랑 싸우지 이왕따년아 라고 합니다^^..

아니면 애비가 버린 쓰레기년들 내가 거두는데 니들 다 버리고 가고싶은거 꾹꾹 참는거 모르냐고 행동똑바로하라고 소리질릅니다)

제가 뭐만 사소하게 말하면 혼자 엄청 상처받고 하루종일 사람괴롭히고 평생 울궈먹어요..

그리고 일을하다보니 원래예민한사람이 더 예민해진거같기도하구요

위에 심한말은 홧김에나오는거고 진심이 아닌건 저도 압니다
그래도 할말못할말은 가려서좀 했으면 좋겠는데 제가 차분하게 이렇게말하면
자기도 속상하긴한데 못고치는모양입니다

그리고 엄마는 늘 엄마가 다른 엄마들이랑 같은 상황이냐고
나도 남편한테돈받으면서 편하게살고싶은데
니들 벌어먹이고살려다가이렇게된걸 어떡하냐고 합니다

근데 엄마가 힘든건 이해합니다
저희가 식구도 많아서 매달 천만원씩 생활비 등등이 들어가고
그걸 엄마혼자 벌기에 감당하기 힘든 것도 알고,
또 혼자서 우리들한테 항상 부족함 없이 다른사람들앞에서 주눅들지 않게 키우려고 금전적으로 부족하지 않게 노력하는거 알아요


자식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화낼때는 정말 미친사람처럼 온갖화풀이를 다하지만
기분좋을때는 내새끼 이쁘다고하면서 사랑한다는 표현도 자주하고
엄청 푼수처럼 굴면서 누구보다 잘해줍니다

만약 제가 혼나는 만큼 사랑받지 못했더라면 지금쯤
사이코패스가 됬거나 정신지체자가 됬을지도모르겠네요..^^....ㅎㅎ..

나름대로 장점은 있어요
일단 칼들이대는걸 몇번 당해봐서 살인마가 어느날 갑자기 들이대도 좀 덜 무서울거같고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머리채잡고 혼낸적이 많아서(심지어 대학친구들 앞에서도ㅎㅎ)
별로 쪽팔린거 모르고 당당하고

화가나면 제 옷을 가위로 자르거나 아끼는 책을 북북찢거나 그외앞서말했던 온갖 언어폭행과함께 상처주는 말을 많이들어서

알바할때 상사가 심한말을 해도 별로 상처안받고 잘 웃으면서 대처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내가 싫어서한말은 아닐테니 그런것에 대한 이해심도 생기구요



저라고 노력안해봣을까요?
안녕하세요에 제보도 해보고 장문의편지도 써보고 차분하게 말도해봤지만
사람성격이라는거 잘 안고쳐지더라고요

더더군다나 엄마는 인생의절반을 한결같은 성격으로 살아와ㅅ으니까 더 힘들겠죠ㅎㅎ...


다 이렇게 된 이유가 있으니 이해합니다
안타깝기도하고요..
근데 저도 21년간 받아주고 엄마가 아무리 화내고 짜증내도 매번 다참고 받아주다보니 너무 힘들기도하네요


무엇보다 저한테 어린 막내가있는데 아직 초등학생인데
저혼낼때처럼 안혼냈으면 좋겠는데
계속 같은 방식으로 혼내니까
인성이 잘못되진않을까 걱정되기도합니다

제 첫째동생이랑 저는 이미 면역도 생기고 엄마의 훈육방식에 적응을해서
괜찮지만 막내는 그게 아니니까요..


한사람일대기를 쓰려다보니 길어졌네요
저보다 더 심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희엄마가 절대 남들과 같진않으니까요...ㅎㅎ
친구들은 너는 너희엄마를 엄마로 보는게 아니라
하나의 사람으로 보는거같다고 진짜신기하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저도 이렇게라도 이해못했으면
제정신은 아니였을거에요ㅠㅠ


어떻게해야할까요
평생 이렇게 살수는 없을텐데...


다 쓰고나니 좀 횡설수설하네요
더 말씀드리고싶은건 많지만 그렇게되면 책 한권은 내야할거같아서요

다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추천수5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