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가 그 여자와 동거를 시작한 것은 7년전인가? 8년전인가 그랬다.
친구가 다니고 있던 직장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취직한 그 여자와 같은 팀으로 근무를 하면서
서로에게 끌리게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동거를 하게 되었다.
동거를 할 당시만해도 그들은 정말 한푼도 없이 단칸방에서 두 몸뚱이만을 밑천으로 손이 부르트도록
고생을 하면서 한푼, 두푼 저축하면서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
그리고 IMF로 인하여 둘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자 친구는 중고차 매매상을, 여자는 골프장 캐디로 서
로 부산과 경주에서 주말부부(?)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여자는 원치 않게 임신을 하게 되어 두번인가 세번인가 낙태를 했다.
돈이 없어 애를 낳게 되면 도저히 애를 온전히 키울 수 없게 될까 두려워서, 그리고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데 그 돈이 없다고 하면서. 그렇게 그들은 악착같이 살아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열심히 사는 그들이 참 부러웠다. 정말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 아파트도 장만하고, 차도사고, 여러가지 가전제품도 사고( 우리 친구들집 중에서 드럼세탁기를
가진 유일한 집이다.) 정말 사는것 처럼 살게 되었다.
그러던 중에 여자의 아버님이 돌아가시게 되었고, 그 여자의 친, 인척들이 별로 없어 문상객이 별로
없다는 친구의 말에, 그 새벽에 친구들을 전부 불러모아 친구의 장인이 되었을 그 어른을 위해 문상
을 갔고 친구와 그 여자의 불효를 탓하며 같이 가슴아파하기도 했다.
우린 그렇게 친구와 그 여자가 결혼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도 2003. 12.월이면
그녀가 경주에서의 생활를 접고 자기랑 같이 살면서 생활할 것이라고, 자기의 수입도 괜찮아 졌다고
하면서 자랑스레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올 겨울에 국수 한그릇하는구나, 에고....난 언제가나 하며
부러워하면서 나도 장가 갈려고 생난리를 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2003. 12. 중순경, 친구가 결혼하다고 하여 축하한다고, 정말 오랜 세월이었다고
말해 주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여자가 달랐다.
10년 세월, 그 궁박한 세월을 같이한 그녀를 버리고, 자기가 상주가 되어 초상까지 치뤄낸 그녀를
버리고, 돈 때문에 낙태를 세번이나 한 그녀를 버리고, 한번 잘 살아보겠다고 객지에서 온갖 고생을
하면서오늘을 만들어 낸 그녀를 버리고 딴 여자랑 결혼을 한다고 하는 것이다.
더욱이 그 여자는 남자의 여자친구란다. 그 여자가 경주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동안 그 남자는 자신
의 여자친구와 친목계를 한다며 만나서 그렇게 눈이 맞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친구가 임신을 하게 되었고 이제 결혼을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자친구는
친구의 위와 같은 동거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알고 있는데도 모든것을 다 이해하고 결혼을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물어봤다. 그 여자는 어떻게 되었냐고? 섭섭하지 않게 해주었고, 잘 정리되었다고.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섭섭하지 않게 해주었다고??????????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고??????
도대체 누가 누구를 이해해야 하는지,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그러면서 자신들의 결혼을 축하해달란다.
친구로서...그런데 난 도저히 진심으로 축하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
그 여자의 피눈물이...그 세월의 통한이 느껴지는데, 축하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