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동안 바쁘게 지내다 이제서야 확인했는데떡하니 맨 앞 화면에 제 글이 있어서정말... 창피했습니다.
왜 답도 없는 이런글을 남겼냐고 누가 말씀하셔서..사실 제가 이글을 남길때의 심정은 이랬습니다.
당장이라도 똑같은 짓으로 되갚아주고 싶은 마음,내 자신이 창피해서 누구에게도 말할수 없는 답답한 마음,내가 그러면 아기는 어쩌나 싶은 걱정스런 마음...
정말 말할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글을 남긴거였어요..억지로 지어내서 쓸만큼 글 솜씨가 좋다거나, 한가하지도 않았구요.원래 네이트 판에도 핸드폰에 어쩌다 오는 알림이 아니면잘 들어오지도 않습니다.만약 제가 글을 지어낼 그럴시간이 있었다면 차라리 무거워진 몸, 조금이라도 피곤을 풀려고 잠을 자지 않았을까 합니다.
많은분들 말씀대로 참아줘야 하는게 당연한게 아닌, 저를 소중히 여겨주는게 더 당연한거라는 말씀.. 그런생각을 갖고있는 제가 멍청하다는 말씀..정말 도움이 됐습니다.읽이 힘든 쓴소리들이 더 많긴 했지만, 그런 안좋은 생각을 갖고 있던 제가 한심하더군요..
예랑이와 저는 사실 6년 연애를 한 커플입니다.그동안 한번도 여자문제나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싸운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처음 겪어보는 이런일에 회의감 반, 실수일지도 모른다는 마음 반..
그리고 그 얘기를 예랑이에게 직접 듣던 날,저의 평소 신조가 절대 서로에게 거짓말은 하면 안된다 였기에솔직히 말해달라고 했던거였습니다.예랑이도 정말 어렵게 얘기를 했고그때 했던 행동들이나 그런것들은그날 촉이 남달랐던 제가 떠보다보니거짓말을 못하던 예랑이가 무심결에 대답을 해버리면서 알게된 거였구요..
님들 댓글처럼 제가 미련하고 바보같았던거라 생각을 했습니다.아무리 그래도 서로에게 숨기는게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을 했던 내가 바보였구나뭐 좋은얘길 듣자고 자꾸 사람을 떠봐서는그때일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아버렸나..이 인간도 미쳤지만, 나도 미쳤구나..
어쩌면 오히려 바보같았던게 나였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됐구요.
그 일을 알게된 다다음날, 출근을 해서 같은 자리에 있던 친구를 봤습니다.같이 밥먹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으니친구가 같이 퇴근을 하자고 말을 하더군요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정말 첫마디로" XX(예랑이)가 너한테 돈 보냈더나? 니 카드로 긁었다며 "친구가 당황해 하길래 정말 미친듯이 퍼부었습니다.늬들이 진짜 내 10년지기 친구냐, 홀몸도 아닌 나한테 죄책감을 안느끼느냐 등등하도 쏘아붙여서 제대로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당혹스러워하는 그놈 얼굴을 보니 그나마 좀 속이 풀리더라구요.
그리고 그날 밤 예비시댁을 다녀오는 길에 예랑이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친구랑 얘기도 했으니 이제 결정을 내리자고.어차피 엎질러진 물, 책임을 지더라도 니가 직접 지으라고..어렵게 나에게 온 아기에게 너같은 아빠는 필요없고 내 아기는 아무 잘못 없다고..결혼식을 하고 살더라도 그냥 우리 지금처럼 서로 말 없이형식상의 부부인척 평생 그렇게 살면서넌 너대로, 난 지금처럼 내 일 하면서내 아기랑 둘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집에 가려는 절 자꾸 붙잡길래지금 자꾸 잡으면 난 당장이라도 니가 쓴 금액만큼 그대로 술 마시러 갈테니 잡지 말라고 했습니다.
마음을 굳게 잡았습니다.이것보다 더 힘든일이 많을테지만, 이제 이 사람만을 의지하며 살 수는 없을테니저 혼자서라도 다 견뎌내 보이겠다며 다짐을 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그 다음날 여러가지 일 때문에 예랑이의 회사 사무실로 갔다가 회사 직원들 앞에서 서약서를 받았습니다.
서약서의 내용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며칠전 일에 대해 써있을 뿐더러마지막 조항에는 앞으로 이런일이 다시 있을 경우에이혼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이 있었거든요.
그걸 회사사람들 앞에서 동영상이 찍히는 채로 읽어주더군요
알고보니 사실 그날이 제 프로포즈를 해주기로 회사분들이랑 계획을 했던 날인데몇일 전에 그 일을 저지르고 나서 예랑이가 회사사람들에게 지 잘못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거기 계시던 모듈러 한분이 저랑 동갑인 여자분입니다.그분이 너 큰 실수 한거라며, 많이 혼냈던 모양입니다.전 사실 그 얘기를 하고 싶지도 않아 말 한마디 안하고 있었거든요..얘기를 하면 정말 더는 못 견딜것 같아서..
그 모듈분이랑 상의를 해서프로포즈는 예정대로 하고서약서에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조항을 집어넣고동영상을 찍어서 남기고, 공증까지 하라고 해주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도 정말 억울하기만 하고, 화가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힘들어서 울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댓글을 다시 읽어보다가한분의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신랑보다 아기가 더 소중해질거라는 말씀..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게 되더라구요 저도 바보같이..
저와 예랑이를 질타하는 댓글들 사이에서 그걸 보니 눈물이 더 나더군요내가 이렇다 저렇다 속상해하고만 있어봤자이미 결혼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그 안에 제가 결정내리기는 힘들테고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다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앞으로의 쓴 말씀들로 걱정아닌 걱정을 해주셨네요..
그래서 우선 동영상과 사진, 공증된 서약서 등 남길건 남겼고, 예랑이가 스스로 회사사람들에게 치부를 들어내 저에게 확인까지 시켜줬으니..남들이 봤을때 내가 미련하고, 앞으로의 일이 불보듯 뻔할지도 모르지만한번은 참아보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제글에 댓글 남겨주신분들에겐 미련하고 바보같아 보이겠지만다시 한번 참아보려 합니다.
제 글에 보여주신 많은 관심 감사드립니다.남겨주신 댓글도 이미 저장을 해놨으니앞으로 두고두고 읽으며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일어나더라도 다시는 용납해주지 않도록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더 댓글이 달려도 비슷한 내용일거라 생각되어 원래 쓴 글은 지우려고 합니다.이해 부탁드립니다.몇일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