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성폭행 당할꺼라고 말하는 아줌마

촌녀자 |2013.09.25 17:42
조회 4,971 |추천 5
안녕하세요. 25살 촌녀자입니다.
눈으로 읽기만 하다가 글 적는 거는 처음이네요. 어색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
올해 초 겨울에 있었던 이야기 입니다. 
콘서트를 보기 위해 친구와 함께 서울로 1박 2일 놀러 갔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를 보는 마음에 엄청 들떠 있었지요.
일을 하다 보니 돈도 좀 모이게 되고 서울로 출장이나 문화생활을 즐기기 때문에 많이 놀러가는 편이라 그렇게 서울행이 어색하지는 않았죠. 지하철도 잘 타고 다녀요 ! 훗 .. 예전에 반대로 타서 소름돋은 적은 있지만요.
콘서트도 방방뛰는 거라 높은 힐은 못신고 편한 운동화에 누구나 입고 다니는 짧은 반바지와 검정 레깅스, 허벅지까지 오는 검정 코트를 입었어요. 아 그리고 한살 두살 더 먹기전에 탈색도 해보자 해서 주황색에 가까운 머리도 했었지요.
근데 이게 저의 깊은 빡침을 줄지 누가 알았겠어요.
터미널에서 숙소로 가기 위해 지하철에서 친구와 능숙하게 카드를 찍고 탑승을 했습니다. 다행히 앉을 자리가 많이 있어서 럭키하는 마음으로 앉았습니다. 
친구와 수다를 떨며 흔들 거리는 지하철에 있다보니 꾸벅꾸벅 잠이 오더라구요. 2정거장정도 살짝 깊은 잠에 빠졌다가 이상한 마음에 후다닥 깨어났습니다. 많던 자리에 사람들이 다 앉아 있고 몇분들이 서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니와 함께 살기 때문에 자리 양보는 잘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서있는 사람들 중에 양보할 만큼은 노약자 분들은 보이지 않아 다시 졸기 시작했었습니다. 
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 (헤까닥 헤까닥)
정신없이 고개를 저어가며 졸고 있던 순간,
옆에 앉아 있던 친구가 갑자기 내손을 잡고 벌떡 일어나서 문쪽으로 가는 겁니다. 저는 졸리고 어리둥절해서 왜왜? 거리며 친구한테 물었지요.
나 : 왜왜? 내릴 때야? 아직멀었는데?친구 : 미친, 니 못들었나?나 : 멀멀?친구 : 니 앞에 서 있던 아줌마 대놓고 니 계속 까고 있던데?나 : 머? 왜?친구 : 니 보고 저리 입고 다니니 남자가 성폭행하는 거라고, 저러니깐 성폭행 당하지. 대놓고 성폭행당하라고 하네.라고 지껄이던데?나 : 뭐? 내가 왜??친구 : 아, 똘뱅이미친 XXXXXXXXXXXXXXXXXX 
전 제 옷차림이 어떤지 다시 쳐다보았습니다. 살색이라고는 얼굴밖에 없는데... 반대쪽에 앉아 있는 언니는 스타킹도 없이 맨다리에 짧은 치마인데... 긴코트때문에 가려진 바지로 인해 레깅스만 입은 걸로 알고 계셨나... 머리가 노랑색이라 날라리로 보셨나...
 친구는 그 아줌마년 들어라는 식으로 계속 욕을 했지요. 저도 아줌마를 쳐다보았습니다. 아줌마를 우리가 일어난 자리에 냉큼 앉아서 옆에 앉아 있던 아줌마와 애기하며 호응을 받기 위해 계속 애기하고 있더라구요.
아줌마 : 그렇치 않아요? 저리 입고 다니니 요새 뉴스로 성폭행 당하는 여자가 많은 거야옆아줌마 : (처음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 그렇죠
신나게 저를 안주 삼아 까고 있더라구요. 하... 소심한 편이라 그자리에서 얼어 버렸습니다. 친구가 계속 화내며 아줌마한테 따질려고 하길래 저는 됐다고 했지요.
나 : 자리에 앉고 싶었나보지.. 친구 : 옆칸으로 가자나 : 그냥 여기 서있을래.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에휴, 소심하지만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도망가면 지는 것 같이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그아줌마를 계속보며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 아줌마도 옆아줌마 호응이 시원찮자 잠잠해졌지만 저랑 눈은 못 마주치더라구요. 밑에만 보고 있고..
대놓고 내한테 말했으면 대답은 했을 텐데, 
5정거장 정도 뒤에 역에 다와서 내려서도 찜찜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제 옷차림이 잘못되었나요?아니면 그 아줌마는 그저 앉고 싶었을 뿐일까요?아니면 정말 충고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저도 경계심이 많아 항상 주위를 살펴보는 편인데... 
이상 저의 속풀이였습니다.


 
추천수5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