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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응급실에서 울고웃는 환자들 속에서(더 재미없는 이야기,지병-)

오늘의운세 |2013.09.30 22:10
조회 1,993 |추천 8

악플은 하지 말아주세여^^

 

 

 

 

 

우린,

너무나 달랐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비슷한 점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사람은 전형적인 모범생스타일에 그저 일하고 돈벌고 규칙적으로 살아갔고,

교과서 같으면서도 균형적이였다.

나는 늘 힘들고 늘 내게 처해진 상황에서 벗어나기위해 안간힘을 쓰며

살아간다기보다 버티는거였고 늘 부정적이였다.

 

 

무엇보다 오빠는 평범한 가정에서 너무나 평범하게 자랐지만

나는 어렷을때 시설에서 자라다 할머니 손에서 키워지고

살기위해서 늘 세상과 싸우며 남다르게 살아왔다,

 

나는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더 아펐다.

그저 빈혈이란 이름으로 생소하고 괜찮은 것처럼 들릴수 있지만

나는 재생불량성빈혈 환자였다.

고등학교를 다시면서 남들보다 약하고 떨어지는 체력에 자주 아펐고

병명을 알아도 내게 할수 있는 치료는 많지 않았다.

치료받지 않으면 6개월안에 1/3이 죽을수 있는 중증 난치병이였다.

 

 

골수 이식을 하기에 나에게 맞는 공여자도 없었고

다른 치료를 하며 입원생활하기엔 나는 당장 하루하루 사는게 급하고 힘들었다.

그때그때 모자르고 긴박한 순간들을 지내면서

그때그때 수혈받고 생사가 넘나들면서

그런것이 5년이 가까이 되면서 어느순간,

나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버렸다.

어짜피 아기도 못가질거고,

어짜피 난 정상적인 가정은 못가질거니까,

놓아버리는게 편하다고 생각했다.

 

 

수혈받고 한달버틸수 있던게 이주가 되고 일주가 되고

그래서 난 계단오르내리는것조차 힘들어도

잡고 버틸 디딤목같은것 없었고

세상은 늘 나에게 냉혹했다.

이런 환경에 힘들게 벌어놓은 돈을 훔쳐가기도 했고,

일끝나고 늦게 퇴근하는 내 목에 칼로 상처를 내기도 했고,

사기당하고 거짓말하고

내주변에 사람들은 온통 나에겐 적이고 난 철저히 혼자였다.

 

 

 

그러다,

그러다 내가 사고친건가,

이런내가 설레였다.

사람을 믿을수 없는 상태였고

내 치부를 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아픈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

남의 피로 채용검진하며 모두를 속이고

난 평범한채 살아가는 중이였으니까,

 

 

 

그래서 더 방어막을 치기 시작했다.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아프고 곪고 상처나있는 내자신이.

다가가지 않을수록 그사람은 다가왔다.

어느순간 난 그사람 차에서 잠깐 조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보여주고 말았다.

내가 아픈 상처를,,

혈액수칙가 떨어지며 무리한 근무를 해서 그런가,

그날따라 환자가 많아서 그날따라 환자가 힘들게 진상을 피워서

잠깐이라도 앉고싶은 마음에 화장실에 갔다.

3분도 채 앉지 못하고 일어서서 계단으로 1층을 내려오는데
화면이 흔들리며 직감적으로 내가 의식이 없어질거라고 깨달으면서

그사람 앞에선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치만 의지로 될수 있는게 아니였다.

 

 

 

"쿵"

 

 

당직선생님,원무과직원,그리고 그사람이 허둥지둥 나를 안고 움직였다.

얼마나 몇분이 흘러갔을때 희미하게 천장이 보였지만

그와중에 난

 

"피검사 나가지 말아주세여,잠깐 어지러워 그런거예요"

 

 

 

약한모습 아픈모습 보이기 싫어서 끝까지

그와중에 난 부탁을 했다.

하늘이 빙빙 돌고

나는 혈압도 혈당도 맥박도 어느하나 정상인 수치가 없이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눈을 떴는데,

 

 

 

그사람이 보였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있었다.

나를 만지는 손은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그사람은 나를 바라보며 나를 깨우고 있었다.

 

 

아직 죽지않고 내가 살아있다고 느꼇던건,

그사람이 만지고 잡아준 손이

내얼굴을 만지고 차갑게 식어가는 손을 만져주던 손이

땀으로 젖어서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껴서 였다.

 

 

 

눈을 떴다-

그리고 이성적인 감정이 아니라

사실 괜찮다고 하면서 너무 무서웠었던

내 작은 마음이 위로받고자

우리는 안고 말없이 그냥 그렇게 한참을 있었다.

 

 

 

응급실에 수많이 오고가는 환자들이 있는데

내가 그사람에게 환자이고 싶진 않았는데,

결국 그래서 난 그사람에게

내 벗은 알몸같은 치부를 보여주고 말았다.

 

 

난 응급실에서 하루를 누워있었다.

 

 

 

난 그때부터 진짜(!)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

내손을 거쳐서 나가는 진짜 환자를 이해할수 있었다,

 

 

-by  quf

 

 

 

오늘은 이어지는 이야기상 우울해요

다음엔 응급실 재밌는 얘기 쓸께요

추천수8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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