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갔다온지는 꽤 됐습니다. 여름휴가 때 다녀온거니까요![]()
자전거는 알톤 로드마스터 포틴이구요, (겁나게 후진)입문용 로드에요.
처음으로 산 자전거라 비싸다 하면서 샀고 알면 알수록 후진 자전거지만, 입문용으로는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안장통은요, 저 같은 경우에는 첫 장거리 자전거 여행부터 빈곤하고 무겁게 다녀와서 엉덩이패드 같은건 있는지도 몰랐었어요. 지금은 알지만 이미 엉덩이가 적응해서 지금도 엉뽕없이 다녀요. 그리고 조그만 턱만 나와도 엉덩이 들어버릇하니까 충격 올 일도 많지 않구요.
그리고 제주도는 해 떨어지면 암흑이라길래 처음부터 야간라이딩은 계획도 안했어요. 굳이 할 필요성도 없었지만요. 제주도에서 하루에 제일 많이 갔던 거리가 60km대였는데 둘러볼 것 다 보고, 배고프면 밥먹고, 더우면 쉬다가고, 외로워서 전화로 수다떨고 다 해도 해 떨어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할 수 있어요.
그리고 숙소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일도 없습니다. 그 안에서 놀고 먹고 다 하니까. 밤에 돌아다니는거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서는 돌아다닐 일이 없어서 밖이 위험한지 어떤지 모르겠네요. 딱 한 번 나간 적은 있지만 밥먹으러 숙소에서 5분거리 나간거고 혼자도 아니었구요.
그렇지만 만약을 대비해 장비는 갖춰갔습니다. 초강력눈뽕이 가능 한 전조등이랑, 엉덩이에서 레이저 쏘는 후미등이에요. 비오거나 안개 꼈을 때 후미등 키는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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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스쿠버 다이빙 교육 받는 날이 옴. 그래도 너무 일찍 일어 남. 열 시 까지 가면 되는데 눈 뜨니까 여섯시. 10km도 안 되는 거리였던 것 같은데, 암튼 그 시간에 일어날 필요가 없던 거리였음. 제주도 와서 부지런둥이 된 듯. 더 자려고 눈 감아도 잠 안와서 일치감치 나옴. 가는 길 쪽에 (안봤지만)건축학개론 촬영지 있다고 해서 가보려다가 공사 중이라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는 길을 만남. 덕분에 길 좀 헤매고 또 마을 안 빙글빙글 돌다가 보이는 편의점에서 밥 먹고 네비찍어서 찾아 감. 그런데 너무너무너무 빨리 옴ㅋㅋㅋ 사람이 없음. 아무도 없음. 땡볕에 평상에 앉아 굴러다니다가 나를 픽업하러 오신 강사님들과 서귀포항으로 ㄱㄱ함. 퍼랭이는 거기 묶어 둠.
그리고 이론 교육부터 받는데 똥멍충이된 기분에 빠짐. 중성부력, 음성부력, 양성부력, 풍선이 해수면으로부터 1m아래 있을 때의 크기와 5m아래에서의 크기는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른지, ㄱㄹㄴ래서 사람의 폐는 ㄴ댶ㄷㄹㅏ서 ..... 아, 계산문제도 있었음. 감압병이 오는 수심과 시간대가 그래프로 있고 거기다가 휴식시간을 가졌을 때의 경우도 계산하는 그런 거. 암튼 그건 됐고, 거기 도착해서 이론교육 받고, 동영상 보고, 점심도 동영상 보면서 먹고, 물에 들어갔다가 이론을 오늘 다 끝내버리자! 해서 숙소 가서 교육 또 받고 필기시험까지 다 봄. 끝나니까 밤 10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밥도 못 먹음. ![]()
다이빙 교육과 숙박이 포함된 패키지였는데 같이 교육 받던 두 분은 커플이라 떠나가시고 나만 남음. 그리고 들어올 때 까지만 해도 켜져 있던 식당, 슈퍼 간판불이 죄다 꺼져버림. 그래서 강사님들 따라가서 같이 밥 묵고 반주도 좀 하고, 이런저런 얘기 하다가 사실은 (비밀이었던) 수업 때 스쿠버 다이빙 배운 적이 있다 고백도 하고 내일 출발시간을 정한 후 방으로 들어감. 여기도 게스트 하우스인데 여자 방에 나 하나밖에 없었음. 홍보도 안한다 했고, 나중에 다이어트 캠프 숙소로 쓸 예정이라 함. 그래서인지 방 안에 싱크대도 있고, 전기렌지도 있었음. 넣을 건 없었지만 냉장고도![]()
(심지어 오션 뷰)
혼자 남은 나는 뭘 했겠음. 전화를 걸었지. 폭.풍.수.다. 한 시간 쯤 전화통 붙잡고 있었던 듯. 그리고 이 날인가 이 다음날이 이분이 제주도에서 떠나는 날 이었음. 아, 우리는 그 날 이후로 제주도 떠날 때 까지 만난 적이 없음ㅋㅋ 암튼 그렇게 통화를 끝냈고 다음 날 나는 좀 늦게 일어남ㅋ 눈꼽만 떼고 나왔는데ㅋㅋ 강사님들보다 조금 더 빨리 나와서 칭찬받음ㅋㅋㅋ 그리고 어제 얘기한대로 숙소에서 교육장소 가는 길에 있는 사무실에? 날 데려다 줌. 그리고 나는 퍼랭이를 타고 교육장소로 달림. 내가 언제 어디서 출발했는지 아니까 그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가고 싶어서 스쿠터 때보다 더 밟음ㅋㅋㅋㅋㅋ 정말 쓸데없는 짓이었음. 갔더니 또 안 계심ㅋㅋ
이번에는 전 날보다 더 깊이 내려가고 사진도 찍고 어제 이론으로 들었던 것도(셋 다 까먹어서 욕먹고) 하고 맛있는 물고기가 뭔지도 배웠음. 그리고 가장 감명 깊었던 건 멸치였음. 난 멸치가 그렇게 예쁜 애들인 줄 몰랐음. 멸치 떼가 지나가는데 조그맣고 빤짝거리고 찰랑? 훌렁? 거리면서 지나가고 심지어 가까이 있는 애들한테 장풍 쏘는 척 하면 장풍 맞는 척도 해 줌!! 제주도 바다는 속도 정말 예뻤음.
근데 물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어서 기운이 쪽쪽 빨렸음. 이 날이랑 이 다음 날 이틀연속 재난경보 문자 옴. 폭염경보라고. 물에서 나와서 쉬고 있다가도 더워서 계속 들락거리니까 더 피곤했었던 것 같음. 그렇게 교육을 마치고 서귀포 시청 쪽으로 가기로 함. 숙소도 구해야 되고 일단은 너무 덥고 카페라도 들어가고 싶었음. 그런데 길 또 잘 못 들어서 천지연폭포 주차장으로 들어감ㅋ
거기도 카페 있어서 일단 들어갔는데 이 날이 숙소 제일 어렵게 구한 날이었음. 난 제주도에서 사람 잘 만나는거 다음으로 숙소운이 좋았음. 숙소는 항상 당일예약으로 구했는데 싼데 시설도 좋았음
근데 뭔일인지 한군데는 없다하고, 한군데는 전화를 안 받고, 그 다음 전화한 곳은 있다고 하길래 간다고 했음. 평소 같음 한 번에 구해지는데.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셨는데 계단얘기 하시길래 자전거라 말씀드리니 자전거면 힘들 거라며 한숨 대신 쉬어주심. 그리고 난 출발 오 분만에 욕함. 길이 세면대 배수관 같이 생김. 자석, 말발굽? 코너 돌자마자 자전거에서 내림. 그렇게 제주도에서의 두 번째 끌바를 함.
(내가 찍는 파노라마 샷은 전부 찌그러짐)
이번에 간 숙소는 펜션 겸 게스트하우스인 외돌개나라였는데, 잔디 깔린 마당과 카페, 테라스가 있었음. 모기도 겁내 많음. 여기는 펜션방 개조해서 도미토리 몇 개 같이 운영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있던 도미토리룸은 거실 구조인 곳에 이층 침대 두갠가 세개 있고, 작은 냉장고랑 화장대, 에어컨, 선풍기, 테라스(에는 빨래건조대)가 있었으며 출입문 양 옆으로 작은 방과 욕실이 있었음. 편의시설 굿이었음.
그런데 여기는 파티 없음. 카페에도 밥으로 먹을거리 없음. 밑에 내려가면 카페 하나 더 있는데 거기는 식사 된다길래 갔더니 간판불도 꺼져있고ㅠㅠ 간판 불 켜져있는 슈퍼가서 컵라면 사묵음ㅠㅠ 그 와중에 친구란 것이 계란찜이랑 고기랑 된장찌개 등등 암튼 지금 먹고 있다고 너도 맛난 거 먹으라고 사진 찍어 보내 줌. 망할
(x). 숙소에 있는 카페에서 밑에 내려가면 카페 하나 더 있는데 거기는 식사 된다길래 갔더니 간판불도 꺼져있고ㅠㅠ 결국 간판 불 켜져 있는 슈퍼 가서 컵라면 사묵음ㅠㅠ
그리고 또 전화통 붙잡고 뭐가 그렇게 좋은지 여러 시간 떠들어대다가 잤음. 그리고 눈 뜨니까 8시가 넘었던 것 같음. 점점 게을러지는 듯.
그리고 난 이 날, 제주도 온 것 자체를 후회하게 됨. 재수 없는 것도 정도 것 없어야 제주도가 내가 좋아서 오래 있으라고 그런가봉가 하는데, 그 정도가 넘어가니까 제주도가 나를 죽이려는 것 같았음. 스타트는 재난경보 문자가 끊었음. 이틀 연속 폭.염.경.보. 어제는 물 속 에라도 들어가면 됐지, 오늘은 그냥 다이였음. 난 더위를 정말로 정말로 심하게 타서, 9월까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릴 정도임. 그것부터가 고역이었는데, 오전에는 그나마 괜찮았음.
살랑살랑 제주도 바람 맞아가면서 경치구경하며 중문 쪽으로 넘어갔음. 중문 관광 단지 안으로 들어가 또 한참 내려가고, 주상절리까지 더 한참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옴. 그리고 곧바로 후회함. 저거 또 올라갈 게 걱정된 거임.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거 포기하고 퍼랭이를 주차장 나무에 묶어두고 들어가는데 입구 쪽 할머니들이 귤을 팔고 계셨음. 아침을 안 먹어서 아침 대용으로 귤을 사서 주상절리입구로 들어 감. 들어가자마자 수돗가 발견해서 팔토시 적셔주고 옷에도 물 좀 뿌려서 더위를 달래고 돌하르방이랑 셀카 찍으면서 놀다가 자리잡고 앉아서 귤을 까먹기 시작함. 그리고 알았지. 내 지갑이 또 없어졌다는 걸.
(아침으로 귤 산걸 후회해야 하는지, 이거라도 산 걸 다행으로 해야하는지 헷갈렸음)
지나왔던 길 다시 그대로 돌아 감. 돌하르방한테도 가고 수돗가도 갔는데 없음. 또 없음ㅠㅠ 매표소로 뛰어감. 물어 봄. 지갑 분실물 들어온 거 있냐고. 없다 함. 지갑같이 안 생겼고 조그만 주머니라고, 노란색에 회색이고 크기는 얼마만하다 설명함. 그러니까 혹시 ㅇㅇㅇ씨 아니냐고 하는거임!! 난 찾나보다 했음. 내가 좀 잘 잃어버리고 잘 찾음. 그런데 그 뒤로 이어지는 말이, 어떤 남자가 그걸 주워서 가지고 왔었는데 맡기려다가 제가 ㅇㅇ이 옆집 사는 사람이라고 제가 전해주겠다 라고 하며 도로 가지고 갔다는 거임. 헐
지갑같이 생기지도 않았고 그 사람도 지갑이라고 얘기하지 않아서 몰랐다고 하는데 더 뭐라고 할 수도 없었음. 그리고 나도 답이 없었음. 현금, 체크카드, 신분증 전부 다 거기 들어가 있는데, 돈 없으면 밥 못먹고, 잠도 못자고, 신분증 없음 체크카드 재발급 안 됨. 인천가는 배도 못 탐ㅋ
그래서 경찰차를 타게 되었음. 112전화해서 도난신고 함. 얼마 후 경찰 두 분 오심. 매표소가서 얘기하고 근처 사진 찍고 뭐 써야 한 대서 경찰서로 이동 함. 예전에 알바할 때 싸우던거 말리려다 피나서 구급차타고 경찰차 탄 뒤로 처음 타는 거였음. 두 번 타도 신기함. 내부가 조금 바뀜. 칸막이가 더 칸막이 같아 짐.
추억을 되새기며 서귀포경찰서에 도착함. 도난으로 처리해봤자 난 제주도에 없을거고 내가 필요한 건 도둑놈 잡는 게 아니라 신분증이었음. 내일모레 집 가는 상황이라 분실로 처리하고 분실신고접수증을 받음. 그리고 학생 고생한다고 학생만 주는 거라면서 아이스크림도 주신것도 (사실은 직장인이지만)받아먹음.
그리고 중문동사무서가서 신분증을 재발급 하려는데... 재발급 비용 5000원이 있을 리가 없음. 아무것도 없음. 5원도 없는 그지그지 상그지였음. 그땐 거의 울 뻔했음. 그런 내가 불쌍했던지 재발급 도와주시던 분이 5000원 빌려주심. 난 재발급 받고 바로 계좌로 쏘기로 했음. 그리고 나는 겨우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를 습득하였습니다. 무슨 퀘스트 깨는 것 같았음. 연계 퀘스트. 그 다음엔 은행에 가서 체크카드 재발급을 받아야 했으니까. 일처리 겨우 끝내니까 누가 제주도와서 이런 짓거리를 했겠어, 나만의 특별한 경험이다. 하며 경험담 늘었다고 좋아함.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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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혼자 자전거 타고 제주도 가서 지갑 잃어버리고 그 난리를 쳤을까 생각하면 개고생 한 것도 바로 추억으로 미화시킬 수 있었음. 하지만 거기까지만. 지갑 잃어버린 건 아무것도 아닌 일이 이 날 나에게 일어나게 됨.
사고 다 수습하고 고개 같은 거 넘었는데, 카트랑 주유소랑 편의점이 있었음. 거기서 대강 밥을 먹고 있는데 관광버스 뒤로 자전거 오만개가 쫓아가고 있었음. 먹던 밥 더 천천히 먹으면서 그 무리들이 나랑 다른 길 가기를 기도함. 근데 해안도로 빠질 때 까지 계-속 길이 겹침. 학생들 같았는데 끝차선 점령하고 감. 나도 끝차선으로 가야되는데 줄이 너무 길어서 끼어들 틈이 없음ㅋㅋ 또 광속의 페달질로 추월하고 신호걸려서 따라잡히고 다시 추월했다가 암튼 그렇게 혼자만의 경기를 펼치다가 그 버스 기사님 도움으로 길 찾아서 해안도로로 빠짐. 아, 근데 내가 얘기했나요? 해안도로는 정말 한군데도 안 빠지고 다 이쁘다고. 이 날 해안도로인줄 알고 갔던데는 해안도로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암튼 그래요. 자전거 타다가 탄력 받아 쭉쭉 나가면 그거에만 빠져서 무념무상 라이딩 하는데, 제주도 와서는 자전거에서 몇 번을 내렸는지 세다가 까먹음.
근데 거기는 해안도로 얘기고, 그 때 내가 있던 곳은 1132도로였음. 바람도 잘 안 불고, 덥기는 더럽게 덥고... 덥고.....또 덥고 그랬는데! 그랬는데!! 펑크 남ㅋ 1박 2일동안 지속된 깊은 빡침의 시작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