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왔어요^^
쉬는날만 쓰는거라 자주못써요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
늘상 같은 길로 출근하던 어느날.
그날은 어쩌다 친구차를 얻어타고 가던중이였다.
밤근무였으니 대충 9시 정도 전이였던것 같은데,
우리차를 앞질러 가던 오토바이가 또앞지르려 가다가
다른차와 접촉할뻔하며 눈앞에서 넘어져 버렸다.
우리가 타던 차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간신히 쓰러진 오토바이를 피해 멈쳤다.
일단 피해서 다행이구나 하는 순간 쓰러진 오토바이가 생각났다.
오토바이엔 중.고등학생정도로 보이는 남학생(운전)과 여학생이 타고 있었는데,
오토바이가 넘어지면서 여학생은 깔려있었고
사고충격인지 남학생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오토바이를 들어 여학생을 꺼내려다가
힘이 빠지는지 오토바이를 다시 놓치고,,뭐 그런 어수선한 상황이였다.
당시 어두운 밤이였고 외진곳은 아니였지만 4차선 도로위 그들이 너무 위태로워 보여서
친구와 내려서 오토바이를 들고 여학생을 꺼내고
다행히 여학생과 남학생 둘다 의식을 잃을정도로 크게 다친게 아닌거 같아서
차에 태우고 우리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사고난 학생들을 응급실에 먼저 들여보내고 난 옷갈아입고 와서 보니,
두사람은 다행히 크게 다친곳은 없어보이고 타박상이나 찰과상정도인거 같았고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프다고 하는 부분으로 x-ray를 찍고
보호자한테 연락하라 말하고
보호자들이 와서 상황설명을 대충해주었다.
뭐 칭찬받을려고 했던일은 아니였지만
도로위 학생들을 병원으로 데려와 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이리 마무리 되는구나,,,,하던 찰나.
남학생이 나를 부른다.
"누나,얘 좀이상한거 같아요.똑같은걸 몇번이나 반복해서 물어봐요"
"뭘 자꾸 물어보는데?"
"사고가 어떻게 난거냐,왜 여기있는것이냐,오늘 우리 어디서 만났었냐..등등 자꾸 이래요"
관찰결과 여학생은 10분에 한번씩 리셋되듯 똑같은것들을 묻고 기억하지 못했다.
머리 CT에서 별다른게 없다고 했기때문에 충격으로 그런걸순 있지만
증상이 또렷하게 심해지고 또 사고이후 지연출혈이 있을수 있기 때문에
일단 입원해서 경과를 보기로 했다.
이후 교통사고이기 때문에(게다가 남학생은 면허도 없었고 오토바이도 본인것이 아니였다.)
경찰이 와서 간단하게 몇가지 물어보고 (어떻게 데리고 오게 되었는지,사고순간 등등)
그날은 조용하게 퇴근하는 듯,,,했다.
그런데 이런,,
다음날 출근하자마자 다급하게 나에게 그남학생이 몇번이나 찾아오고
여학생의 보호자가 찾아왔었다고 인계를 듣고.
무슨일인가 가볼까 하던 찰나에 남학생이 응급실로 찾아와서 나를 불렀다.
"누나때문에 완전 큰일났어요,왜 미영이(여학생)가 오토바이에 깔려있었다고 얘기했어요?
경찰한테?그래서 미영이네 엄마아빠가 그때 내가 꺼내려다 더다친거 아니냐면서
아짜증나..내가 언제 병원데려다달라그랬어요???"
다짜고짜 나에게 화를 냈다.
뭐지,
나중에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그여학생이 밤새 수십번도 같은 질문을 하고 계속 좋아지는 것이 없자
후유증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처음에 넘어지고나서 깔리고 오토바이들다 2차 충격으로 인해서
더 심하게 다친것이 아니냐면서 여학생의 보호자 측에서 보상,,,뭐 이런걸 요구했나보다...
쫌이따 와서는 여학생의 보호자가 와서 나한테 증언을 해달라며 정신없게 하고 갔다.
그저 위험해 보여 도와준거고
친구이고 크게 문제되지 않을거같아서 대답해준거였는데,
내가 경찰한테 처음 사고 장면을 그대로 말한게 잘못된건가
별생각 없이 한말인데 일이 커지는 것같았다.
일주일내 입원해있는동안 돌아가면서 나를 괴롭혔고,
우리끼리 로미오와 줄리엣 집안이 되겠다고 얘기할정도로
각학생의 부모들은 일주일 내 싸우고.
남학생은 나를 원망하고..
일의 해결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렸다.
10일정도 지나자 호전이 되기 시작했고
이주가 되어서 아무이상도 당장의 후유증도 없다고 의사가 말하자,,
여학생의 부모님은 조용해져버리고...
그 두학생은...
아무일없었다는듯 퇴원할때 좋다고 퇴원했다..
뭐 괜히 참견했다 욕만 먹다가 씁쓸하게 끝난 뭐 그런...
그사람과는 텀이 맞지 않아서 몇일동안 만나지 못했다.
그냥 계속 일하는데 일이 꼬이기도 하고
소란스러운일이 있을수록 그사람이 생각났다.
그러다가 몇일만에 만났다.
없다가 있으니까....느낄수 있었다.
그냥 좀 좋아하는게 아니란것을.
내가 감추고 있어도 아닌게 되는건 아니란것을..
기구들을 소독하러 소독실에 올라가고,
대롱대롱 매달려서 커텐을 뜯어 빨고,
알콜솜을 한장한장 뜯어서 만들고,
그냥 그런 하기싫은 일들이 이사람과 함께하니
나와 함께 할수있는 메개체가 되니
별것별것 하나에 재미있고 즐겁게 되었다.
그러다 내가 쉬는 날 연락이 왔다.
술을 먹자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날 만나자고 할구실이 술이였던거였다.
"술을 먹자고요??"
놀랄수밖에 없는 건,
이사람은 술을 못먹고 싫어하는 정도를 넘어서 이해도 못했다.
어라,,,왠일이지?
두근반 세근반 둘이서 호프집에서 마주앉게되었다.
난 먹지도 않는 오뎅탕과
이사람은 눈길조자 주지 않았던 참이슬을 테이블에 두고,
왠지 어색한기운에 한 3잔은 별 특이한 말도 하지 않고
술만 마셨다.(난....원래 안주를 안먹고 술+얼음물 만 먹는다.....ㅠ.ㅠ)
적당히 유연해지면서 우리는 서로 감추고 싶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했다.
독한척,강한척 했지만 건드리면 유리같이 부서지기 직전인 내이야기들..
그리고 처음알게된 오빠가족이야기들..(그당시 작은 불화로 힘들어했다.)
참이슬병이 두개로 늘어나고,
이사람은 얼굴이...피나는거 같았다...=_=....빨갛게 달아오른정도가..
아...정말 나때문에 억지로 술먹자 한거였구나...
술이 오르니 내가 지금 지치고 위로 받고 싶은 마음에 투정하기 시작했다.
(전편에도 말했듯이 자영샘(가명)이 나를 미친듯이 갈굴데였다.)
"내가 로봇인줄 알어요.
난 속에서 썩고 망가져도 가루가 일만하고..
나도 한참 꾸미고 놀고 싶을때가 있었어요.
만원짜리 가방을 3년 매고 다니고
옷도 친구들이 주고
여행한번 제대로 간적도 없고,
악착같이 모아서 다 할머니할아버지..동생...그리고 내 병원비..
할머니할아버지가 싫고 동생이 지겹다는게 아니고..
많이 힘들다 보니까 한번쯤은 나도 원망하게 되,
조금만 평범했다면,,,,아니 아프지만 안았다면,,
그리고 자꾸 그러다 보니까 이젠 다 놓고싶어.."
많이 울었다..
정말 외줄타는것처럼 아슬아슬 힘들었다.
하루하루가 고비인것처럼 지나갔다.
마음을 터놓고 위로받고 싶었나보다..
"우리 둘이 지방 병원으로 갈래?
너가 가자고 하면 우리 같이 떠나서 살자"
=_=.....정말 취한건가 이사람?
내가 청승 떨긴 했지만.........
그래도 다큰 여자한테 같이 떠나서 살자는건...
그니까...보통 사귀자가 먼저인데 뭘 같이떠나서?...
혼자 머릿속에서 우왕자왕 하는데
이사람 내머리안을 보는것같이 말한다.
"같이 같은집에서 살자는게 아니라
너가 너한테만 집중해서 아프지않고 힘들지 않게 살아가자는거지.-_-"
순간의 적막속에 술넘어가는 소리만 꼴깍꼴깍 들리다가.
내가먼저 말했다.
"샘이나 나나 서울에 가족 다두고 어딜가서 살고 어딜가서 일해요,,
싱겁기는..ㅎㅎ"
뭐 우리는 참이슬 2+1/2정도를 먹고 이사람은 굳이 괜찮다해도 데려다주고
헤어졌다.
까지가 끝인줄알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사람이 그때 나한테 지방으로 가자고 했던건 진심이였다고
그리고 반전은
내술친구 해주느라고 1병가까이 마신 이분은...날 집에 들여보내고
집앞에서 토하고 주저앉아서 가지 못했다는.............ㅠㅡ
정말 술을 못먹는 사람이였던건데
억지로 먹었던 거였다.
뭐 여튼 함께 같이 술먹는 덕분이 좀더 그이후로
이젠 우린 막 손도 잡고 다니고 헤어질때 포옹도 하고
그랬다(이러면 사귀는거 아님?.......ㅠ그치만 사귀자고 말하진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