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활화산 입니다.^^
여러분은 바다 놀러가실 때
꼭 시계 풀고 노세요.
저처럼 하얀 시계 차지마시고-_-
자 그럼 이야기 시작할게요.
본문은 반말체에요. 이해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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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재정난 사태가 심각했던 IMF 시절.
98년 가을 어느날 밤이었다.
퉁퉁퉁퉁!!! 쾅쾅쾅쾅!!!
누군가가 우리집 현관문을 주먹으로 치고 발로 차는 것이었다.
문을 하도 거칠게 두들겨대서 난 무슨 사채업자들이 찾아온 줄 알았다.
아버지였다.
문을 열어보았더니 휘청휘청~ 술에 잔뜩 취하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상태를 보니 도저히 혼자서 직립보행은 무리다 싶어,
현관에 휘청휘청~ 서 계신 아버지를
어깨동무 하듯이 부축해서 천천히 거실로 모셨다.
그런데 현관에서 두발짝 정도 이동했을까?
갑자기 아버지 멈추시더니
입을 쩍 벌리고
우우우워어어억!!!
"이...이런! 제...제길!!!"
촤르르르~~ ~
철푸덕... 철푸덕...!
인사불성의 아버지는 거실바닥에 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
보기만해도 배부른 푸짐한 피자 패밀리사이즈 한판을 사정없이 선사하셨다.
진정한 이벤트였다.
정말 토핑재료가 신선했다.
얼마나 신선한 지
뭘 드시고 오셨는 지
그의 발자취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갑자기 거실바닥 한가운데 푸짐하게 차려진 아버지의 피자.
그 피자는 마치 화산에서 흘러나오는 마그마처럼
점점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아주 보기보다 진보적인 녀석이었다.
아버지는 나에게 인생 최대의 숙제를 내주시고
비틀비틀~ 어두운 안방 속으로 사라지셨다.
안방으로 들어가시더니 방문까지 닫으셨다.
방문을 닫으시니 더 서운하고 마음이 아팠다.
안방에서 이내 술취한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난 다리가 풀려 잠시 거실바닥에 주저앉았다.
난 한참을 치울 엄두를 못내고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다
이것이 찰흙이나 지점토로 만든 모형이면 얼마나 행복할까 라고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아무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발 이게 꿈이기를 애절하게 바라며...
두 눈을 꽉 감았다 뜨기도 해보았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잔인한 현실만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은 비위가 너무 강해졌지만
당시에는 비위가 너무 약했던 나.
정말 당시 어린 나에게는 고단한 삶의 무게였다.
콩나물이 연가시로 보였다.
이때 내 안에 있던 천사와 악마가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둘이 번갈아가며 내 귀에 속삭여왔다.
정말 치열했다.
천사: 경민아(필자 활화산 본명) 어쩌겠어?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렴.
빨리 치워. 굳으면 너만 더 힘들어져...
나: ......
악마: 저걸 어떻게 치워? 치우지마.
아무리 아빠꺼지만 더럽잖아.
저 양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냥 도망쳐! 나갔다가 한 3일있다가 들어와.
그 안에 누군가 치우겠지.
설마 그때까지 저게 그대로 있겠어?
지금 빨리 도망쳐!
나: ......
천사: 안돼! 경민아.
두눈 똑바로 뜨고 앞에 있는 것을 바라봐!
현실에서 도망치면 안돼!
그럼 넌 겁쟁이밖에 안되는거야!
여기서 도망치면 다른데 가서도
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구.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
콩나물따위에게 지지마!
나: ......
집이고 나발이고, 확 집을 나가버릴까도 했지만
결국 천사의 이야기가 더 설득적인 것 같아
난 휴지와 걸.레 그리고 엄마 향수로
거실바닥에 놓여진
아버지의 깊은 내면의 세계와 맞서 싸웠다.
치우다 중간중간 속이 울렁거리고 헛구역질이 올라와
피자 한판더 서비스 이벤트를 시행할 뻔 했지만
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것들을 모두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내 자신이 기특했고
심지어 성취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이날 이후 난 지금까지도
콩나물 트라우마가 있다.
아무튼 그렇게 아버지의 포효의 산물로 인해
심하게 지칠대로 지친 내 육신을 끌고 다시 내방으로 들어왔다.
"경민아! 경민아!"
그런데 좀 쉴만하니까
안방에서 잠드신 줄 알았던 아버지가 나를 급히 부르시는 게 아닌가!
주정을 부릴려고 그러시나...? 하고 안방문을 긴장하며 열었다.
"왜 그러세............크어헉!!!!
이...이럴수가.......
아버지가 안방바닥에까지 또 오바이트를 해놓은 것이 아닌가.
너무 어이가 없으니까 웃음이 나왔다.
"하하하... 참... 아이고... 하하하하..."
그런데 아버지께서는 119에 빨리 신고를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무슨 119를 부르냐고
119가 토까지는 안치워준다며,
처음이 어려운 거라고, 두번 못치우겠냐고
토는 제가 치우겠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토때문이 아니라
아무리 봐도 자신의 몸상태가 지금 너무 심각한 것 같다고 하셨다.
"야, 임마. 아빠 죽겄단 말이야~
얼른 119 불러.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나 죽어... "
"에이~ 술을 많이 드셔서 술병난건데 무슨 119를 불러요?
119 그렇게 막 부르는 곳 아니에요."
"부르라는데 뭔 말이 이렇게 많아? 임마.
이거 암만봐도 술먹어서 그런게 아니라...심각하다니깐...
이거 119 불러야 돼! 빨리 119 좀 전화해서 불러!
아빠 죽어 이러다... 아이고 나 죽는다..."
아버지의 반응에 자세히 살펴보니
아까 집에 들어오실 때와 비교해서
얼굴색도 너무 안 좋았고 이마도 불덩이였다.
아버지가 119 를 부르라고 했을 때만해도
술에 취해서 그러는 거겠지 했는데,
다시보니 어디가 안 좋은지는 확실하게 모르겠으나
꽤나 심각한 것은 확실해보였다.
그래도 난 119 까지 부르지 않고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해결하려 했다.
더구나 아버지께서 그 당시 한창 KBS [긴급구조119] 라는 프로에 빠져계셨던지라
취하셔서 119차 타고싶으셔서 그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119에 전화하기가 망설여졌다.
하지만 아버지는 점점 심각해져 일으키기도 힘든 상태가 되었고
난 결국 119에 응급신고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전화를 받은 119센터대원은 일단 아버지의 증상부터 물어왔다.
"아버지께서 어디가 어떻게 안 좋으신 건데요?"
"어~ 일단 술이 떡이 되서 집에 들... 아...아니...
많이 취하셔서 들어오셨는데
들어오다가 거실에다가 토하고, 그리고 쫌 있다가
안방에다가 토 한번 또 하시고요.
"으음..."
"아저씨, 지금 출동 고민하고 계시죠?"
"아..아니... 뭐 꼭 그..그런건 아니고요..."
결국 아버지의 이마가 불덩이고
입술이 타들어가고
입가에 거품도 살짝 물려고 한다라는 말을 해주고나서야
나의 이 신고는 진지하게 접수될 수 있었다.
그리고 10분도 채 안 되서, 그 TV로만 보던 119 대원들이
아버지의 상태를 살피려고 우리집에 찾아왔다!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 그런지 그 다급한 와중 속에서도
그들을 보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묘하고 신기했다.
98년도이다보니 지금보다 119아저씨들이 더 신기했다.
당시 KBS에서 긴급구조 119 라는 프로가 인기도 많았었고...
아버지 아픈 그 심각한 상황에
자식이 되서 정말 그러면 안되는 건데...
현관문 열고 119 아저씨들이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그만
"우와!119!"
"오오~ 진짜 119야!" 를 연발했다.
하마터면 사인해달라고 할 뻔 했다.
나의 너무나도 기뻐하는 반응에
119아저씨들은 현관 앞에서 매우 당황스러워 하셨다.
아버지는 119가 오는 그 몇분사이동안에
정말 생각보다 어디가 많이 안 좋으신건지,
그 얼굴색이 더욱 안 좋아진 상태였고,
오바이트를 한번 더 하셨다.
불행중 다행으로 세번째는 변기에다가 하셨다.
이마는 후끈후끈 더욱 불덩이가 되어있었다.
아버지가 너무 끙끙 앓으며 힘들어하시자,
남자대원이 황급히 아버지의 이마 위에 손을 대보며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아버님. 괜찮으세요? 열이 장난이 아닌데...
술이랑 뭐드셨어요?"
"모르겄소..."
아버지는 너무 괴로워보이셨다.
그때 남자대원 옆에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자대원도 한명 있었는데,
남자대원이 아버지 이마에서 손을 떼자,
여자대원도 아버지 이마에 손을 대보며 상태를 살폈다.
"어이구! 열 봐. 아버님. 조금만 참으세요."
"아고고고! 아이고 나 죽는다!
아이고...사람 살려!
아이고...아가씨 나 좀 살려주시오!
아고고고 나 죽겠네..."
남자대원 때랑 너무 다른
여자대원 앞에서 갑자기 위독해진 아버지의 반응.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던 난
그 위독해보이는 순간 속에서
0.5초 평온해보이는 아버지의 얼굴을 포착할 수 있었다...
아,아무튼...
술취한 아버지의 엄살 혹은 과음의 한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나와 달리 아버지를 살펴본 119대원들의 반응은 꽤나 심각했다.
119대원들과 같이 아버지에게 대충 경위를 들어보니...
술집에서 먹은 안주 중에 오징어가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 것 같았다.
병원을 가서 검사를 받아봐야 정확하게 알 수 있을거라고는 했지만,
대원들은 증상을 보고 식중독을 확신하는 듯 했다.
식중독 역시 TV에서만 듣고 봐오던 질병이었다.
우리집 가족으로서는 처음 보고 겪는 병이었고,
식중독이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질병이었기에
옆에서 보는 나로서는 매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뉴스에서 하도 식중독 식중독하니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식중독이면 분명 119 를 부를만한 위급한 질병이었던 것이다.
그 순간 아버지는 고열에 정신을 잃어가시는 와중속에서도
"거봐, 새꺄!" 하는 눈빛으로
날 잠시 바라보시고 계셨다...
이모네 집 가셔서 내일 오신다는 어머니께도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의리를 위해
남자대원이랑 여자대원이 이마에 손 올릴 때
반응이 너무 극과 극이셨다고도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어머니는 "원래 그 인간이 좀 그래." 라고 말씀하시고는
이모네집에서 바로 출발하겠다고 하셨다.
집에 가족은 나밖에 없었기에
보호자 신분으로 병원에 가기위해 119 구급차에 아버지랑 같이 올라탔다.
TV나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만 보던 119 구급차에 대원들과 올라타있으니
무슨 꿈 속에서 일어나는 일마냥 얼떨떨하고 기분이 묘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주민들이 웅성웅성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완전 시선집중이었다.
'연예인이 이런 기분인가? 훗~'
이라는 정신나간 또라이같은 생각을 1초 정도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하마터면 주민들 향해 시상식처럼 손 흔들뻔한 것을 간신히 참았다.
그렇게 병원으로 가던 중
잠시 정신을 잃으셨던 아버지가
언제 의식을 되찾으셨는 지,
날 풀린 눈으로 지그시 바라보고 계셨다.
"어?! 아빠!"
"으윽... 여기가 어디냐...?"
"여기 119 구급차 안이요. 병원 거의 다 왔어요.
조금만 참으세요. 병원가면 금방 나을 거에요."
"으으... 니가 다음달 기말고사 때...
20등 올리면 아빠가 지금 당장 나을 거 같은데...으으윽...
아빠 금방 나을 수 있게 약속해 줄 수 있겠니...?"
아버지가 좀 살만하신 지
말도 안되는 딜을 걸어오셨다.
하지만 난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냥 저도 내일 식중독 걸려서
아빠 옆에 입원할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부자끼리 오랜만에 오붓하게 시간 좀 가져봅시다!"
"......"
허어억...!!!
그런데 난 그 순간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정말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술도 드시고 아파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 아버지
너무 늙으셨다...
"그나저나 아빠 얼굴 이렇게 가까이서 본게
참 오랜만인 거 같네요. 아하하..."
"그래...?"
그런데 그 순간 내가 그렇게 아버지께 장난식으로 가볍게 말하고 있었지만,
내 가슴은 순간 너무 놀라 넋이 나간 상태였다.
아버지가 갑자기 식중독에 걸려서 구급차에 실려온 것만큼이나
어느새 너무나도 늙어버리신 아버지의 얼굴이었다.
좁은 구급차 안에서
가까이에서 마주 본 아버지의 얼굴.
갑자기 너무나도 낯설어보이는 아버지의 얼굴.
순간 다른 사람의 얼굴 같았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야자끝나고 늘 아버지 주무실 때 들어왔었고,
아버지는 공장 출근을 위해서
매일 새벽5시에 일어나시고 또 일찍 주무셨기에
같은 집 살면서도 서로 자세히 얼굴을 바라볼 시간이 점점 줄어갔던 것이다.
그래도 너무 죄송스러워졌다.
그것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는 놈이
이토록 아버지가 늙으신 것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무심했다는 것이...
따로 살다 오랜만에 뵈었을 때 부모님 늙은 얼굴에 크게 놀랄 수는 있지만,
같은 집 살면서 이렇게 낯설어하고 크게 놀란다는 것은
내가 너무 무심했다는 것이다.
평소 아버지께서 말씀하실 때
얼굴 한번만이라도 세심히 쳐다보고
다정하게 대화를 나눠드렸다면
늙으셨다는 것에 이 정도로 크게 놀라진 않았을텐데...
그리고 그렇게 아버지의 얼굴이
그순간 다른 사람의 얼굴마냥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던 것은
그 든든하던 아버지가 어느새 내 생각보다
훨씬 많이 늙어있었다는 사실이
어린 나에게 큰 당황스러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버지는 늘 커야되고 언제나 기댈 수 있는 존재이길 바랬으니까.
그런데 119 구급차 안에서 바라보는 편찮으신 아버지인지라
평소처럼 무뚝뚝하게 다른 곳을 보면서 말할 수가 없었던 것이고
난 그렇게 참으로 오랜만에
어릴 때처럼 아버지와 두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버지도 이 순간
정말 오랜만에 무뚝뚝한 아들이 아니라
늘 자신 옆에 있으려고 하고 놀아달라고 앙탈을 부리던
아빠를 이 세상 최고로 여기던
그 어릴 때 아들과 만나셨을 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나도 모르는새 이토록 나이가 드신 것에 대한
그 두렵기까지 한 그 당황스러움을
난 그 순간 그저 어색하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을 건네는 걸로 덮을 수 밖에 없었다.
"이햐~ 우리 아빠. 이렇게 보니깐
아빠도 이젠 많이 늙으셨네! 아하..아하하..."
"임마... 아빠 늙은 거 이제 알았냐?
아빠 불쌍하게 생각하고 공부 열심히 해, 임마!"
"알았어요... 나도 공부 열심히 할테니깐
아빠도 이제 나이 생각해서 오늘같이 술 막무가내로 먹지마세요..."
"새꺄! 오늘은 술때문에 그런게 아니라
안주때문에 식중독에 걸려서 그런거지...
그나저나 니가 왠일로 아빠말에 이렇게 깍듯하게 대꾸하냐?
바로 공부 열심히 한다고 하니깐 신기하잖어~
왜? 아빠 아파서 특별서비스 해주는거냐?"
"잘할게요... 앞으로도 계속..."
"얼레? 이놈이 뭘 잘 못먹었나?
나중에 식중독 한번 더 걸려야겄네! 허허~ 참..."
"하나님께서 오늘 불효자인 나보고
니 아빠 얼마나 늙었나 얼굴이나 한번 들여다보고
반성이나 좀 하라고 오늘 아빠 식중독 걸리게 하셨나보다."
"에라~ 임마!"
다행히 평소 워낙 건강하셨던 아버지는
응급실에서 단 하룻밤만 보내고 다음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실 수가 있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힘든일이 부모님께 잘하는 일이라고,
그날 잠시 아버지께 고분고분했다가
또 며칠 못가서는 아버지 속 잔뜩 뒤집어놓는 싸가지 아들로 다시 컴백했지만 말이다.
초등학교 때 수학여행 가서 밤에 캠프파이어 시간에
해바라기의 사랑으로 틀어놓고 촟불들고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는 찡한 시간 갖지 않았던가.
그 순간에는 누구나 평생 효자될 것 같고 그러지만
집에 가서 며칠 지나면 또 원래대로 부모님 속 박박 긁는 놈으로 돌아가고...
나도 마음 같아서는 참 잘하고 싶은데
그게 그렇게 안 된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고...
이날 119 식중독 사건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고
나도 30대가 되었다.
그때보다 아버지의 얼굴은 훨씬 더 늙어버리셨다.
그런데도 오히려 지금의 얼굴보다도
오히려 7년 전 구급차에서 보았었던
아버지의 그때 그 얼굴이
기억에 더 강하게 남아있다.
그것은 아무래도
그날 이후
또 아버지 늙은 얼굴에 크게 놀라지 않으려고
아버지의 얼굴을 세심히 바라볼려는 습관이 생겨서 인 것 같다.
아버지의 식중독이 준
선물이라 생각한다.
< 끝 >
글쓴이- 활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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