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좋은 부모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눈물도 흘려보고 보람도 느껴보며
지혜와 경험을 쌓으며 아이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은 부모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훗날 내 아이가 나만큼 자랐을 때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이래이래었지..라고 그 가르침을 그대로 자식에게 가르치고 있다면
그것만큼 훌륭한 부모가 있을까요?
저 역시 유년시절이 그리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권위적인 아버지, 가난했던 집안형편
왜 부모님은 날 낳아서 이렇게 힘들게 할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부모님도 원망했지만
지금에서야 내가 실천하고 있는 행동들.. 아이에게 가르치고 있는 교육들..
다 부모님께 배웠던 것이죠. 그토록 원망했지만 이제와서 그립고 존경스러운 부모님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제, 그제 댓글 읽는 재미로 하루를 마감하면서 아이 키우는 게 두려워서 솔로를 선언한 분
결혼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하고 계시는 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훌륭하지 못하다는
부모님..너무 걱정들 마세요. 세상이, 이 사회가 우리아이에게 고난과 역경을 주지 않는다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분명 좋은 성향을 지닌
아이로 자랄 것입니다. 그저...용감한아짐의 넋두리 였다는 걸 알아두시고...
폼잡고, 각잡고 분위기 잡고 글을 썼더니.. 제 몸에서 지렁이 열 댓마리가 기어다니네요.
큰 아이가 처음으로 입원을 했음.. 사실 처음엔 견우도 울고 큰 딸도 울고 나도 울었지만
병원 입원 하루만에 내 딸아이는 다리를 꼬고 책을 봤고, 누나를 지키겠다던 견우는
누나의 병원밥을 뺏어먹지 못해 다투기만 했음.. 이 시키들..
학교에서 배구부 창단을 했음...난.. 큰 딸아이가 5학년 반장이라 어쩔 수 없이 대표엄마가 됨.
학교에선 우선 대표엄마들 부터 배구부 단원으로 등록시킴...돌쟁이 애 안고 창단식 가던 날
딸아이 담임선생님의 미안한 표정을 잊을 수 없음.. 그래서 더 열심히 함...
한달전에 우리 막내 돌이었음. 우린 일찍 결혼하고 힘들게 살아서 우리 아이들 돌잔치를
못해줌.. 게다가 우리 견우 때는 그 힘들었던 게 최고조였음.. 돌사진도 찍어주지 못하는
아픔을 겪음.. 돌잔치 준비하는데.. 견우가 물어봤음.. 자기는 왜 사진이 없냐고...
그래서 사실대로 말함.. 엄마 아빠가 돈도 없고..힘들어서 못했다.. 미안하다. 그만큼 잘해주겠다
했더니.. 레고 사주니까 괜찮다고 쿨하게 날 토닥여줌..
사실 막내도 돌잔치를 하지 않으려고 했음.. 하지만 막내가 뱃속에서 많이 아팠음..
대학병원에서 유전자 변형 어쩌고하는 무서운말을 해서 신랑과 난..8개월때
손잡고 울면서 혹시 우리 막내가 태어났을 때 다른 아이와 다르더라고 하늘에서 내려 준
천사니까.. 행복하게 키우자고.. 콧물까지 흘리면서 드라마를 찍었음.
그런데 다행히 건강하게 야무지게 많이 아프지 않고 잘 크고 있길래 감사한다는 의미로
축의금 받지 않고 돌잔치를 했음...
그것도 소심한 아짐이라.. 누구 초대하면 누가 서운해 할 것 같고..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초대를 했더니..돌잔치가 이런 분위기가 됐음
사진에 다 나오지 않았지만.. 큰 딸 친구들.. 견우 친구들.. 무슨 학예회 분위기 였음.
돌잔치 사회자분이.. 이런 돌잔치 처음이라고..진짜 재밌고 아이들 초대한거 잘했다고
좋아하셨음.. 아이들이 하고 있는 머리띠는 내가 이벤트 선물로 구입해서 나눠줌.
진짜 재밌고 파티같은 분위기라 기뻤음.
우리에게 남다른 교육 방법은 없음..
그저 무언가를 할 땐 댓가를 치뤄야하는 방법을 알려줌..
견우가 어느날 받아쓰기를 백점 맞고 와서
소원을 들어달라고 하길래 그 소원이 무엇이냐 했더니
설거지 하는 거라고....
그래서 원없이 설거지를 시켜줌. 근데 이 녀석 본 건 있어가지고 설거지한 후
싱크대 바닥까지 청소하는 거 보고 놀랬음 ㅎㅎ
에피소드 1
우리 견우는 아직 순수함.. 뭘 몰라서 순수한거임..
돈에 대한 개념도..2학년 때 수 세기 할 때부터 알게 됨..
돈을 알고 나더니.. 천원씩 이천원씩 용돈을 타감... 용돈 타가는 날이
너무 많아서 한동안 용돈을 주지 않고 있다가 하도 사정을 하길래
만원을 줌... 거스름돈을 남겨 오라는 말만하고.. 바쁜 일정을 보냄.
그날저녁 견우에게 거스름돈을 달라고 했음. 오백원을 줌.
어이가 없었음.. 이눔의 시키 누구에게 빼앗긴거 아니냐..
다른 친구들 다 사준거 아니냐... 혼내기 시작함..견우도 울기 시작함.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함..
엉엉엉 엄마가 거스름돈 남겨오라고 했지..얼마 남겨오라는 소리는 안 했잖아..
엉엉엉.. 난 500원도 쓰고 싶었지만.. 엉엉 붕어빵이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엄마랑 약속했기 때문에 거스름돈을 남겨 왔다고..엉엉 억울해..엉엉엉
순간 멍했음... 맞네..내가 얼마남겨오라고 하지 않았네...
눈동자가 흔들렸음... 이걸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음. 목소리는 조금 낮추어 말했음
9500원 어디다 썼니.. 자기가 가지고 싶었던 작은 레고를 샀다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라고 시키고...용돈을 줄 떄 얼마 쓰라고 꼭..말해줌..
에피소드 2
2학년 초반에.. 견우가 숙제하고 일기를 다 쓰면 11시였음.
난9시면 재우는데... 계속 11시가 넘어가니.. 나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음.
나도 모르게 우리 아들에게 짜증을 냄..빨리 좀 해라... 빨리 좀 써 봐라...
견우가 울면서 쓰기 시작함... 크게 울지는 못하고 울음을 삼키고 있었음..
울지 말라는 소리도 못하고 그대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음... 11시 15분이 되니까
모든 게 다 끝남... 나지막한 소리로 견우에게 말했음
" 우리아들 고생했어....엄마가 미안해"
" 아니야.. 엄마가 더 고생했어. 많이 답답했지?"
진짜... ㅜ.ㅜ
에피소드 3
견우는 붕어빵 귀신임.. 붕어빵을 너무 좋아함.
그런데 절대.. 자기 용돈으로는 붕어빵을 사지 않음
엄마가 사주는 게 제일 맛있다나?
어느날 학원에 다녀 온 견우가 웃으면서 말함
견우: 엄마 나와 오래만에 데이트나 할까?
좋아! 남편보다 조금 더 좋아하는 아들의 데이트 신청이라 튕기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하여 한번에 오케이 해줌
아파트 후문이 다가오자 견우가 나에게 말함
ㅡ엄마 어디서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어.
ㅡ글쎄... 난 내 아들의 능구렁이 같은 속내를 알고 있었기에 알고도 모른척함
ㅡ 엄마.. 우리 후문 말고 정문으로 가자..
ㅡ 정문으로 가면 돌아가야 해서 너무 멀어.. 후문으로 가자.
ㅡ 후문으로 가면 붕어빵이 눈에 보일텐데.. 냄새가 코로 들어와서 날
힘들게 할거야.. 엄마는 분명 사주지 않을테니... 내가 무척 힘들겠지.
엄마가 그랬지.. 참으면 병이 난다고.. 아까 학원 다녀오는데
붕어빵 냄새 참느라고 혼났어. 난 지금도 참으면 병이 날거야.
너무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고 돈 천원이 나갔음..
그걸 받고 우리 견우는 붕어빵아 기다려라..오빠가 간다..하고 뛰어감...
붕어빵 사고 좋아하는 아들임..
별다른 교육 방법은 없음..
우리 아들은.. 책 읽는 걸 아주 싫어했음.. 그래서 읽어줬음.
딸아이도 그랬음.. 그냥 읽어줬음..
내가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거실엔 티비 대신 책장이 있음. 언제 어디서라도
볼 수 있게.. 진열해둠.. 그런데도 읽지 않음.. 그래서 읽어주기 시작함..
큰아이는 지금 세계문학전집을 읽어주고 있음..그러다 이제 스스로 읽게 됨..
견우는 이제 조금씩 책에 재미를 느낌.. 누나에게 문학전집 읽어주면서
여러 목소리를 흉내내어 읽어주니 좋아함.. 관심없는 척 하다가
내가 조금 늦어지면.. 그 뒤에 내용이 뭐냐고 물어봄..
딸에 대한 에피소드 1
딸과 무등산을 갔음..그날도 쓰레기를 주워 올라가는데 너무 힘들다고
울려고 하길래... 난 또 멋진 엄마 포스로 변신하여 딸아이에게 말함..
산을 오르면 오르막길도 있고 평지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매순간마다 이 세가지는 반복한다
그러자 딸아이가 말함...
난 지금 오르막이 기말고사 시험공부하는거네..
평지는 시험끝난후 시원함이고..
내리막은... 시험점수 때문에 고민하는 내 모습이네..
헐....
아.... 오늘은 말이 너무 길었어요...
지금 시어머니께서 청소해주시네요. 내일 내려가시는데..엉덩이에
가시가 박힌듯..불편한 상황이네요..
우리아들 예쁘게 봐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해요.
참..그리고 아들의 일기는.. 견우에게 허락 받았어요.
넌..참 훌륭한 아이야.. 일기를 잘 써서가 아니고.. 2학년 초반에 했던
약속을 2학년 끝날 무렵에도 잘 지키고 있고..울면서 썼던 일기가
이만큼 쌓여있으니..엄마는 널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아들이.. 3학년때는 안 쓸래..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