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도 익숙해지면 쉬워진다...?
저녁 먹기에는 조금 지난듯한 애매한 시간,
어디선가 낯익은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황양의 무법자의 그 휘파람소리.
내 휴대폰 벨소리다....
마눌님이다.
"여보 밥 해놨어?"
"지금 가고 있는중이야~~"
"응, 당연히 해놨지...조심해서 와~~"
일주일에 5일은 6학년인 딸아이 레슨이나 학원때문에 아내가 바쁘다.
방과후 시내까지 데리고 가서 거의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온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아내를 위해 저녁밥을 하기 시작했다.
대개는 아내가 미리 저녁밥을 해 놓고 다녀오곤 하는데...
가끔은 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하려다낭패를 본적이 몇번 있었다.
그후 내가 밥솥을 확인하고 모자랄경우에 추가로 쌀을 씻어 밥을 하게되면서부터는
은근히 게을러진 아내...
그 후론 저녁밥 짓는건 내 전유물이 되었다.
첨부터 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쌀 잘 씻어서 압력밥솥에 넣고는 전원버튼만 눌러서 밥이 되지않은적도 있었고,
물 양을 맞추지 못해서 어떤날은 죽, 어떤날은 생쌀...
어려운게 밥짓기였다.ㅎㅎ
하면 할수록 느는게 살림이던가?
초기에는 많은시간이 걸리던 밥짓기가 지금은 단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것도 적정량의 물 맞춤으로 윤기흐르는 정말 맛있게 익은 밥을 실수없이 만들어 낸다.
오늘도 아내가 오기전에 밥을 해놨다.
칭찬을 받기위해서가 아니라
늦은시간 아내가 왔을때 바로 식사를 하기위해서이다. 내가 배고프니까...
반찬이야 아내몫이겠지만..
한가지 비밀이 있다.
아내는 내가 반찬을 전혀 만들지 못한다고 알고있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만드는법 알려준다고 할때
내가 할일 없다고 번번히 배우는것을 거절했었다.
그런데 김찌 찌개는 나도 잘 한다.
한번 찌개 만들었다가 괜시리 허구헌날 반찬까지 준비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도 못하는양 시치미 떼고있다.
반찬까지 잘 만드는 남편으로 지내기는 싫은 내 속을 아내가 알랑가 모를랑가?
비밀인거 알죠?
압력밥솥에서 김 빠지는 소리가 나고 알람소리 울려올즈음에
아내가 딸 아이와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이내 김치찌개를 만들어 냈고
우린 그렇게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쳤다....
아~~ 아내에게 고백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내가 김치찌개를 만들수 있다는 사실을...
여보~~ 사실은 나 김치찌개 잘 만들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