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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엄마를 사랑하는 며느리 2탄 - 첫 설

쿠루롱 |2014.02.03 18:34
조회 3,820 |추천 14

어머 저도 몰랐는데 한동안 안들어왔더니, 와~놀라웠어요.

톡이라니~~~^^

아이고 맞춤법 지적질까지 착하게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표현력 부족으로 긴글 읽게 해드려 죄송해요..ㅜㅜ

 

이번에 저 처음으로 제사라는걸 지내보았답니다.

저는 뿌리깊은 기독교 집안 신랑집은 뿌리가 얇은 종교도 다 있는 제사만 지내는 집안-

 

이번에 설 차례상차리는 것을 보았는데요.

정말, 대단한 형님들 포스에 기가 팍팍!눌렸었어요.

시어머니랑 저랑 큰집으로 가서 만두만 만들고 저는 다른 큰집 형님들과 수다떨기 바빴죠.

 

처음이라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 질문이 반, 대답대신 행동으로 알려주시는게 반..

아이고 민폐의 연속이었답니다.

 

사건은 다음날 아침에 벌어졌어요.

 

새해 아침, 상을 차리고 제사상을 정리하고 식사준비를 하는데 남자분들이 말없이 나이 상관없이

상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일하는 여자들에게 식사권유도 하지 않고 남자들끼리 수다를 떨며 식사를 하는것을 목격하게 된거죠..

 

적지 않게 쇼크를 받았어요. 왜냐하면, 나이드신 큰댁의 할머니와 제 시어머니가 방모퉁이에 손을 곱게 얹고 마치 레스토랑 서빙하는 사람처럼 서 계시는걸 보게 된거죠..

 

사실 친정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랐거든요.

 

그런데도 우선 한번은 참았는데요.

문제는 바로 다음이었어요.

 

남자들이 식사가 끝나자 일어나서 먹던 그릇도 치우지 않은 채- 나가더라구요.

사실 제사를 처음 참석한건 아닌데 설은 처음이었거든요.

제가 일을 하다보니 제사에 가도 식사를 하는것이 아니라 제사가 끝나면 식사는 생략하고 음식만

나누어 가져가곤 했죠.

 

남자들 식사가 끝난 후 어머니가 상에 떨어진 나물들과 당면 나부랭이를 훔치시더니 여자들 밥먹자 하시더라구요. 그리곤..먹다 남은 나물에 밥만 가져와 둘러앉아 고추장에 참기름 넣어 쓱쓱 비비며 식사를 만들기에 전 솔직히 비위가 상했습니다.

초라했구요. 그 밥을 내가 먹을 수는 없었어요.

 

이집 여자들이 머슴이야? 종이야?란 생각에 저...사고 쳤습니다.

 

큰집분들 계실 때 "적어도 큰어머니, 제 시어머니는 어른인데 어떻게 식사하라고 먼저 말씀도 안하시고 식사를 하실 수가 있어요? "라고..큰댁 어른들께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신랑에게 조용히 불러 "당신 어쩌면 어머니 그리고 큰어머니가 모서리에 서계신데 밥이 넘어가? 그리고 드시라고 말도 안해? 당신 그런사람이었어? 너무너무 실망이야-"

 

라고 하고 전 화장실에서 엉엉 울어버렸어요. 티안나게-

나왔더니 형님들이 바꿔야할 숙제였는데 말해서 내가 속이 다 시원하다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꾸중도 들었죠..ㅠㅠ

 

그래도 시어머니 서계신 모습을 보고 전 욱~할 수 밖에 없었어요.

다시 어머니가 서계신데도 전 욱~할꺼구요.

동방예의지국인데!!!!

 

정말 제사가 이런거구나 제대로 느끼는 하루 였어요.

 

그리고 시엄마의 어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친정에 가라는걸 제가 졸라서~따라갔어요.

전 시엄마를 너무 좋아하고 어머니의 어머니도 너무 좋으신분이라 저에게 늘 앉아라~앉아 있거라~이 말씀만 하세요~

 

저는 신랑과 이쁘게 한복입고 절드리고 우다다우다다 하면서 식사를 차리시는 시엄마와 할머니 사이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는데-

 

무심코 주방을 머 나를꺼 없나 하고 쳐다보다가 시엄마와 시할머니의 일상대화를 듣게 됐어요.

 

시엄마 : 엄마, 밥은 잘 드셔여~?

시할머니 : 너나 잘 챙기거라~ 아픈덴 없냐?

시엄마 : 엄마나 챙겨요~난 요즘 힘이 넘쳐!

시할머니 : 에이구.. 그래도 이렇게 혼자 있는데 찾아와 줘서 너무 즐겁구나!

시엄마 : 에이! 별소릴 다 하구 그래~

시할머니 : 고맙다!

시엄마 : 아프면 바로바로 병원에 가고 그래요~

시할머니 : 너나 아프지 마러~~별~얼~

시엄마 : 엄마 ~국이짜!

시할머니 : 나이드니 간을 못보겠더라~나 전주사람 맞냐??

시엄마 : 엄마 나도 늙었나봐~간이 짜져~~ㅎㅎㅎ

 

두분은 그 좁은 할머님의 주방에서 어깨를 나란히 두고 요리를 하시며 웃고 계셨어요.

 

그 순간 내 엄마와 내가 나이들면 이런모습이겠구나..란 생각이 들며..

자꾸 집에 혼자 계실 엄마를 생각하니

가슴 밑에서 뜨거운게 올라오더라구요..ㅜㅜ

울면 안돼~울면 안돼~했는데..

 

결국에 시엄마랑 할머니 쳐다보다 눈물보가 터져버렸어요..ㅜㅜ

 

사실 지난 11월 아빠가 뇌종양으로 돌아가셨거든요..

 

시엄마도 아버지가 몇해전 돌아가셨어요.

 

시엄마의 친정집에서 시아버지와 시어머니가 계속

친정 지금 출발해라~늦겠다~늦겠어~그러셨는데.. 뺀질뺀질 되고 암생각 없었는데..

 

시엄마 시할머니 모습을 보곤..정말 펑펑 울었어요..

시아버지 시아주버니, 시엄마 시할머니, 신랑까지 있는 곳에서...아구 챙피해..ㅠㅠ

 

왜 그리 갑자기 엄마 생각이 나며 눈물이 나는지, 시엄마에게 저 원주에 가봐야겠어요.

라고 말씀드리고 신랑과 집을 나섰습니다.

 

엄마에게로 가서 저는 정말 펑펑 울었어요.

오늘 있었던 큰댁 험담도 하고 잔다크르 행동한 제이야기를 하며..시엄마와 시할머니의 모습처럼 저도 엄마와 주방에서 긴 시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당황하셨을 시엄마에게 잠자다 새벽녁에 문자를 보냈어요..

 

 

 

 

다음날 아침 시엄마에게 카톡이 왔어요.

이 문자를 받고 저 기분이 금새 좋아졌답니다.^^

 

제가 우는모습을 보고 신랑한테 야단치셨데요.

어떻게 했길래 제가 우냐고..ㅠㅠ

지금 괜찮냐고..

멀쩡한 아들을 잘 잡으시긴 하세요..ㅎㅎ

 

제가 울때마다 시부모님이 저장해 놓는 신랑의 매가 늘어갑니다..ㅜㅜ 미안 신랑..

 

이렇게 슬펐다 기뻤다 한 설이 끝나고 전 회사에 앉아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들 설 잘 지내셨나 모르겠어요 ^^

 

저처럼 눈물바람 뺀 새댁들도 많을꺼 같은데~^^;

 

다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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