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가 이렇게 코치까지 없는 난,아둔한걸까?
언제부터인지 외출준비하는 아내에게 변화가 생겼다.
대충 기초화장만 하던 아내가 조금씩 색조 화장을 하기도 하고,
장농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기 일쑤다.
몇개 안되는 핸드백을 만지작 거린다,
그나마 처제가 쓰다가 보내준 핸드백이다.
신혼초부터 마이너스로 시작한 살림은 20여년이 다돼 오건만
아직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못하고 있다.
그런 이유로 아내는 자기자신을 치장하는데는 무척이나 인색했다.
나의 무심함도 있었겠지만 아내 스스로가 자신보다는 다른 가족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아내에게서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전엔 하지 않던 소리들을 요즘들어 자주한다.
이를테면,
자동차 세차좀 해라.우리 집 외관좀 손봐야 하겠다는등.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부분들에 있어 조금은 예민해진것이다.
요즘들어 아이들도 어느정도 크고나니
여기저기 얼굴을 보여야하는 행사들이 많아지고있다.
주로 애들 엄마가 담당하는 일이라 그리 신경쓰지 않았는데.
문제는 내부에 있었던 것이다..
당장 입고 나갈 변변한 양장 한벌 없고,
들고 나갈 핸드백조차 없다.
그동안은 퀼트로 직접 만들어 들고 다니던 핸드백으로 커버는 했지만 한계가 있는듯하다.
난 그것도 모르고 "뭐하니? 모임시간에 늦겠다 서둘러야지" 라고 핀잔만 주고 있었으니.
시내 사람들 만나느라 스트레스 받는 아내가 이해가 간다.
초라한 행색보다는 최소한의 구색은 맞춰져야할것 같다.
그래서 큰 맘먹고 비싼 명품은 아니더라도 핸드백 하나 사러 시내에 나가자하니
아내가 내게 하는말이 명언이다.
핸드백이 있으면 뭐하노? 맞춰입을 옷이 없는데......
맞춰입을 옷이 있으면 뭐하노? 같이신을 구두도 없는데....
순간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를 몰랐다.
미안했다. 정말 아내에게 미안했다.
그 많은 시간 함께하며 지내온 내가 아내에게 해준건 말뿐이었다.
여보~~이자 1년 더 내더라도 자기 옷이랑 구두랑 핸드백 하나씩은 꼭 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