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학입니다.ㅎ
저희는 1년 남짓한 어학연수 생활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저희가 처음 갔을 때도 겨울이었는데 그땐 시차 적응도 안 되고,
추위도 적응이 안 되어서 고생을 좀 했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1년 전이라고 생각하니까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도 들고,
나이도 한 살 더 먹었습니다.ㅎ
저희는 이번에 다시 돌아와서도 시차 적응을 못해서
낮엔 온종일 멍한 상태로 지내다가
밤에는 자다가도 수시로 깨곤 했는데
그때마다 시계를 보면 거의 새벽 3시, 4시더군요.ㅎ
거의 한 시간마다 깬 것 같은데
깰 때마다 폰을 확인해보면
영어도 저와 비슷한 상태인지
영어의 카톡이 와 있습니다.ㅎ
예전에는 항상 같이 있으니까 전화통화 할 일이 없었는데
덕분에 새벽마다 영어와 전화통화를 많이 했습니다.ㅎ
영어가 여기에 적어뒀던 글을 대부분 다 지웠던 적이 있었는데
제 예전 노트북에 그때 올리려고 했던 글이 많이 있더군요.ㅎ
오늘은 그 글 중에 하나를 올리려고 합니다.ㅎ
중간중간 내용을 지운 것도 있어서 연결이 좀 어색한 것 같기도 한데,
그래도 매번 글 적을 때마다 길을 잃는 영어보단 나을 것 같습니다.ㅎ
가까운 곳에 영어와 놀러 가기로 했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그냥 영어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있었습니다.
저녁 만들어 먹기 귀찮아서 배달 음식 시켜먹을까하다가
영어가 비도 오는데 나가서 막걸리 한잔 하자는 말에
자주 가던 막걸리 집에 갔습니다.
파전과 막걸리도 시키고, 처음엔 분위기가 좋았는데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사소한 말다툼이
조금씩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큰일도 아니었고,
둘 중에 한 명이라도 그냥 참았으면 됐을 텐데
영어나 저나 둘 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한 사람도 지지 않고 자기 의견만 내세운 탓에
싸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영어와 말을 주고받다가 나중엔 그냥 제가
이만 됐다 하고는 말을 더 안 했는데
평소의 영어라면 더 흥분했을 텐데도
영어는 잠깐 가만히 있다가 물 한 잔 마시고는,
나오라고 한마디 하고 바로 일어서버렸습니다.
전 그 상황에서도 계속 앉아있었는데
영어가 제 옆에 서서 잠깐 있는가 싶더니
자기 말이 안 들리냐고하는데 저도 화가 나더군요.
간신히 말싸움이 끝나가나 싶었는데
다시 싸우려고 하는 태도같아서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좋았던 분위기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된 건지 이해도 안 되고,
영어가 왜 저렇게 화를 내는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영어가 먼저 나가고 저도 따라 나갔습니다.
영어는 가게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가
제가 오는 걸 보곤 무슨 말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한숨 쉬면서 담배를 끄더니 계속 아무말이 없었습니다.
영어가 자기는 원래 단순한 놈이고,
지나간 일에 후회하거나 미련가지는 성격도 아니고,
아직 닥치지 않은 일에 미리 걱정하는 성격도
아닌거 알지않냐고 했습니다.
저처럼 매사에 진지하지 못한 것도 알고 있다고 하면서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을 대충 생각하거나,
쉽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했습니다.
특히, 저와 관련된 일에서는
좋게 좋게 넘어가는게 힘들고,
사실 집착하게 되는 것도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한마디가 너무 크게 느껴지니까
오늘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자기가 화를 냈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영어의 말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하느라
아무 말을 못 하고 영어만 보고 있었는데
저희가 나갔을 땐 비가 좀 그친 상태였지만
그래도 비 맞고 있는게 신경쓰여서
영어에게 우산 안 으로 들어오라고 말을 했습니다.
영어가 자기는 모자 쓰고 있어서 괜찮다고 말하길래
영어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겨 제가 도로 쓰고는
우산을 영어한테 쓰라고 줬습니다.
우산 어차피 내 것도 아니고, 팔 아프니까 빨리 받으라는 말도 같이 했습니다.ㅎ
그러자 제가 쓰고 있던 모자를 가리키면서
그 모자도 자기거라고 말하면서 웃더군요.ㅎ
건방지게 한쪽 입꼬리만 올려 웃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다 가져가라고 모자도 벗어서 영어한테 던져줬습니다.ㅎ
그러자 저녁되니까 좀 쌀쌀한데 위에 후드도 좀 벗어주면 안 되냐고
장난을 치기 시작하더군요.ㅎ
영어의 복부를 어퍼컷으로 가격해줬습니다.ㅎ
영어가 웃으면서 다시 모자를 씌어주고는
미안하다고 하는데
저도 잘 한 것 하나 없다고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막걸리도 다 못 마시고 나왔는데
집에가서 2차를 하자고 하면서,
영어가 좋아하는 야채볶음을 직접 만들어주겠다고 했습니다.ㅎ
몇 번 여기에 적었던 것 같은데
요리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영어에게 극찬을 받은 요리 중 하나입니다.ㅎ
그리고 원래는 다음날 과외가 있어서
자고 갈 계획은 아니었는데,
자고 갈 거라고 말했습니다.ㅎ
집에 가는 내내 영어는 빨리 좀 걸을 수 없냐고 말할 때
그 표정이 귀여웠습니다.ㅎ
집에 도착하자마자 뽀뽀도 하고.ㅎ 좋았습니다.ㅎ
지금 읽어보니까 당시에 싸웠던 내용이 다 기억은 안 나지만
충분히 영어가 화를 낼 상황이었고,
무엇보다 전 영어를 다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제가 모르는 것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많이 이기적이었단 생각이 듭니다.ㅎ
지금 전혀 안 싸운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예전에 비하면 거의 안 싸우는 편인 것 같습니다.ㅎ
적다보니 내용이 너무 길어졌는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주도 모두 다 수고하셨고
주말 잘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ㅎ
+ 영어야, 역시 한번 했던 말은 꼭 지키네.ㅎ
한국 돌아가면 질릴 때까지 소주를 들이부을 거라고 하더니
참 대단하다.
일어나면 보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