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저희는 8월 중순 로마로부터 지극히 신빙성 높은 출처로부터 디아스 추기경님께서 광주 대주교님께 또 다른 서신을 보내셨다고 하는 정보를 받았습니다. 그 서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사적계시’로 간주되므로 대주교님의 금지조항들은 나주를 순례하는 이들에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장 알로이시오 신부님에게 내린 금지조항들도 취소되어야 하며 신부님은 미사를 드리실 수 있으십니다.”
결국, 7월 2일 최 대주교님께서 나주를 갑자기 방문하셨던 것은 교황청으로부터의 위와 같은 서한을 받으셨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그 방문은 대주교님께서 디아스 추기경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에 적응하시려는 조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대주교님께서 지엄하신 광주대교구장의 공적 권위로 발표하신 여러 가지 금지 및 처벌 조항들에 대하여 교황청에서 이의 폐지를 원하시고 지시하심이 확실해졌으므로 새로운 공적 문서를 발표하시어 그 조항들을 정식으로 폐지하시는 것이 온당하며 필요하다는 점을 확신하며, 이러한 확실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 주실 것을 대주교님께 간곡히 바라고 있습니다. 공식문서의 내용이 몇 마디 친절하신 말씀만으로 흐지부지 해지는 것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올바른 문제해결의 방법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전세계 모든 신자들은 나주에 대한 교황청의 확고한 의지에 대하여, 그리고 지역 교구인 광주대교구장의 최근 방문의 의미에 대하여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순례자에 대한 제재를 두려워하지 말고, 성모님의 긴급한 메시지들을 전력을 다해서 널리 전파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아드 리미나 방문 중에 일어났던 일들과 그 후 교황청에서 한국교회에 보내신 여러 서신들의 내용이 널리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평신도들과 많은 신부님들까지 이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계십니다. 성 베드로 사도와 그 후계자들의 수위권을 반석으로 하여 서 있는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청의 뜻이 중간에서 차단되고 막혀진다면 이는 기막힌 모순이며 잘못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주교회의와 각 교구에서는 현재 교황님과 인류복음화성성의 뜻에 대하여 널리 알려주시고, 또 이에 의거하여 지금까지 잘못된 조치들이 있었다면 과감히 시정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들의 목자들, 즉 주교님들과 신부님들을 지극한 존경과 사랑으로 따르려고 하는 평범한 신자들이며 양들입니다. 동시에 우리는 교도권의 신성함과 위엄이, 그 교도권이 주님의 진리에 충실하고 그 진리를 수호함으로써만 강건하게 유지될 수 있음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2만 명 가까운 우리 순교선열들의 고귀한 피 위에 세워진 한국 가톨릭교회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그 신앙이 굳건했으며, 교회 밖에 있는 분들의 칭송도 자주 받았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차차 신앙이 약화되고 세속화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지금은 수많은 신자들이 교리도 잘 모르고, 도덕률에 충실하지도 않으며, 교황청을 아주 우습게 보고 있으며, 신앙이 식어 냉담해 버리는 이들도 수없이 많은 참담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하여 눈물과 피눈물 흘리시는 우리 성모님의 원의와 도우심에 따라 이 모든 문제들이 시정되어야 하며, 한국교회가 새롭게 그리고 강건하게 일어서서 한국사회를 참으로 모범적인 사회로 발전시키고 온 세계의 복음화에 진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인류복음화 성성의 디아스 추기경님께서는 이미 나주 관련 수많은 자료의 검토를 마치시고, 한국교회가 자발적으로 필요한 시정을 하고 나주 문제를 올바로 다룰 것을 간절히 권고하셨으나, 이에 대한 반응이 전무함을 보시고서, 하는 수 없이 지난 봄 나주에 관한 자료들을 신앙교리성성으로 넘기셨습니다. 그 이유는 나주에 대하여 그리고 지금 까지의 광주대교구와 한국교회의 조치들 및 주장들에 관하여 신앙교리성성의 권위로써 그 옳고 그름을 공적으로 판단내리도록 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온건한 방식으로는 이 문제가 해결 불가능하므로, 정식 절차를 밟으시겠다는 뜻입니다. 앞으로 로마의 휴가철이 끝난 후 교황청의 업무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며, 정확히 언제가 될는지는 알 수 없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교황청의 중대한 발표가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