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네 살 연하와 사귀는 사람입니다. 정말 사람이란...

태어나서 처음으로 판에 글 쓰는 여자임.

 

글 쓰는 재주는 별로 없으니 이해 바람.

 

당장 결혼하겠다! 이런 건 아니지만 마음 두고 시간 더 지나면 결혼 약속한 남친 있음.

 

 

 

 

 

 

 

 

 

 

 

 

 

 

나는 31살, 남친은 27살.

 

 

주변 친구들로부터 소아성애자니 손자같은 애 데리고 뻘짓하느니 욕 많이 먹음.

 

애가 끼 없이 착하기만 하니 더 그렇게 보는 것 같음.

 

심지어 엄마는 남친을 도련님이라 부르심.

 

남부럽지 않은 집에 자라 심성 곱고 맘씨 고운 착하디 착한 남친임. 세상에 둘도 없을 것 같은.

 

 

 

 

 

 

 

 

 

 

 

 

 

 

남친은 아직 취준생이고, 나도 이것 저것 일을 하다 내년엔 공무원 시험 준비중인 사람.

 

 

 

 

형편상 내가 8:2나 9:1 내는 것 같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렇게 쓰면서 내가 느낀 건,

 

남자들이 일단 참 가엾다는 거고 (아, 돈 없으면 만나기도 싫은 그 중압감!)

 

 

여자들아, 제발 돈 좀 써라, 라는 것.그리고 고맙단 말을 꼭 해 주자, 라는 것.

 

(있는 놈이 더 내는 게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내는 입장에선 상대가 고마워하는지,

 

별 생각 없는 지에 따라 더 만나거나 끝장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듬.왜?나도 인간이니까.)

 

 

 

 

 

 

 

 

 

 

 

 

 

 

각설하고, 만나는 동안

 

나이가 나이니만큼 스트레스도 상당했음. 아, 적당한 데 선을 봐서 결혼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고.. 그러다가 또 맘 착하고 여린 남친이 나 배려하는 거 보면

 

그래, 결국은 사람을 보고 사귀는 건데, 그런 생각도 들고.

 

여튼 30대 흔녀들이 가지는 흔해빠진 생각들을 하며 그럭저럭 시간이 지남.

 

 

 

 

 

 

 

 

 

 

 

 

 

 

나는 나름 내가 탈김치녀라고 생각했는데,

 

(자라온 집안 분위기상 살림은 여자가. 결혼하면 아침밥 차려주고 퇴근하면 남편 꼼짝도 못하게

 

해외축구나 보라고 하면서 저녁상, 술상 봐주고 싶다는 생각하는 여자임.

 

밖에선 마누라 애 먹여살린다고 납작하게 엎드려서 일을 할 텐데, 집에서만큼은 왕 대접 좀 받으면

 

좋지 않겠어? 내가 맞벌이해서 가끔 지갑에 용돈도 좀 찔러주고... 라는 생각하는.)

 

현실이 좋지 못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원망하거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거임.

 

 

 

 

 

 

 

 

 

 

 

사랑해서 시작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편안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함. 사람이 좋지만 우유부단한 점도 있었고...

 

처음에는 이런 저런 생각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음.

 

대부분의 나이 든 여자들이 생각하듯, 특히나 결혼을 앞둔 여자라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임.

 

아,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한다면,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뭐든지 하려고 용을 쓰고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게 나를 사랑하는 척도가 아닌가 하는.

 

 

 

 

 

 

 

 

 

 

 

 

 

 

그런데, 출근할 때 끼니 거르는 게 안타까워서 도시락 싸 주는 남친을 보면서,

 

(뭉텅뭉텅 잘라서 대충 구워도 맛있는 스팸을 소화 잘 되라고 구워서 잘게 썰어주는

 

쌀밥+스팸 도시락)      자기 집안 일도 아닌데 우리 집에 큰 일 생겼을 때 새벽에

 

거짓말 조금 보태서 맨발로 정신없이 뛰쳐나오는 남친을 보면서,

 

귤 사연(판 읽어보신 분들은 이혼 위기를 진정한 행복이란 가치란 무엇인지를 몇 천원짜리

 

귤 몇 개로 상기시켜준 그 이야기를 아실 거임)을 읽으며 같이 눈물 글썽이던 남친을 보면서,

 

 

 

 

아, 나이 탓이라고는 해도 내가 정말 못났구나. 네 살이나 어리니 생각도 나보다 어리고

 

별 볼 일 없을 수도 있겠구나, 했던 내가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이기적인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음.

 

 

 

 

 

가끔 판을 볼 때 그런 생각이 듬. 다들 결국 입장과 생각을 정리해 놓고, 본인의 생각을

 

지지받고, 확인을 받고 그리하야 본인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려는 열망에 글을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언젠가 엄마가 해 주셨던 말이 떠오름.

 

딸아, 결혼을 하지 않아도 좋다.돈을 벌어 나이가 들었을 때 네가 초라하지 않을 수 있고

 

외롭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이 엄마는 네가 혼자 사는 것을 바란다.

 

하지만 네 평생을 맡기게 될 누군가를 고르게 된다면,

 

너와 네 자식을 때리지 않고 성실한 사람을 고르거라. 조금 부족해도 좋다. 없어도 좋다.

 

그런 사람은 너를 부족함 없이 살게 할 순 없지만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어렸을 때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하면서 코웃음을 쳤었는데....

 

나이 들어서 영악해지고 순수한 마음에 감동받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혼은 결국 사람 대 사람의 만남이고, 당사자보다 집안이나 돈이 더 중요해진다면

 

(물론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전부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하네요.)남자나 여자나 혼자 사는 게

 

더 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남자든 여자든 "내가 남자니까" , "내가 여자니까"   더 바라거나 보채는 것 없이

 

내가 받고 싶은 만큼 남에게도 해 줘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됨.

 

 

똑같은 엄마 배에서 나온 동생, 언니, 형도 나랑 다른데,

 

일평생을 달리 살다 만난 사람끼리 어떻게 완벽하게 맞을 수 있겠음?

 

 

 

 

 

 

 

 

 

 

 

 

 

 

내가 대접을 받고 싶다면, 행복하고 싶다면,

 

나도 그만큼 해 줘야 하는 게 사실이고,

 

만족할 줄 모른다면 석숭이나 만수르랑 살아도 일생을 행복하게 살 수 없을 것 같음.

 

 

 

 

 

 

 

 

 

 

 

 

 

 

 

지금 있는 사람에게 잘 해 줍시다.

 

헤어지든 결실을 맺든, 내가 싼 똥이고, 결과는 내 책임 아님?

 

선택은 신중하되, 후회는 하지 맙시다. 후회를 하게 되어도

 

참고 견뎌내고 믿어줄 수 있는 게 사랑인 거 같아요.

 

내가 해줄 수 없는 건 상대에게 강요해서도 안 되고, 바라서도 안 되고...

 

 

 

어린 남친에게 배우는 것이 참 많게 느껴져서 끄적이는 글입니다.

 

 

 

남성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여성분들,

 

내게 "가장 중요한 행복"이 뭔지를 생각하세요.

 

내 일생에서 제일 큰 게 뭔지를 생각하세요.

 

돈? 남성에게서 돈을 바란다면 님도 그 만큼은 있어야 하겠지요.

 

나는 하나도 없는데 남자에게만 뭔가를 바란다면 님은 도둑이겠죠?

 

결국 남는 건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서 내 인생도 달라지고, 내 자식의 인생도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니, 우리 본질을 봅시다.

 

맨날 내 여친이,남친이 이런 걸 이해 안 해준다, 저런 걸 해 주지 않는다 징징대지 말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상대방도 그런 걸 느끼고 생각해요.남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얼마나 "고칠 수 있는 지"를 보지 말고 얼마나 "감싸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세요.

 

내가 선택한 배우자를 욕하는 거, 내 얼굴에 침뱉기밖에는 되지 않아요.

 

그 똥을 누가 선택함? 남이 선택함?  결국 내가 선택한 거임.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워야 하지 않음?

 

 

 

옛말에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사람과는 살지 말고,

 

살게 된다면 의심을 버리라 했음.

 

시간은 걸리더라도 믿음을 가질 수 없는 사람이라면 얼른 끝내는 게 좋음.

 

 

 

 

 

 

남친이, 여친이 정말 짜증난다면

 

여기 와서 눈팅하면서 간혹 이상한 사람들이 싸지르거나 이상한 댓글 단 거 보면서

 

그래, 나도 이렇게 해야지, 이렇게 복수해야지, 하지 말고,

 

내가 얼마만큼 노력하고 사랑했는지 생각을 해 보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단은 상대와 대화를 해야 함.

 

같이 웃고 같이 울 사람은 내 사람인데,

 

그런 중대한 결정들을 왜 아무 관계도 없는 타인에게서 구하려 함?

 

 

 

 

 

 

 

 

 

 

 

 

 

 

사랑하세요.

 

찌푸리고 짜증 낼 시간 있음 차든가,

 

아님 시간을 두고 노력하세요. 내가 뭔가를 얼마나 더 했는지도 집중하세요.

 

성정이 급하고 짜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 해도,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할 때엔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고

 

조곤조곤 얘기를 하세요.

 

니가 이런 걸 해 주지 않아서 짜증나!! 싫어!! 라고 외치지 말고,

 

내게 해 줬던 이러 저러한 점들이 참 고맙지만, 이것은 이러이러해서 내가

 

"슬프거나 서운하다"라고 얘기를 하세요. "짜증나, 뭐야 너?"라고 얘기하지 말고.

 

 

 

덧셈 뺄셈을 모르는데 곱셈 나눗셈이 되겠음?

 

본인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천상의 인연이, 좋은 사람이 내 것이 되겠음?

 

"좋은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말고, 내가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해 보셈.

 

그러면 헤어진 후에라도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거임.

 

후회도 없을 만큼 노력을 했을 테니까.

 

 

 

 

진짜 이상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내 사람 어떻게 만드는 지는 내게 달린 것 같음.

 

잘 지내는 것도 아기가 걷는 것 처럼 연습이 필요함.

 

 

우리 모두 사랑합시다.

 

뭐든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다 한 후에,

 

끝이나 이별을 얘기해 보아요.

 

 

 

 

 

술 마신 김에 넋두리가 길어졌네요.

 

 

다들 좋은 인연이 나타나고, 좋은 관계를 맺고,

 

아, 별 거 없지만 이 사람 때문에 내 인생은 충만해.

 

같이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좋아, 라고 생각하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사랑으로 행복한 나날들 되세요!

추천수4
반대수4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