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의 거짓말에 동참할 것인가의 싸움은 백전백패로 가는 길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이 세 사람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후보로 뛰었던 사람들이다. 이들 세 사람의 공약 중 서로 다르지 않은 것이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가 경제민주화고 또 하나가 정치개혁이다.
경제민주화에서 재벌개혁, 복지확충 등의 디테일이 다르고 정치개혁에서도 세부 디테일이 다르지만,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 배제는 세 후보가 동일했다. 이중 안철수는 중도 하차했고 문재인과 박근혜는 완주했으며 당선자와 낙선자로 갈렸다.
이후 당선자 박근혜는 자신의 공약 거의 대부분을 파기했다. 그러나 파기라고 공격해도 반론을 할 정도는 남긴 파기였다. 재벌개혁도 하는 시늉은 보이고, 복지공약 중 대표적인 기초노령연금에서도 후퇴보다 파기라고 해야 하지만… 어떻든 하는 시늉은 보였다. 반면 기초단체장과 의원의 정당공천 배제 공약은 아예 파기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점 하나가 발견된다. 재벌개혁이나 복지공약 후퇴는 주체가 박근혜 본인이나 정부였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든 새누리당은 야권과 언론 시민들의 반발을 방어하는 수비대였다. 반면 기초단체 공천배제 공약 파기는 후보였던 박근혜가 아닌 박근혜를 후보로 냈던 당이했다. 당이 공약을 파기하겠다는데 후보 당사자는 묵묵부답이다.
후보의 공약은 당선자가 지켜야 한다. 공약이란 “제가 당선되면 이렇게 하겠습니다”란 약속이다. 이를 ‘공약’이라고 하는 것은 1. 공개한 약속, 2. 공통의 이익을 위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당선되면 공통의 이익을 위해 이렇게 하겠습니다”를 공개된 자리에서 한 것이 공약이다.
낙선자는 공약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 수 없다. 당선되면 하겠다고 한 것인데 유권자들이 낙선시켰으므로 유권자가 받지 않겠다고 한 것과 같다. 낙선한 문재인도 중도에서 후보직을 내려놓은 안철수도 공약을 지켜야 할 대상이 없다. 자신들이 했던 ‘공약’에 대한 대국민 의무가 없다는 는 말이다. 다만 후보였거나 정치지도자이므로 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려는 것일 뿐이다. 국민이 강요할 수도 없고 언론도 비난할 일이 없다. 스스로의 양심에 의해 지키려고 할 뿐이다. 따라서 이들의 약속 이행은 칭찬받아야 하고 고무되어야 한다.
반대로 ‘공약’을 하고 지키지 않은 당선자에게 유권자들은, 특히 그 후보자를 찍은 유권자들은 공약을 지키라는 강요와 함께 극한 비난과 비판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선거의 후보자들고 거짓말 공약을 다시는 할 엄두도 못 낸다.
기초단체 선거의 정당공천, 현재 새누리당은 공개적으로 배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자신들이 공천했던 대통령 선거 공약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당선자는 공개적으로 당을 질책하면서 공약을 지키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는 하지 않고 있다. 야당이 할 일은 여기에 있다.
1. 대통령은 당선만을 목표로 거짓말을 했던 것인가?
2. 대통령은 공약을 지키고 싶은데 당이 반대하는가?
3. 반대하는 당에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가?
4. 당에 요구했는데도 당이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했는가?
이 네 가지의 질문을 우선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보내야 한다. 그리고 답변을 강요해야 한다. 1번과 2번의 질문에서 아니라고 한다면 3번의 질문이 성립된다. 3번의 질문에서 ‘그렇다’고 답변한다면 4번의 질문이 성립된다. 그렇다면 야당은 당연히 대통령에게 새누리당 탈당을 요구해야 맞다. 자신들이 공천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데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한 당과 함께 대통령은 국정을 이끌 수는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지금은 기초단체 공천을 두고 당내 이론을 봉합할 시기가 아니다. 당의 모든 역량을 동원 이상에서 내가 주장한 논리로 여당과 대통령을 몰아쳐야 한다. 언론은 이슈에 약하다. 야당이 공개질문을 하고 공개적으로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면 새누리당은 벌집을 쑤신 것 같이 날뛸 것이다. 언론이 모른 체 할 수 없다.
당연히 초점은 기초단체 공천을 두고 공약파기 논란으로 모아질 것이다. 여기서 약속을 필히 지켜야 할 당선자가 지키지 않은 것으로 여론몰이에 성공한다면 저들이 공천을 강행해도 선거는 새누리당 비토선거가 될 것이다. 그래야 약속도 지키고 선거도 이긴다. 이것이 정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의 초점은 야권단일화였다. 야권후보 단일화 이니셔티브로 선거전을 야권이 이끌었다. 그래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이대로 가면 여권후보 단일화에 야권후보 난립이므로 여권 승리가 불을 보듯 환하다.
하지만 이것은 정치공학적 판단일 뿐이다. 유권자는 정치인들이 제시하고 풀어 낸 공학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선거는 이니셔티브 전쟁이다. 이번 선거의 초점은 기초단체 정당공천 유무로 이미 정해졌다. 이 초점에서 누가 이니셔티브를 쥐느냐의 전쟁이다. 여기서 새누리당과 언론의 드라이브에 속절없이 밀리면 선거는 해보나마나다.
명분 좋다. 약속 지켰다. 좋은 정치,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졌다. 그러면 그 다음은? 노무현이 부산에서 3번씩 떨어지고 대통령이 되었으니까 이번 선거에 패하면 국민들이 ‘아, 안철수와 문재인과 김한길과 새정련에 미안하다. 다음은 저 바보같은 정치인들에게 꼭 찍어줘야지’하는 바람이 불 것이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정치에서 순진은 죄다.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한다. 2000년 총선에서 노무현은 졌어도 이니셔티브를 쥐고 졌다. 종로의 당선 가능성이 높고 부산은 낙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거의 모든 국민과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면서 도전했다. 그의 당락이 언론의 초점이었다. 낙선도 영광이었던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기초단체장만 최소한 200여 명의 노무현이 나온다. 호남지역을 빼곤 전 지역구다. 4,000명에 가까운 기초의원 중 호남지역을 빼면 3,500여 명이 될 것이다. 이들의 패배자가 다 영웅인가? 언론이 누굴 조명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이들을 패배하게 만든 안철수와 문재인과 김한길이 바보가 되면서 영웅 취급을 받을까?
순진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프로는 순진하지 않다. 노무현은 프로였다. 노무현의 낙선은 순진해서가 아니다. 프로가 프로답게 졌다. 장렬한 패배자는 영웅이 된다는 진리를 아는 프로… 그가 노무현이다.
다시 말한다 선거는 이니셔티브를 쥐는 쪽이 이긴다. 박근혜에게 질문하고 탈당을 요구하라. 당연히 야당이 할 일이다. 선거에 패배한 야당이 승리한 당선자에게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정치다. 그래도 지키지 않는다면 그때 국민들에게 호소하라.
공약을 지키지 않은 대통령, 공약을 지키지 않은 정당, 이런 사람들이 공천한 후보들이 한 공약은 다 거짓말이라고 공격하라. 당선되려고 하는 거짓말쟁이들에게 무슨 공직을 맡길 것인가고 공격하라. 대통령은 공약을 지키고 싶은데 새누리당이 선거에 유리할 것 같아서 지키지 않겠다고 하면 대통령은 새누리당을 탈당해야 한다고 줄곧 공격해야 한다.
정몽준이 아침 7시 이전 출근자에게 버스비 200원을 할인해주겠다고 한다. 이것을 공약이라고 내놓으면 박원순과 새정련은 이렇게 되치면 된다. “그 공약 지키겠다는 약속을 보증하려면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공약했던 기초단체 공천배제 공약을 지켜라. 지키지 않을 공약 하늘에서 별도 따다 주겠다고 한 들 누가 믿겠는가?” 이는 대항하는 공약보다 훨씬 임팩트가 있다. 이번 선거, 새누리당 후보들이 모든 공약을 일일이 반박할 필요가 없다. 대항공약 낼 필요도 없다. 새누리당은 공약을 지키지 않은 정당이란 공격만 하면 된다.
지금 새정련은 공천을 두고 당내 힘겨루기를 할 것이 라니라 모든 총구를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향하고 집중포화를 날려야 한다. 그래야 언론이 거들떠보고 언론이 거들떠봐야 누가 거짓말쟁이인지 알려지는 것이다.
정치를 잘하는 것은 여론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여론을 끌고 가는 것이다. 선거에 이기려면 가부(可不) 문제에서 초점 대상이 되어야 한다. 가부(可不)를 떠드는 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명박이냐 아니냐. 4대강 운하는 된다 안 된다의 싸움, 박근혜냐 아니냐. 박정희가 좋았냐 나빴냐 싸움판을 만든 이명박과 박근혜가 이긴 것… 이런 판을 만들어야 프로다.
이번 싸움은 박근혜는 거짓말쟁이 논쟁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거짓말쟁이들에게 계속 정치 주도권과 지방까지 맞길 것인가의 싸움판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새정련 당내에서 우리도 저들의 거짓말에 동참할 것인가의 싸움은 백전백패로 가는 길이다.
☞ 임두만〈네이션코리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