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생각합니다. "그래도 나보다 낫잖아."
저희 신랑... 결혼하기 직전에 대출받아서 시부모님 전세집에서 작은 빌라 사서 옮겨드렸구요.
결혼 한지 1년된 서방님 집주인 사정으로 전셋집에서 쫓겨나다시피 하면서 전셋집 구하기 힘들어 그냥 집 산다고 해서 작은 아파트 사는데 돈 보탰어요.
저한테 미리 상의를 했었는데... 어머님 아버님 집은 사 드려도 서방님 돈은 해 주지 말라 그렇게 말했건만... 며칠동안 조르는 신랑한테 질려서 "그럼 알아서 해!"라고 했더니 돈을 해 줘버렸더군요.
제가 허락한 거 아니냐면서.... 에휴.
덕분에.. 삼십대 중반, 대기업 과장인 신랑이 그동안 모은돈 다 쓰고, 거기에 빚 3500만원 안고 왔더군요. 저축한 돈 10원 한장 없이....
시댁에선 저 예물 300주고 해 주셨어요. 그리고 예복 한벌 받았네요.
딱 그게 다였어요. 400만원.
예단은 간소하게 하기로 해서 반상기랑 은수저랑 예단비 500드렸는데 300돌려주셨어요.
따지고보면 시댁에서 200만원에 아들 장가 보내셨죠. 빚 3500만원 더해서...
제가 직장생활하면서 모든 돈 7000만원(결혼 전부터 부어왔던 연금저축2개, 장마, 펀드, 만기된 청약 저축, 적금1개 제외한 현금만)에 대출 9천 더 받아서 저희도 작은 아파트 하나 사고, 카드 쓰고 해서 결혼 준비 다 했습니다.
남자쪽 결혼부조금 시댁에 다 드리고 왔구요...(시부모님께서 경제활동을 안하셔서 부조금 낸 사람도 80%이상이 신랑 친구들이었는데... 나중에 저희가 다 갚아야 할 빚인거잖아요...)
친정쪽 부조금은 90% 이상이 아빠 지인들이라서...
제 직장동료 부조금 2/3 정도는 제가 챙겼고, 나머지는 친정 부모님 드렸는데 결혼식 끝나고 엄마가 차 사는데 보태라며 1000만원 주시더군요
저희 친정쪽에서 폐백할 때 신행비 많이 주셨는데... 그거랑 식장에서 제 친구들한테 받은 부조금이랑 합해서 500만원이 넘었는데 그것도 신혼여행 가기 전 공항에서 신랑 마이너스 통장에 입금했는데 신행 다녀오니 카드값으로 다 빠져나가고 없더군요.
신혼여행비랑 가구, 가전, 양가 가족들 신혼여행 선물비며.... 카드값만 석달동안 2000만원 이상 나왔어요. ( 남편이 아예 카드랑 여권번호 등을 시댁쪽에 줘서 시댁식구들 자기들 마음대로 인터넷 면세점에서 명품 시계 한개씩 사서 차더군요. ㅠㅠ 난 결혼하면서도 받지 못한 명품시계를....)
매달 시댁에 생활비 50만원씩 드리고, 외식을 할 때도 저희가 돈 내고, 명절, 생신 때마다 용돈 아니면 선물...
매 주말은 시댁에서 보내는데 갈 때마다 빈손으로 갈 수 없어 가끔 과일이라도 사 들고 들어가고.... 이미 뇌출혈을 일으키신 아버님은 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으셔서 가끔 아버님 편찮으시면 적지않은 병원비에.....
식구들끼리 다같이 찜질방을 가도 목욕비에 택시비에 간식비까지 우리가 내고...
소소하게 드는 그 돈들도 정말 무시 못하잖아요.
얼마전 친정 아빠가 퇴직하시고 또 1000만원 주셨는데 그 돈에 1000만원 대출 더 받아서 신랑이 시부모님 집 사주느라 생긴 빚 중 이울 젤 높은 거 일부 상환했습니다. 처음에 친정에서 돈 받을 때 우리 빚 준다고 좋아라했는데 막상 아빠가 평생 일하다 받은 퇴직금 일부로 시댁쪽 빚갚았다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나고 억울해서 퇴근하다가 길에서 울었네요. ㅠㅠ
연로하신 시부모님 집 사드리고 생활비 드리는 건 자식된 도리로서 어쩔 수 없다 치지만...
대기업 대리이고 맞벌이하는 서방님 집 사는데 돈 없다고 우리가 빚까지 내서 돈 보탤 필요가 있는건가요? 서방님한테 그 돈 받아오라고 신랑한테 여러번 말했지만 그 말 꺼낼때마다 거의 부부싸움. 빌려 준게 아니라 그냥 준거라고 동생이 돈 줘도 안 받을거라 하는데... 서방님은 돈 갚을 생각도 없어요.
한달 전, 서방님 네가 사정상 살던 아파트 전세 주고 처가살이 하러 들어갔는데... 목돈 생겼는데도 우리 돈 안갚는 거 보면, 아니 아예 돈 이야기 꺼내지도 않는 거 보면 그냥 넘어가는 거잖아요.
서방님 네는 이젠 빚 다 갚고, 월급 다 저축한다는 이야기 들으면.... 우리는 왜 이렇게 궁상맞게 살아야하는지 화가 치밉니다.
이제 다섯달 뒤면 울 아가도 태어나는데...
시어머니 애기 봐 주신다 결혼전부터 말씀하셨지만...
어디 그것도 공짜로 봐 줍니까.
애기 봐주시면 100만원 드리기로 했는데... 조금이라도 돈 아낄려고 직장다니면서도 모유수유하고 천기저귀 쓸 까 고민하고 있는데...
결혼 할 때 모은 돈 없다며 카드로 혼수 다 장만했었다는 동서는 볼 때 마다 명품가방 바꿔 들고 나타나고...
시댁에 돈 보태준다고 불평하는 글들을 읽을 때마다...
최소한 저보다는 낫지 않냐고 소리치고 싶네요.
시집 온 지 1년도 안 된 며느리가 시댁에서 어찌할 수도 없고...
착하디 착한 신랑만 쥐잡듯 잡고 있는데 시댁 돈문제만 나오면 신랑도 자격지심에 얼마나 화를 내는지....
남편이 지금까지 자기는 굶더라도 식구들 돈 필요하면 퍼 주며 살아와서 시댁에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저도 그런 착한 며느리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아예 대 놓고... 너희가 벌이가 제일 나으니 식구들 챙기고 베풀고 살라시는데...
이미 시댁쪽 빚에 이자갚느라 정작 우리 생활비는 펑크나기 일쑤...
왜 똑같은 맞벌이인데, 서방님 집에서 돈 쓰면 안쓰러워 어쩔 줄 몰라하시는 시어머니...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네~ 맞아요. 우리내외가 서방님 네보다 돈 많이 벌긴하는데... 차이 나 봤자 얼마나 난다구... 우리 빚에 한달 이자가 얼만데....
결혼하고서도 친정에다 손벌려 돈 받아 쓰면서, 100원짜리 하나에도 아까워 벌벌 떨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엄청난 빚을 갚아야 하나요?
얼마나 악착같이 모았으면... 그래도 1년도 안 되었는데 빚 4500 넘게 갚고 조그만 차도 생겼어요.
결혼하고 옷도 사지 않고, 우리 두 부부 정말 거지 비슷하게 살았는데...
임신해서 과일 먹고 싶어도 한번은 참았다가 다음번에 사먹고... 그러고 살았네요.
물론 친정에서 2000만원 넘게 도움 받았지만.... 이젠 1억만 갚으면 되는데...
올 연말에 신랑 성과급 나오면, 알뜰살뜰 모아서 또 2000만원 정도 갚으려 하는데 실행가능할지...
언제 돈 모아 울 아가 방 만들어 줄 수 있을지....
그런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예상했으면서도 내가 선택한 길인데.
매일 부동산 시세 보면서 그래도 우리 아파트 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것을 보며 행복을 찾고,
뱃속의 우리 아가 만날 생각하며 단꿈에 젖어봅니다.
아가야... 엄마가 너는 부족한 거 없이 자라도록 할게.
너희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그렇게 키웠듯이...
돈때문에 시댁 식구들을 미워해선 안되는데... 솔직히... 솔직히 좀 그래요. ㅠㅠ
바보같지만... 사랑때문에 바보가 되어버린 한 여자의 긴 푸념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