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아버지와 오늘 저녁 이야기를 하기로 했어요.
잘 말씀 드려서 마음을 추스리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댓글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모르는 사람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고민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객관적으로 있었던 일들만 적으려고 하다보니 오해하시는 일부 댓글에 대한 해명 아닌 해명과 제 생각도 함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글을 적습니다. 댓글 중 어떤 님의 말처럼 저는 제 오빠의 잘못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쓴거에요. 뭔가 있을 것 같다고 알맹이가 없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게 그 알맹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빠는 K대 의대를 갔는데 대학교 학비가 6년 중 전액 장학금 받은 2년을 제외 하더라도 4년 동안의 학비, 교재비, 등록금이면 4천만원이 훨씬 넘어요. 게다가 재수한 1년을 포함해서 대학을 졸업할 때 까지 아르바이트 한 번 해본 적 없고 매달 용돈을 받았어요. 외고 다녔고 과외도 받았으니 고등학교 때 학비도 적지 않게 들어갔구요. 아버지께서 힘들게 회사 생활해서 번 돈으로 의대를 졸업시키고 34년 동안 데리고 살았는데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니요. 성인이니 부모님께 신부 보여주기도 전에 결혼식장 예약해도 괜찮다구요?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사람은 성인이 아니지않나요? 성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까지의 양육비(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2012년 기준으로 재수, 과외 등을 제외한 평균 자녀 1인당 양육비가 3억 896만 4천원으로 추정이 된다고 하네요), 아니면 적어도 20살 이후 본인에게 들어간 돈은 부모님께 돌려드려야죠. 그리고나서 저 결혼합니다. 제 결혼식에 참석해주세요 하는게 맞는 것 같은데요.
중학교 때 부터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집안 일이며 행사며 단 한번도 참여한 적 없고 집에 있을 땐 컴퓨터 게임하느라 방에 들어가서 나오질 않았어요. 하다가 잘 안되면 키보드 던지고 욕하고. 세탁기 돌리면 빨래 내놓고 화장실 청소하면 샤워하고 설거지 해놓으면 그릇 내놓고 화장실 휴지 떨어져도 갖다놓은 적 한 번도 없고 먹을 거 사다놓으면 방으로 가져가서 먹고. 설거지 하라고 하니까 나중엔 배달 시켜 먹던데 쓰레기는 항상 식탁 위 아니면 싱크대 위에 있고. 인턴, 레지던트 기간 동안엔 빨래 거리 잔뜩 싸오고 60 다 된 어머니께서 손빨래하게 하고. 빨래방에 맡기래도 개무시.
저한테 폭언과 폭력은 일상이었어요. 제가 창피하대요. 가족으로 생각도 안한대요. 어렸을 땐 오빠가 저를 쓰러트리고 발로 밟아서 코피도 났었고 심지어 고등학교 때 주먹으로 얼굴 맞아서 눈에 멍든 채 학교에 간 적도 있네요. 맞은 이유는 제가 본인을 보는 게 재수 없어서. 오빠랑 친해지려고 노력 많이 해봤는데 본인이 기본적으로 넌 쓰레기, 가족 아님 이렇게 선을 그어버리니까 소용이 없더라구요. 새언니 만나기 전 사귀던 여자도 맨날 집에 데려와서 방에서 데이트 하는데 제가 속옷차림으로 있을 수 있으니 데려오기 전에 문자라도 달라고 했거든요. 근데 무시. 놀러온 여자친구도 인사도 안하고. 지난 이야기지만 헤어진 전 여친분 정말 잘 헤어지셨어요.
제가 생각에는 부모님이 잘못 키운 탓이 아니라 원래 정상이 아닌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 명절에 시골에서 사촌 동생이랑 눈싸움 하는데 눈 안에 돌을 넣어서 던지고, 중학교 때 아버지께서 지방에 계실 때 방학이면 어머니, 오빠와 내려갔는데 어머니랑 저는 수건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버지랑 앉아있다가 아버지께 "작은 엄마 들이세요." 라고 하고, 상견례 자리에서 "저는 이 집(사돈댁)의 종입니다~딸랑딸랑" 이라고 말하는 게 정상적인 건 아니지않나요.
이런 사람이 결혼한다고 여자를 데려온다는데 전 안보겠다 그랬었어요. 나를 가족으로 생각도 안하는데 뭐하러 가냐고. 그래도 아버지, 어머니 생각하면 그래선 안된다 하시기에 같이 만났어요. 그런데 사람이 너무 괜찮은거에요. 예쁘고 착하고. (의사는 아니고 외국서 미술 공부하다가 한국 들어와서 디자이너로 2년 회사 생활하다가 6월에 그만 뒀어요.) 같은 여자로써 참 불쌍하다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는 새언니가 들어오면 오빠도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되더라구요.
그러다가 4월에 사과하네 마네 하면서부터 부모님께서 매일 같이 부부싸움에 술에...저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손주가 생기면 괜찮아지겠지 생각했어요. 그런데 7월이 될 때 까지 아버지 화가 누그러지시기는 커녕 최근에 자살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니 정말 이러다가 홧병으로 돌아가시면 어떡하나 걱정되는 마음에 글을 올린거에요. 뜬금없이 다 끝난 이야기를 꺼내곤 이유를 말도 않고 사과도 않고 다시는 보고싶지 않다 딱 잘라 말하고 내려가서 연락두절이 되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결혼식장에 앉힐 부모와 자리를 채울 친척이 필요해서 나를 이용한거다 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자식한테 이용 당하고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
더 기가 막힌 건 새언니한테는 자기 장학금 받아서 학비도 거의 안들었고 학교 다닐 때 용돈이 넉넉치 않아서 점심 못 먹고 부모님 생신 챙겨도 본인 생일은 못 챙겨받았다고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으로 포장해서 거짓말 한 거에요.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았냐면 착한 새언니가 아버지 화 푸셨으면 하는 마음에 오빠가 이래이래해서 서운했나봅니다, 헤아려주세요 하고 어머니께 문자로 보냈더라구요. 당연히 오빠말만 들은 새언니 입장에서는 시부모님이 너무했네, 내 남편이 참 힘들게 자랐구나 생각할테니까요.
제사는 오해가 있었어요. 새언니가 모시라고 한 게 아니라 제사 지낼테니 같이 하자, 이 뜻이었는데 새언니가 맡아서 한다는 걸로 알고 그건 못하겠다 한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