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있을 때 마다 들어와서 다른 사람들 고민 보며 위안 받던 곳인데,
도무지 털어놓을 곳이 없어 인생 선배님들께 여쭙니다.
저는 아직 결혼할 생각은 없지만, 저희 엄마와 결혼에 대한 관점 대화만 하면 부딪힙니다.
엄마와 저 중에 누가 맞는 것인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지 조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저는 20대 중반의 여자이고, 대학 시절부터 3년 넘게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와 저 모두 올해 공무원 합격했고, 지금은 월급이 적지만 안정된 직업이고,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함께 하는 미래에 대한 큰 불안감 없이 만나고 있습니다.
저희 집 사정부터 말씀드리면, 크게 여유롭진 않습니다.
경기도 변두리 지역에 살고 있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빚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저와 제 동생 모두 학자금 대출 풀로 받았구요, 제가 제 학자금은 찬찬히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어릴 때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제가 고등학생 때 아버지께서 회사에서 나오시면서
엄마가 식당에서 일까지 해가며 열심히 살아오셨습니다. 큰 불만은 없지만 엄마는 항상 이놈의 집구석, 돈없는 집구석, 하며 한탄하셨구요. 아버지 집안을 크게 무시하시고 아빠 또한 무시하십니다.
남자친구 쪽 사정은 부모님께서 남자친구가 대학생 때 이혼하셨고, 두분 다 만나뵈었지만 인격적으로 존경하고 싶은, 생각 깊으신 분들이셨습니다. 이혼하신 이후는 두 분 성격이 안맞으시고,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것은 잘은 모르지만 남자친구 대학 다닐 때 용돈 한 번 주지 못하신 것으로 보아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알고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적은 것이고요.
사실 저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습니다. 아직 젊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엄마와 결혼, 내 미래에 관하여 터놓고 이야기 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근데 엄마는 항상 저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취급 하시고, 걸핏하면 욕도 하십니다;
니가 뭘아냐고, 결혼은 결국 돈이라고. 며칠 전 주말에 집에 다녀오면서 크게 터졌는데요,
나 : 지금부터 적금 부으면 결혼 자금 마련할 수 있겠지? 남은 건 엄마 다 주고 갈게!
엄마 : 너는 충분하지. 여자는 5천만 들고 가면 되는거야.
나 : 나는 내가 5천 들고 가면 남편도 5천만 쓰게 하고 싶어.
엄마 : 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남자는 적어도 1억 5천이야. 최소.
저 말 듣고 어이 없고 화가 나서, 요즘엔 남자 여자 동등하게 결혼준비 한다.
시댁이 잘 살더라도 나는 우리 힘으로 독립하고 싶다. 똑같이 돈 모아서 결혼할 거다. 차차 모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말씀 드렸는데 불같이 화내시며,
지금 며칠 지났는데도 계속 울면서 전화하시네요.
저는 저 말을 들을 때 마다 너무 속상합니다. 부모님 마음도 이해가 되긴 하지만,
지금 제 남자친구의 경우도 집안이 가난하다고 무시하십니다. 얼굴 한 번 안보시고 말이에요. 참 착하고 괜찮은 친구고, 좋은 직업도 자기 능력으로 얻어낸 사람인데요.
사람을 왜 배경을 보고 평가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제 남자친구 뿐만 아니라 제 친구, 제 직장 동료들까지 부모님 직업, 재산보고 평가하십니다. 너무 속물같고 친구들, 주변 사람에게도 창피합니다.
엄마는 저를 사랑하시고, 늘 사랑으로 지금까지 키워오셨고, 어떤 점에서는 매우 존경하지만, 세상이 엄마를 이렇게 만든 것인지, 가난이 엄마를 옹졸하게 만든 것인지... 안타깝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걱정도 됩니다. 저는 이러다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하게 되는 것 아닐까 하구요.
많은 분들께 조언 부탁드립니다 ㅠ
제 생각을 고쳐야 할까요?
아님 엄마에게 어떤 조언을 해 드려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