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깁니다*
저는 20대 초반 여자입니다. 아직 대학생이구요.
저는 어렸을때 부터 소아비만으로 좀 고생을 한 사람입니다. 물론 처음 비만의 발달은 인스턴트푸드와 군것질이였죠. 어렸을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용돈으로 인스턴트음식같은거 자주 먹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중학교올라갈때는 이미 중등도 비만 정도 되있었던것 같습니다.
사실 중등도 비만이 될때까지 미친듯이 먹은건 아니에요. 그런 식단은 초등학교 3학년때쯤 엄마가 일을 그만두시면서 멈췄고, 엄마가 비만때문에 살빼라고 운동도 보내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도 잠깐 운동을 그만두기만하면 살이 쭉쭉 찌더라구요. 저는 사실 모든 사람들이 그런줄만 알았어요. 평생운동하고 사는게 진짜 당연한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중학교에 들어가니까 그게 아니란게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그때부터 외모차별을 많이 당했고, 고생도 많이했어요.
학교선생님들도 외모로 차별할 정도니까, 그때 정말 하루도 안우는 날이 없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거의 3년을걸쳐 대대적인 다이어트에 들어갔습니다.
식단조절 다하구요. 거의 닭가슴살이랑 야채주스들 토마토 같은 것들로 연명하면서 겨우겨우 평균체중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세상이 달라보이더라구요. 원하는옷도 다 입을 수 있고, 친구들이랑 외모에 대한 잡담도할 수 있고, 화장품도 슬쩍 써보고 이런게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그건 진짜 지금 생각하면 너무 잠깐이였던것 같아요. 잠깐의 꿈같은.
고3이 되니까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스트레스다 뭐다 해서 더이상 식단조절이 힘들어졌어요. 당연히 운동은 못하는상황이였구요. 그래도 군것질 기름진음식? 이런건 무서워서 입에도 못댔어요. 그저 밥먹는거, 그것만으로 만족하면서 보냈거든요.
그런데.. 순식간에 요요가 오더라구요. 단 몇개월 만에, 진짜 내가 3년걸쳐서 뺀 살이 몇개월 만에 반이상이 돌아와 버리니까 수능이고뭐고 다때려치고 싶어지더라구요. 가뜩이나 공부스트레스도 심한데 체중변화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니까 이제는 육체적으로까지 타격이 오더라구요. 없던 편두통이생기질 않나, 소화불량이 생기질않나..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부모님이 대학가서 다시 힘내서 살빼자고 그때는 너 하고싶은거 다 할수 있다고 그렇게 절 다독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것만 생각하면서 고3을 보냈구요.
그렇게 어찌저찌해서 대학에 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을 했구요. 그런데 대학에 가니 뭐가 그렇게 술자리가많은지, 술만먹자니 속을 다버리니까 안주도 먹어야되고, 밤에 그 안주들을 먹으니 그건 그대로 살로가고..
제가 소아비만때문에 그런지는 몰라도, 다른사람들보다 살이 매우 쉽게찌는 체질입니다. 요요도 겪어서 그런지 더 심한거 같더라구요. 살빼려면 식단조절 빡시게하고 밥도 피하고 오직 닭가슴살이나 계란 흰자등으로 연명해야하는데, 술이랑 안주가 들어가니까 어떻겠어요.
운동을 하는데 그렇게 큰 진전이 없었어요.
그런데 대학이란는 곳이 참 무섭더라구요.
외모가 안되면 사는게 어찌나 그렇게 힘든지... 못생기고 피부도안좋고 뚱뚱하기까지한 제가 거기서 살아남기는 매우 힘들더라구요. 이쁜 동기들은 선배들이랑 잘만 어울리면서 꿀팁도 얻고 좋은 강의 정보도 얻고 그러는데, 저는 그런걸 얻을 수 있는곳이 전혀 없으니까 힘들고 점점 주눅들고 지쳐갔어요. 그래도 약간의 인간관계라도 유지할려면 술자리에 가야되고, 빼면 선배들이 눈치를 주니..
또 술자리를 가면 그날은 운동을 못가요. 그게 악순환이죠.
외모차별이라는거.. 진짜.. 그거 이해하거든요. 사람은 미를 추구하는 동물이잖아요. 저도 예쁜게 좋고 안이쁜옷보단 이쁜옷을 사고싶고 예쁘게 꾸미고싶은데, 어떻게 그걸 이해못하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죽자살자 운동하는거고..
그런데, 당장 못생기고 뚱뚱한 제 외모에 대한 차별보다, 그 외모때문에 무시당하는 제 노력들이 더 상처가 됩니다.
당장 제가 일반식을 못먹으니까 야채주스랑 그런것들을 점심으로 싸오는데요. 그걸보면서 이런거 먹어도 운동해야빠져. 운동은하냐? , 운동뭐하는데 막 줄넘기 30분 그런거? 야 그런거 해도 안돼.
실제로 들은 말이구요. 지레짐작으로 하면서 충고해준답시고 하는말들이 아주 제 가슴에 박히더라구요. 그러면서 이쁜 제 동기가 다이어트를한다고 버블티 들고 들어오니까, 저한테 한 말에 정반대되는 충고를 하더라구요.
정말 너무 슬펐어요. 살이 정말뭔지...
그런식으로 새내기를 보내고 드디어 술자리를 안나가도될 짬빱이 되서, 이제는 제대로 다이어트를 해보자 마음을 먹었어요. 고등학교때처럼 다시 날씬해져서 나도 차별없이 떳떳하게 입고싶은옷 다입고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도하고 그렇게 살아보자고.
그런데..진짜 하늘은 제편이 아닌건지. 얼마전에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다리가 좀 다쳤었거든요. 그것때문에 운동도 그만두게되었습니다. 다리가 나은지 됬지만, 아직 좀 후유증이 있구요. 이 후유증 없어질때까지는 뛰지도 못하는데..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네요. 이제는 막 사람이 무섭고, 세상이 무서워요. 집밖에 나가기도 싫구요. 이제는 제가 뭘하든지 다 안될것같은 그런 기분만 들어요. 굶어서 빼겠다, 약으로 빼겠다 엄살피우는것도 아니고 정말 다 필요없으니까 운동해서 살빼겠다는 사람한테.. 왜이렇게 계속 힘든일을 주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다리가 낫고나서 운동을 다시 시작해도 그때되면 또 다치지 않을까 너무 무서워요. 영원히 나는 예쁘고 날씬한 사람도 못되고, 당당하게 고백할 수도 없고, 인생에서 주연이 아니라 남들뒤에서 조연만 하면서 사는삶. 이제는 너무 싫습니다.
지금이 방학인데.. 정말 하는것없이 하루하루 울면서 보냅니다. 다리보고 거울을 보면 그냥 줄줄 눈물 밖에 안나고 그러네요.
제가 좋아하는사람.. 지금 몇년째 좋아하고 있지만, 늘 그생각만했어요. 살빼고 예뻐져서 고백해야지. 그사람한테 맞는사람이 되서 떳떳하게 옆에 서야지 그랬는데.. 그냥 영원히 불가능할거같고..
지치고...제가 너무 힘이없으니까 엄마는 영양식먹자고 아니면 밥이라도 먹자고 그러는데.. 운동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반식먹으면 그게 그대로 살로갈걸 알거든요. 저도 정말 너무 먹고싶어요. 그냥 국에 밥말아서 퍽퍽 먹고싶은데... 남들은 그걸 다 당연하게 먹고사는데 저는..그것도 불가능하고..
그냥 휴학하고 다리 나을때까지 기다렸다가, 헬스장에서 살아야할까봐요.. 지금 저의 가장큰 희망은 이거네요. 이제 대학사람들, 어느 누구도 보고싶지않거든요...
조언을 부탁하는 글은 아니지만, 아무도모르는 제 노력이 조금이나마 보상받지 안을까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다 읽어주신분은 정말 너무 감사해요. 다 안읽고 넘어가신분들도 괜찮습니다. 이렇게 우울한글 그냥 넘겨읽으셔도 되요.
그냥.. 이런사람이지만 아등바등 노력했었다는걸 누군가한테 알리고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