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의 하나이자 대한민국 결혼문화의 일그러진 허례허식 중 하나. 유사한 것으로는 소위 "애교예단" 같은 것이 있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시댁에서 며느리가 될 여성에게 봉채비와는 별도로 지급하는 명품 혹은 그에 준하는 현금을 말한다. 그 목적은 '식 당일날 가장 돋보이도록 아름답게 꾸미고 오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를 옹호하는 측은 꾸밈비가 우리의 소중한 전통혼례 문화이며, 시댁에서 신부를 얼마나 아끼고 보살피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하는데……
[edit] 2. 아름다운 전통문화인가? ¶
그런 거 없다.
꾸밈비의 역할을 하는 다른 무엇이 과거에도 존재했다는(또 그것이 양반들의 문화라는)주장은 있다고 하기에도, 없다고 하기에도 애매모호하다. 사실 혼례라는 것이 무슨 법제화처럼 딱 정해놓은 것이 아니고, 지역에 따라 가문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났기 때문에 있었을 수도 있다.
일단, 전통혼례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예기(禮記) 혼의(婚儀)에 나오는 육례(六禮), 납채(納采)·문명(問名)·납길(納吉)·납징(納徵)·청기(請期)·친영(親迎)의 6단계이다.
납채(納彩:혼례 예단)
문명(問名:신랑이 신부측에 사람을 보내 신부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어보는 것)
납길(納吉:신랑측에서 신부측에게 혼례 날짜를 알리는 것)
납징(納徵: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갖가지 선물)
청기(請期:신랑이 신부측에 혼례 날짜를 알리고 허락을 받는 일)
친영(親迎: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신부를 맞이하여 혼례를 거행하는 일)
이외에는 문헌통고(文獻通考) 개원례황제납후의(開元禮皇帝納后儀)에서 임헌명사(臨軒命使)·납채(納采)·문명(問名)·납길(納吉)·납징(納徵)·고기(告期)·명사 봉영(命使奉迎)의 단계가, 두씨통전(杜氏通典)에는 납채 대신에 납후(納后)로 대체된 형태의 혼례방식이 나타난다. 조선 중대까지 내려가면 혼례는 더 간단해져서 대명회전(大明會典) 친왕혼례(親王婚禮)를 보면, 납채·문명·납길에 관한 의절은 전부 빠지고 오직 납징 예의(納徵禮儀)만을 행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까 납채 이하 문명·납길 세 가지 예는 한 번에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를 정친(定親)이라고 한다.[1]
이리저리 어려운 용어가 많지만 간략히 말하자면 납징 단계에서 꾸밈비의 기능을 하는 무언가가 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edit] 3. 충격과 공포의 진실(…) ¶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꾸밈비가 전통혼례에서 내려온 풍습이라고 한다면 어째서 관련된 기록이나 언급이 전혀 없는가 하는 점이다. 꾸밈비라는 말이 성행하게 된 것은, 길게 잡아도 2000년대 중반 이후이며 1990년대 이전에는 아카이브 검색을 해도 전혀 나오지 않는 단어다. 과거 경상도 지방에 있었던 혼례 풍습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이것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는 잘못된 이야기다.
사실은 유흥업소 등에 성매매 여성들이 취직을 할 때,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치장하고 오라고 업소 측에서 지급해주는 선불금이 그 어원이라고 한다. 기사 링크 실제로 돈을 목적으로 화류계에 처음 발을 들이는 여성들 입장에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에게 투자해야 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이것을 고용하는 업소 측에서 부담해주는 형태로 지급하는 돈을 바로 꾸밈비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냥 지급이 아니라 '선불금'이라는 점으로, 여성이 본격적으로 업소에서 일하게 되면 벌어들인 돈에서 얄짤없이 전부 회수하는 금액이다. 말하자면 투자금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타 업소를 가버리거나 발을 빼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우는 것과도 의미가 같다는 뜻이다.
문제는 화류계에서 일하던 여성이 혼기가 차거나 배우자감을 만나면서 제 버릇 개 못주고 돈을 더 뜯어내기 위해 결혼 과정에 은근슬쩍 이런 개념을 끼워넣으면서 발생했다. 특히 '치장을 위해 지급해주는 목돈'이라는 의미가 그야말로 여성의 비뚤어진 욕망에 직격. 덕분에 인터넷이 발달하고 결혼적령기의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인 레몬XXX나 맘스XX로 대표되는 여초 사이트를 통해 부정적인 의미가 세탁되버리고 마치 과거부터 내려온 의례인 것처럼 날조하여 퍼뜨리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으로 거짓 작성된 정보를 인용하는 것제시 금액만 해도 무려 400만원이나 된다. 이러니 여자들이 혹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마디로 그냥 봉채도 받고 거기에 하나 더 뜯어내고 싶은 여성의 욕망이 빚어낸 촌극에 불과한 단어. 만약 전통혼례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백이면 백 위의 날조된 정보를 인터넷이나 결혼 정보회사, 또는 비슷하게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 욕망에 부푼 여성을 출처로 하여 주워듣고선 헛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전통혼례 문화에 꾸밈비 따위의 풍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재물을 논하는 일 자체가 오랑캐나 하는 짓이다.[2] 사실 신랑측이 신부측에게 선물을 한다는 의미는 이미 봉채에 담겨 있다[3]. 본디 예물은 결혼하는 신랑신부 둘이서 맞바꾸는 것이 아니라 집안 대 집안으로 나눈다는 개념이었고, 여기서 비롯된 것이 예단과 봉채다. 이런 대가족제와 가부장제가 일반적인 시대에 오직 신부 한 사람을 위해 지급되는 비용이 있을리가 없다.
꾸밈비가 나오게 된 것은 기존의 봉채비가 예단비보다 낮은 것도 한 몫을 했다. 봉채비는 보통 예단비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심리에서 꾸밈비로 벌충하려는 게 나왔는데 여기까지 보면 양성평등을 위해 뭔가 자발적으로 발생한 긍정적인 현상인 것 같지만...
문제는, 집을 시댁에서 마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결국 신랑측에 바가지 씌우는 것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애초에 예단비 금액을 산정할 때 뭘 기준으로 하는지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신랑 측에서 집을 마련하는 비용의 10% 가량이다. 평균결혼비용을 따졌을 때 남성의 경우 1억 6천만원, 여성이 9400만원 수준인데, 이런 상황에서 꾸밈비라는 덤터기를 그것도 적지 않은 금액으로 뜯으려 하니 남성들이 거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여성들의 경제적 대우가 남성보다 나쁜 점을 감안도 해야겠지만, 결혼에서 이런 비용 문제를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건 양가 부모들이다. 이런 식으로 비용에 차등을 두는 건 아들이나 딸을 차별대우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결혼을 무슨 재테크나 인수합병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말도 안 되는 허례허식 따위는 당연히 사라져아 마땅하다. 결국, 자식들의 결혼을 장기판의 말처럼 대하는 것과 같으니까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신부입장에선 시댁에서 추가로 뜯어낼 수 있는 기회로써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기에 그게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그럴싸한 명분이 있는 게 더 좋으니까 낭설이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받아들이게 된다. 게다가 여초 사이트들 특유의 허세스러움와 비교, 특히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을 남들보다 더 좋은 조건에서 하고 싶다는 특정 여성 특유의 허영심에서 비롯되다보니 이것이 하나의 척도 같은 것이 되어버린 면이 있다. 하지만, 남자들의 입장에서는 등골 브레이커가 따로 없다. 이를테면 '나는 시댁에서 꾸밈비로 얼마 받았는데 금액이 크니 부러워해라' 이런 느낌. 따라서 필연적으로 여자들끼리 서로 금액을 비교하고, 그것이 사랑의 크기라느니 이렇게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등, 복잡하게 얽혀버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진실을 알더라도 개선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애초에 사랑을 감히 돈의 액수로 잰다? 이럴거면 그냥 결혼 안 하고 사는게 속편하다. 결국, 꾸밈비를 빌미로 시어머니가 며느리들을 죽을 때까지 갈굼거리를 만들 수도 있어서 더 골치 아플거다 ---- [1] 定親의 정확한 의미는 추정에 불과. [2] 명심보감 치가편. 婚娶而論財, 夷虜之道也(결혼을 하는데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도이다). 다만 명심보감에 쓰여있기 때문에 지켰을거란 보장은 없다. [3] 단지 현재는 절차상 이를 생략하고 '봉채비'라는 이름으로 현금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흔히 지껄이는 '봉채비란 예단비를 받은 시부모측에서 해당 금액의 얼마간을 떼어다 신부측에게 되돌려주는 것이다'란 개념은 잘못된 것이다. 다만 개념만 그렇고 실제 금액 융통에선 예단비 받고 친척한테 어느 정도 뿌린 뒤에 남은 절반 정도를 돌려준다 예단비와는 별도로 신랑측에서 신부측에게 하는 선물로 엄연히 그 나름의 예의가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