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순이 웨다에요.
요즘들어 세상이 많이 흉흉해졌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되네요.
「보이스피싱」 이라는 말,
한 번쯤은 다들 들어보셨을거에요.
목소리로 사람을 낚는다는 의미지요.
몇 일전 그 보이스피싱이라는 녀석이 우리집을 찾아왔었어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저는 아직 신입사원이라서 사무실로 저를 찾는 전화가 잘 오질 않아요.
그런데 갑자기 옆자리의 선배가
" 웨다씨, 전화 받아봐요. "
라고 하시길래, 낫설긴 했지만 그토록 해보고 싶었던 말.
" 네, 전화 바꿨습니다아. "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고 있을 찰라,
전화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는
" 너 괜찮니? 별 일 없지? "
저희 엄마셨어요.
어떤 충격적인 일이 있으셨는지 잔뜩 상기된 목소리셨어요.
" 응, 나 괜찮지. 엄마 왜그래 무슨 일 있어? "
" 아니다, 괜찮은 것 확인했으면 됐어. 바쁠텐데 일하거라. 나중에 얘기해. "
당시엔 어리둥절했지만,
퇴근을 하고 집에가서 엄마에게 전화를 해보고
소름이 돋는 걸 느꼈어요.
이유인 즉,
제가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을 시각
저희 집으로 전화가 한 통 왔는데,
집에 홀로 계시던 할머니가 전화를 받으셨어요.
" 웨다네 집인가요? "
" 네, 맞는디유 "
" 할머니네 손녀에 관해서 말씀드릴게 있는데 부모님 계시면 바꿔주세요 "
" 갸네는 지금 없는디, 무슨 일이래유 "
" 그럼 휴대폰 번호라도 알려주세요 "
그렇게 우리 엄마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신 우리 할머니.
" 할머니는 걱정말고 잠이나 주무셔요 "
잠시 후, 엄마에게 그 사람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고,
" 아주머니, 놀라지 말고 제 말 잘 들어요.
지금 따님이 굉장히 많이 다쳤어요.
머리 쪽을 좀 심하게 다쳐서 언제 죽을지도 몰라요.
따님 바꿔줄테니 얘기 좀 들어봐요. "
곧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막 울면서,
막 흐느끼면서,
제가 얘기를 하더래요.
" 엄마, 나 지금 나쁜 아저씨들한테 잡혀있어. 엄마 나 아퍼,
아저씨들이 하라는대로 돈 좀 붙혀줘 "
너무 당황하신 엄마는 일단 아빠에게 전화를 바꿔드렸고,
상대방은 남자가 전화를 받자 급히 전화를 끊었나봐요.
그리고 저한테 바로 전화를 하신거죠.
엄마는 놀라시기도 했고 언뜻 들으면 정말 제 목소리 같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근데 들을 수록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고,
사실 확인을 위해 사무실로 전화를 하셨데요.
핸드폰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당황하신 나머지 회사전화밖에
생각이 안나셨다면서 웃으시는게, 웃는게 아니더군요.
그 뒤로 한 일주일 동안은,
목소리로 낚는데 실패한 일당이 정말 저를 잡으러 올까봐 무서워서
문도 꼭꼭 걸어잠그고, 야구방망이도 하나 샀어요-_-v
어떻게 우리집 전화번호를 알았는지,
내가 집에서 떨어져서 사는지 알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구잡이로 같은 패턴을 사용했을지도..)
정말 세상 무섭구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계기였네요.
다들 조심하세요.
평범하디 평범한 저에게도 일어난 사건이에요.
여러분도 노려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