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던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목 그대로 입니다.
결혼한지 어느새 5년된 아이가 없는 부부이구요.
대부분의 커플이 그러하듯 남편이 죽을듯이 쫓아 다녀서 결혼하게 된 경우입니다.
친정부모님 곁에서 사는 것을 항상 꿈꿔왔던 저에게 이 결혼은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친정에서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하는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죠 (자세하게 쓰긴 힘들지만 사는곳을 옮길 수 없는 사정이 있습니다).
하지만 남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마음 뿐 아니라, 성실함, 외모, 능력, 삶에 대한 태도등 여러면에 감동받았을 뿐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 이사람이 내가 그렇게 찾던 그 사람이다 싶었고 그렇게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우리는 참 달랐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생활이나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패턴도요.
연애때나 결혼 초반에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저에게 맞춰줬습니다. 뭐 사실 맞춰준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정도로 저와 있는 것. 그 자체를 행복해 했던 사람이었죠. 그때는...
그렇게 2년가량이 흐르고 남편도 조금씩 자신의 취미를 다시 찾기 시작하더군요.
조금은 섭섭했지만 이해했습니다. 우리는 더이상 연애 초반의 커플이 아닐 뿐더러. 결혼하면 어느 커플이나 겪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그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어느날 깨닳았습니다. 어느 순간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이 전혀 없다는 것을. 섭섭한 마음에 우리 서로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취미 생활을 찾자고 졸라보기도 하고.
남편이 즐겨하는 것들에 취미를 붙여 보려 노력도 했으나 큰 변화는 없이. 그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 쯤 그러더군요. 사는게 즐겁지 않다고 왜 결혼생활을 유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순식간에 많은 광경들이 눈앞을 스쳐지나갔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한 결혼식. 부모님 얼굴. 친구들 얼굴. 무엇보다 남편없이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완강히 거부하던 남편과 카운셀링도 받고. 문제점을 파악하려 노력했습니다.
사실 부부관계도 예전 같지 않았고 저는 술을 즐기는 반면 남편은 술을 즐기지 않기에.
그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나 했었는데 역시나 남편도 같은 대답을 하더군요.
그렇게 우리는 문제점을 파악했다고 믿었고 다시 노력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게 참 웃기죠. 그렇게 하루하루 지나고. 반복되는 일상생활.
직장. 집. 직장. 집. 점점 줄어드는 말수.
가까운곳에 가족 친지도 없는 우리는 삶에 특별한 이벤트조차 없이 어느새 같은 삶의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아차 싶더군요. 남편 말 수 가 현저히 줄어드는게 느껴졌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3-4달 조용하던 남편이 다가오더니 또 한번 이혼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오래 생각했다고. 자기는 정말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다고.
한번 사는 인생인데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고. 의무에만 얽매인 현재가 너무 힘들다고.
이번엔 법원에가서 이혼서류와 그외 재산분할에 관련된 모든 서류까지 챙겨왔더라구요.
애원도 해보고 설득도 해보고 협박도 해보고. 아무것도 안통합니다.
원망만 앞서더군요.
그러던 오늘 문득 생각났습니다.
과거 어느날 남편이 애교스럽게 부탁하던 야식이.
야근하는 그를 위해 도시락 싸서 그깟 15분 운전하는게 뭐가 힘들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거절하곤 했습니다.
자취했던 기간이 긴 그가 묵묵히 집안일을 해놓은 것을 보면서도 칭찬에 인색했었던것도 같습니다.
갑자기 제 자신이 미워지네요.
그에게 받는거에 너무 익숙해서 내가 주는것에 너무 인색했던 것은 아닌가.
어쩌면 "가정"이라는 것을 내가 전혀 그에게 느끼게 해 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워낙 이성적으로 판단을 하기도 하지만 본인이 맞다고 싶은 일은 그 누구가 어떤 얘기를 해도 밀어부치는 그는. 이혼을 아마 하고야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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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다시 읽다가 화가 나기도 하네요.
나름 저 잘 꾸미는 여자 입니다.
집안일은 잼병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 하는 나날동안 어깨너머로 요리 청소 많이 늘어서.
지금은 제가 더 많이 하고 있구요.
제가 했던 노력, 함께 했던 행복한, 그리고 힘들었던 시간들을 모두 부정하는거 같아서.
너무 힘이 들고. 우울하고. 정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그냥 힘들어서 한탄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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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분들의 진심어린 충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결혼 생활을 하며 남편이 행복해 한다고 제가 느낀 때는,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왔을때, 맛있는 저녁이 기다리고 있을 때 였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도 직장생활을 하는터라 매번 저녁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혹시 언제 여러분은 결혼 생활이 행복하다고 느끼셨는지 (이건 남성분이 답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아니면 이 글을 읽고 조금 더 나은 와이프가 될 수 있게 저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으시다면 댓글 남겨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