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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ing a chance 1
에메랄드캐슬 호텔 2층, 카페 언더윌리암스버그. 오늘 승완이 맞선이라는 것을 보기로한 장소이다.
장소는 제법 괜찮았다. 시원하고 웅장한 실내 폭포수와 중앙홀을 둘러싸인 세련되고 캐쥬얼한 분위기. 상류층의 커플메니져 이회장님네 사모님(상류층은 기업형 커플메니지먼트를 통해 선을 보지않음. 여기 나오는 극소수의 개인형 커플메니져, 이회장네 사모님과 같은 사람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선을 보는 것이 하잇클라스의 선을 보는 방법임. 이회장네 사모님 같은 사람은 과거의 마담뚜와는 다름. 뭐기업의 회장님이나 사장님네 사모님들 같은 사람들이 취미와 재미삼아 커플메니져를 간간이 하는 것임.)이 승완이 심통나지 않도록 제법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커플만 남겨놓고 적당한 시간에 사라져주시는 것 까지! 어차피 서로에 대한 조건은 사전에 충분히 탐색되고 검증된 것.
승완은 언제나 처럼, 아이리쉬를 주문했다. 이것저것 섞인 블렌디드 커피는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승완이 좋아하는 것은 부드러운 바닐라향의 간단한 프렌치 바닐라인데 마침 그것은 없었다. 원래, 호텔 커피는 아이리쉬나 블루마운틴, 여러 가지 블렌디드 커피 정도다.
같은 것을 주문한 여자는 아무말이 없었다. 승완과 같이 큰키에 체격이 꽤 있는 그녀. 원래, 말이 없는 것인지,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랬다. 궁중요리 전문가라는 그녀는 마치 자기만의 스타워즈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사람 같았다. 물론, 승완은 그녀가 싫었다. 덩치가 큰데다 늙어보이기까지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도 승완은 선만 보면 덩치 크고 늙어보이는 여자들만 보게된다. 게다가 그녀의 궁중요리 전문가란 직업도 승완에겐 생소했다.
카페 전면 유리창에 어떤 육각물체가 다가와 붙었다. 아까, 승완이 차를 몰며 오다 봤는데? 눈이 살짝 내리는 것 같기도 했고. 눈이라기 보단 서리인 것이 맞을 것 같다. ‘ 눈 이야기를 할까? 보스톤 이야기? 뉴욕 이야기? ’ ‘ Hey, girl. 궁중요리 전문가 덩치 아가씨! ’ ‘ 아가씬, 나 맘에 들지? 하지만, 오늘 말하는 애프터까지만이다. ’
그때? 웨이트리쓰가 아이리쉬를 가져왔다.
승완은 승완처럼 덩치가 있는 다소 근육질의 요리전문가 그녀에게 이 카페의 이름과 같은 윌리암스버그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윌리암스버그는 최근 얼터너티브 예술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위치은 맨하탄과 블루클린 사이이다. 한국에 오기전날이었다. 승완은 뉴욕에서 WASP 여자들 그리고 친구들과 진탕 놀은 후, 바로 윌리암스버그로 달려가 그림을 샀었다. 그것은 승완의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1년차부터 시작된 습관이다.
하바드 비니니스 스쿨 박사과정은 1년차가 되면 중간기말 시험대신 연구계획서 형식의 페이퍼를 낸다. 2년차 3년차가되면 3박4일 짜리 논문시험을 본다. 물론, 시험내용은 매주 수업시간마다 토론수업을 한 것의 것이지만. 그래도 그것을 위해선 과목당 책 2권, 논문 4개 정도는 읽어야한다. 이번이 승완의 박사과정 3년차! 승완은 하바드 박사과정으로서 3번째 그림을 산 것이다.
“ 10년 전만해도 40대-50대의 은퇴한 부자들이 미술품을 수집했었죠. 그러나 요즘 뉴욕에서는 20 - 30대의 인터넷 기업 운영자들이나 투자은행에 다니는 젋은 재벌들이 컨템퍼러리 미술작품들을 수집한답니다. 그것이 떠오르는 새로운 트렌드거든요. 저도 하나 샀어요. ”
“ 저! 승완씨? ”
“ ?? ”
드디어 그녀가 입을 열었다. 킹카중에 킹카 승완앞에서 자기만의 스타워즈 에피소드를 쌓은 듯했던 커다란 그녀가?
“ 승완씨는 너무 키가 크고 덩치가 크세요. ”
“ 뭐라고요?? ”
승완은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봤다. 남자에게 키가 크고 체격이 좋은 것은 장점이지 단점이 아니다. 거기다, 미국생활을 하게 되면서 승완은 자기가 키가 크단 생각조차 하지 않게되었다. 왜나하면, 하바드에서 승완은 큰키도 아니기 때문이다. 기가찬 승완에게 그녀는 부연 설명까지했다. 자기는 키 170넘고, 몸무게 50넘는 사람들은 부담스럽다고! 그리고 커피보단 녹차를 좋아하는 남자가 좋다는 것이다?
승완은 묵직한 궁중요리용 칼에 머리를 얻어맞은 듯 했다.
물론, 승완이 퇴짜를 놓기로 그녀를 보자마자 맘을 정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기분 나쁘게 퇴짜를 맞은 것이다. 그것도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황당해서 승완은 물컵을 엎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