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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현실감각이 없나요

방탈죄송합니다. 이 카테고리라면 인생경험 많은분들 얘길 들을수 있을것 같아서요.
내놓고 말하긴 부끄러운 일이지만, 낙태문제로 주말내내 싸우다가 헤어졌습니다.
사정을 간단히 정리하면, 지난주에 남자친구의 옛날 여자친구가 찾아와서 남자친구의 아이를 지운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할수는 없지만, 저와 싸우면서 남자친구도 자기아이였단 사실을 인정했고요. 옛날 여자친구분께 이제와 왜 그런얘기를 하냐 물으니, 자기는 아이를 지운뒤 불면증과 죄책감에 시달리고 아직 남자도 못 만나고있는데 남자친구는 새 여자친구 만나 결혼까지 얘기하는데 억울했다 합니다. 그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남자친구는 자기가 잘못한게 없는데 왜 이런일을 당해야하는지 모르겠다합니다.
남자친구 마음도 이해가 됐습니다. 아이가졌다고 얘기하지도 않았고, 낙태문제를 상의하지도 않았다니까요. 남자친구 입장에서는 잘살고 있다가 갑자기 옛날 여자친구가 나타나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한셈이지요.
남자친구는 낙태문제는 무척 보수적이었습니다. 낙태기사가 뜨면 이런여자들은 결혼하면 안된다는 얘기도 하고, 한국여자들은 생명을 소중히 할줄 몰라서 쉽게 애를 지운단 얘기도 하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낙태정보를 신고하기도 했구요.
피임문제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는 크게 생각못했어요. 제가 생리주기 문제로 피임약을 먹고있어서 문제가 안됐거든요. 콘돔얘길 먼저 꺼내지않으면 안하거나 하긴했는데, 옛날 여자친구와도 이렇게 임신한것 같아요.
자긴 낙태하자고 한적없으니 낙태문제에 책임이 없고, 잘못한게 없다고 얘기합니다. 피임도 옛날여자친구가 얘기한적 없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고요.
남자친구 평소 논리에 틀린건 아니죠. 낙태를 결정한 여자잘못이고, 한국여자들은 낙태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얘기했었으니까요.
그럼 아이가 생겼단걸 알았다면 어떻게 했겠냐 했더니 바로 대답을 못했어요.
지우든가, 아이를 낳게하든가 했을건데 지웠으면 너도 낙태 범법자이고, 낳게했으면 미혼부였을거니 나는 너랑 안만났다고 얘기했어요.
싸우다보니 별얘기 다 나오더라구요.
임신생각 안하고 몸 함부로 굴린 옛날 여자친구가 문제라길래 나도 너랑 잤다, 그럼 나도 결혼전까지 너랑 잠자리 안했어야 했냐. 너는 왜 날 안지켜줬냐. 임신생각 안하고 몸 함부로 굴린건 너도 마찬가지 아니냐.
남자친구가 하는 얘기는, 이런식으로 따지면 전 결혼할남자 못찾을거라네요. 세상에 어느남자가 여자 임신한번 안시켜본 여자가 있겠냐고요. 여자가 조용히 애지워서 모르는거지 뒤져보면 하나씩은 나올거라구요.
그래, 니말 맞다. 니가 평소 얘기한것처럼 한국여자 중에 낙태한 여자가 유독 많은건 한국남자 중에 낙태한 남자도 세계에서 제일 많단거겠지. 여자가 단성생식하는건 아니지 않겠냐.
니가 입버릇처럼 낙태한여자는 격리해야한단것처럼 나도 낙태한남자는 만나고싶지 않다, 낙태한남자인 너는 낙태한여자 만나면 되겠다, 어디서 낙태한여자 얘기 입밖에도 꺼내지마라 그러고 헤어졌네요.
옛날 여자친구 고소할생각 하지도 말라고도 했습니다. 내가 증인 서줄줄 아냐고.
주말내내 싸우다가 진정되니 남자친구 말이 맞나 혼란이 들어서 여기 글을 쓰게 됐습니다.
남자친구 말대로 제가 정말 현실을 모르는걸까요. 낙태하지않은남자 찾는다는게 한국에선 어려운일인 걸까요.
남자친구가 가끔 낙태통계치 보여주면서 얘기한적 있는데, 한국여자들 이렇다구요. 그런데 낙태한여자들이 많다는건 낙태한남자들도 그만큼 많단거잖아요. 안드러나서 그렇지.
현실이 낙태한남자들이 다수라면, 그냥 본인이 직접 낙태를 결정하지않은 남자들은 눈감고 넘어가야 되는걸까요. 둥글게둥글게.
아직 남자친구와의 감정이 다 정리되지도 않았는데 머리까지 너무 복잡하네요.
카톡내용 붙여놔야 남자친구 입장도 객관적으로 쓰겠지만, 남자친구가 고소할까봐서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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