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아주머니의 얼굴!
항상 밝게 웃으시던 모습만 보아와서 그랬을까
나이에 비해 참 곱다고 느꼈던 그녀의 얼굴은
이미 수십개의 주름으로 뒤덮혀있었다.
마치 그녀와 그녀의 아들이 헤어진후
그녀가 겪어왔던 고통들을 대변하듯...
"아냐! 아냐 엄마 난 주환이가 아냐! 잘못본거야 난 주환이가
아냐! 엄마!"
절규! 그것은 절규였다.
숱한 영화를 보아왔고 숱한 사람들의 아픔을
지켜보아왔지만 이렇게 가슴속까지 뼈저리게 느껴지는 아픔은
나는 결코 겪어보지 못했다.
그는 그의 칼자욱난 얼굴을, 그의 절단된 다리가,
그녀의 신앙이자 남편이었던 그의 아들이 아님을 보여주기위해
사람을 잘못보았다고 계속 외쳐댔지만
떨어진 시간만큼의 아픔과 그리움이 컸던 탓이었을까!
자신이 아니라고 외쳐되는 그의 절규속에
아이러니하게도 엄마라는 단어가 연신 끊이지않았다.
얼마나 그리웠으면 얼마나 보고팠으면
자신의 추함을 감추기 위해 애쓰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엄마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는 것일까
아주머니는 멍해있었다.
그녀의 아들이 단하나뿐인 그녀의 아들이, 그녀보다 훨높은 키를
자랑하던 그녀의 아들이 이제 자신의 발밑을 기어다녀야만 하다니...
그러나 누가 그랬던가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그녀 역시 어머니였다.
그녀는 이내 곧 정신을 차렸고
마치 망부석마냥 서있는 나를 책망하듯 말했다.
"빨리 좀 들어서 가게안으로 옮겨주지 않고 뭐해"
"아예 제가...."
"안돼! 난... 난 아니란 말야!"
그가.. 그가 머리를 찍기시작했다.
이내 채 덜포장된 아스팔트는 핏빛을 머금기 시작했고
그는 마치 자신의 피로 자신의 죄를 속죄하듯 연신
계속 머리를 내리 찍기 시작했다.
"야 이자식아! 내몸에 손대면 죽어! 나도 죽고
너도 죽여버릴꺼야 이자식아!, 그리고 엄마! 아니 아줌마
사람 잘못봤다는데 왜자꾸이래요"
"아 그래 내가 사람잘못봤어 잘못봤어 그러니 제발 그만..."
"한번만 한번만 더 귀찮게 하면 죽어버릴꺼야, 그러니까..."
그는 계속 빠르지도 못한 팔을 휘저어 저편으로 사라져 갔고
우리는 그를 잡지도 보내지도 못한체
그렇게 그의 뒤를 조금씩 따라갔다.
"주환아.. 아니 총..각! 그럼 언제 우리 가게에 놀러오지
않겠나?"
잠시 멈칫하던 그!
그에겐 잠시 멈칫거린 것에 불과했지만
그녀와 나에게는 마치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정적이
느껴졌다.
"언젠가... 아주머니와 제가 좋은 얼굴로 대할수 있을때....
아마 오지않을꺼지만....그때에 그때에 제가 찾을께요
먼저 찾진마세요... 이런 모습으로라도 제가 세상에
살아있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아주머니의 아들은
아마 죽었을겁니다...."
그는 그렇게 그골목을 돌아나갔고
그의 얼굴엔 너무 힘겹게 수레를 민탓인지 굵은 땀방울들이
눈 속까지 맺혀있었다.
아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난 후에야 아주머니는
울음을 터뜨렸다. 무너지는 어머니! 그리고 이제
내앞엔 그 어떤 희망도 이제는 젊음도 아무것도 존재치않는
한 여성만이 서있을뿐이었다.
그녀를 겨우 달래고 나서야
나역시 힘겹게 돌아설수 있었다.
바닷바람이 이렇게 차가울 줄.. 난 그제서야 깨달았다.
힘겹게 돌아선 나를 기다리고 있는건
회색의 비린내 나는 나의 생선자전거였다.
제대로 타지 못했던지.....
아님 인생의 얽혀버린 실타래를 대변할려는 것인지
자전거의 체인은 엉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