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에 처음 글 써보네요.
전 23살 여대생입니다.
제가 판에 글을 쓰려는 이유는 시댁에서 무슨일이 있을때마다 굳이 딸인 저에게 시댁욕 남편(아빠)욕을 하는 엄마때문입니다.
엄마 아빠는 맞벌이이고 저희집이 못사는건 아닙니다. 두분다 전문직이시고 저와 동생이 둘다 예체능쪽인데 그래도 여유있게 뒷바라지해주실정도는 되십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집 상황을 조금이나마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려는 겁니다.
아빠가 교수인데 결혼하고나서 교수가 되셨습니다.
그 전에는 수입이 좋은 회사를 다니셨는데 아빠의 꿈때문에 공부를 계속 하신것입니다.
엄마가 직장다니면서 저희키우면서 뒷바라지한거죠.
저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같은 슈퍼우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대단한거 다 압니다.
아빠는 저와 동생에게 많이 신경써주지않았습니다.
자신의 꿈(교수)때문에 그런것도 있지만 가족보단 자신의 권위,일,커리어가 더 중요한 분이었습니다.
제 어렸을때 기억으론 아빠는 가부장적인 모습과 권위적인 모습 공부하는 모습밖엔 기억에 없네요.
하지만 요즈음 나이가 드니 차츰 바뀌어가더군요.
아빠와 같은공간에 있는것 만으로도 어색해하던 제게 먼저 말 건네시고 아빠도 저도 다정다감한 성격이 아닌지라 뭔가 따뜻한 부성? 저도 기대안합니다. 그냥 조금씩 바뀌어 가는모습에 많이 바뀌셨구나..그게 다입니다.
제가 이렇게 담담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고 아물고 또 상처받고 아물고 했는지 아시려나요..
엄마와 아빠는 많이 싸웠습니다. 외할머니를 모시고 사는집에서 아빠는 엄마에게 큰소리치고 엄마도 울고불고 서로 욕까지 하고 방문을 쾅쾅치면서 저희가 보고 듣는데도 자리를 피하지않고 그냥 싸웠습니다.
계속 상처였는데 점점 덤덤해지더군요. 몸이 부들부들떨리고 눈물은 났지만요. 마음한켠으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번엔 누가잘못했네 나라면 이렇게 하겠다..등등 여러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자식인 입장에서 부모의 싸움을 객관적으로 보면 얼마나 객관적으로 보겠냐만은 나름대로 상처가 단단해지더군요.. 당연히 불안하고 무섭고 억장무너지는 단계를 거쳤습니다.
이젠 엄마아빠가 아니라 그냥 한 부부,여자남자로 보이면서 아 또 싸우시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치만 또 잘지낼때는 잘 지내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를 통해 배워가는중입니다. 이런게 부부로써의 생활인거구나. 많이 싸워도 어찌저찌 굴러는 가는구나.
그런데 제가 여기서 답답한건 엄마는 시댁에서의 어떠한 일이 있을때 저에게 시댁,아빠뒷담을 하십니다.
엄마가 시댁에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제게 뒷담을 하는것은 너가 나중에 좋은 남자를 만나고 좋은 시댁을 만나야하고 이런것들을 알라고 가르쳐준다는 의도랍니다.
전 그런 아빠욕을 하는게 너무 싫습니다.
예전엔 저도 어렸으니 그냥 아무말도 못했죠. 하지만 점점 객관적 판단이 서고 이성적으로 변해가면서 그럴때 항상 나한테 말하지말고 직접 시댁이나 아빠한테 가서 말하라고 합니다. 엄마가 용기가 없어서 나한테 뒷담하는게 아니냐고. 난 그런 얘기듣는게 기분나쁘다고. 엄마가 나한테 말함으로써 기분이 풀리거나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어지냐고 물었더니 기분이 풀어지는건 아니라고 합니다.
기분이 풀어지는거면 내 기분이 나쁘더라도 맞장구치면서 듣겠지만 엄마가 풀어지는것도 아니고 나도 기분나쁘고 엄마도 그런 일을 입밖으로 꺼내서 더 열오르고(엄마가 상당한 기분파와 다혈질) 왜 서로 기분나쁜 말을 하냐는게 제 의견입니다.
엄마는 딸한테 가족얘기 가족사도 말 못하냐는데 그냥 가족얘기면 왜 못하나요 그게 뒷담이고 흉보는 것이니까 그렇죠. 이게 몇번이나 반복되니까 저도 듣기가 싫은겁니다. 친구가 남욕하는것도 듣기싫은데 가족욕하는데 아무리 엄마라도 듣기 좋은가요?
저에겐 그래도 아빠는 아빤데 엄마가 시댁을 싫어한다고해서 저도 따라서 같이 아빠집안을 싫어하라는건가요?
사실 엄마의 입김때문에 아빠가 더 싫어졌던 시절이 있던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도 이젠 판단하고 제대로 볼줄아는 나이가 됐는데 왜 굳이 거기다 또 기름을 붓냐는거죠.
전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습니다.
엄마는 저에게 남자보는법이라던지 결혼을 잘하라는 뜻으로 말한다는데 그런뜻도 있겠지만 그 순간에는 엄마가 욱해서 말하는것일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느껴집니다.
제게 가르쳐주려는 의도면 제가 먼저 그렇게 느껴야 하는거 아닌가요? 전 모르겠습니다.
엄마가 안쓰러운거 압니다. 그 누구보다 가정지키려고 애썼고 애쓰고 있다는것도 알아요.
저에겐 자랑스러운 엄마입니다. 제가 엄마가 됐을때 엄마처럼 살아라 하면 못해낼것같은 일들을 해낸엄마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아빠욕 시댁욕을 자식인 제게하는건 기분이 나쁩니다. 제 생각엔 엄마또래들과 해야하는 이야기를 저에게 하는것같아서 감당이 안돼요.
제가 아직 어린가봅니다..
엄마를 이해는 하지만 아직 표현을 잘 못하는건지..
엄마도 저도 그렇고 우리식구가 살갑고 다정한 스타일은 아닙니다. 특히나 엄마는 여리고 감성적이지만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말 못하고요. 전 그걸 깨달아서 스스로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으으..
엄마가 또 그런식으로 말씀을 하신다면 제가 어떤식으로 반응을 해야하는건지 또 제가 고칠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엄마와 딸로 모두 살아보신 인생선배님들의 현명한 조언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