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33살 먹고 조언을 이런데서 구하는 건 참 쓰잘데기 없는 짓이라 생각하면서도 항상 눈으로 사연들을 찾아봤던 사람이 감히 여러분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남자 33살. 여자 30살. 3년을 만나던 커플입니다.
제목과 같이 한번 다툰적도 없이 3년을 만났는데 어제 이별 통보를 받았네요. 제가 33살 남자입니다.
같은 건물(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계열사로 연결은 돼있음)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하게 됐고 모든 부분이 너무 좋아 모든 모임에도 같이 나가며 소개도 시켰습니다. 여자친구의 성격이 너무 좋아 어느 자리를 가든 잘 맞춰주어 지인들도 정말 예뻐라 좋아해주고, 그런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저를 부러워했습니다.
1년이 지났을쯤 결혼얘기를 누가 먼저라고 할거 없이 하게 됐고 서로 결혼의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네요. 온전히 제 문제...
당장 결혼할 준비가 되어있는건 아니었지만 준비가 중요한건 아니고 양가의 허락만 있으면 시작이야 넉넉치 않게하더라도 상관이 없었는데, 저희 집안에서 결혼에 대한 승낙을 미루게 됐습니다.
제 위에 형이 하나 있는데 아직 결혼을 안하고 있었고 형제는 아무래도 순서대로 가는게 좋더라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얘기 때문이죠.
형은 당장 결혼을 할만한 누군가를 만나고 있는 상황도 아니었으며, 형 본인은 제가 먼저 결혼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으니 부모님의 마음이 그러질 못해 아무런 확답을 주지 못하는채 1~2년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3년이 되어간거죠.
그러는 와중에도 우리는 주변 사람들(각자의 회사사람들, 친구들, 학교 선후배 모임 등)에게서 너무 좋아보인다는 얘길 들으며 결혼 미루지 말고 보기 좋을때 어서 결혼해라~ 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고 그때마다 여자친구의 눈치를 보며 '그래야죠, 곧 해야죠' 라는 말로 모면하곤 했네요.
그러던 중 집에서도 더는 차일피일 미루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는지 6월 안에 형이 만나는 사람을 부모님께 인사를 시키기로 했고(그 사이에 연락하는 사람이 생겼음) 그 결과에 따라 결혼 시기 등을 조율해보자는 저희 집안 내부의 합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뭐 이래저래 형은 인사시키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했고 부모님은 시기에 대해서 말씀을 주진 못했지만 여자친구와 제가 결혼을 하는 건에 대해서는 승낙을 주셨죠.
이 타이밍이 제가 돌이키고 싶은 순간인거 같네요. 여자친구에게도 6월이 지나면 우리의 계획이 대력적으로 윤곽이 잡힐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해놓고서는 결혼 승낙이란 얘기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습니다.
곧 다가오는 8월초 우리 기념일날 '프로포즈'로 대신하고 싶었던 마음에 또 그렇게 미루게 됐고...
몇년을 기다리고 또 참던 여자친구는 6월이 지나도 제게 아무런 얘길 듣지 못하자 쌓이고 참아왔던 것을 견디지 못했는지 이별을 통보해왔습니다.
바로 직전에 만나서 데이트 할때까지만 하더라도 너무 좋고 8월에 프로포즈만 하면 더 행복하게 될거란 핑크빛 내일만 생각하던 저와는 달리 여자친구는 지쳐가고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 답답한 제 모습에 조금씩 마음을 정리하고 있었나봅니다.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별 통보에 지난 금요일부터 약 3일간 미친사람 마냥 멍하니 식음을 전폐하고 있네요.
그래도 여자친구의 마음을 돌려보고자 어제 밤에 잠시 만나서 얘길해봤는데... 생각보다 저에 대한 실망과 아쉬움이 커서... 돌이키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3년 가까이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눈빛으로 나를 보는데 너무 미안해서... 얼마나 내가 무심했으면 나를 저렇게 쳐다볼까...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런 제 여자친구의 마음은 어떻게 해야 돌릴 수 있을까요. 제가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무분별한 악플 특히 여자친구를 향한 악플은 단호히 사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