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저녁 일 마치고 혼자 영화보러 가길 즐겨하는 처자입니다.
새로 개봉한 암살이 재밌다기에 어제 보러 갔었죠.
영화볼 때 방해받는 걸 극도로 싫어하기에 늘 그렇듯 맨 뒷줄 통로 옆자리로 예매했어요.
가서 보니 매월 마지막 수요일 할인 때문인지 평일 저녁치고는 사람이 좀 많더군요.
뭐 그래도 난 맨 뒷줄이니까 별일 있으려구... 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영화관 좌석이라는 게 하나하나 따로 설치된 게 아니라 한줄이 주~욱 연결되어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제 좌석이 속해 있는 그 줄에 주기적으로 세찬 진동이 느껴지는 겁니다.
처음 몇번은 어 이거 뭐지? 하다가 점점 신경이 쓰여서 주위를 살펴보았습니다.
알고보니 제 바로 옆자리에 앉은 젊은 남자분이 문제였더군요.
몇분 간격으로 몸을 확 젖힌다고 해야 되나 세차게 떤다고 해야 되나 하여간 의자에 충격을 주고 있더라구요.
즉시 지적을 하려던 순간 문득 이 사람 틱장애 아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그런 거라면 지적하는 제가 너무 야박한 사람이 될 것 같아 망설여졌습니다.
그래서...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암살은 꽤 긴 영화인데 그 긴 시간을 영화에 집중할 수도 원인을 해결할 수도 없어 참 힘들게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내내 고민했죠.
다른 사람은 더 이상 피해보지 않도록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이야기를 해야겠다. 뭐라고 이야기하는 게 좋을까? 다음부턴 장애인석을 이용하라고 할까? 그러면 너무 상처받지 않을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면 남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걸 모른 채 계속 저럴 텐데 그래도 되는 걸까? 혹시 장애가 아닌데 고의로 저러는 거라면 꼭 지적을 해야 하는 건데... 등등등
드디어 영화가 끝나고... 끝내 답을 찾지 못한 전 그냥 영화관을 빠져나왔습니다.
오늘 내가 운이 나빴다고 자위하면서, 이런 내 모습 참 비겁하다고 자책하면서...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만약 어제 그분께서 장애인이라면 영화 시작전에 양해 한마디만 구해 주셨다면 조금 불편하긴 해도 기분 상하지 않고 영화보고 올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 비장애인의 배려와 희생으로만 이루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장애인이 아닌데도 그런 만행을 저지른 거라면... 너 어제 운 좋았다고(제가 영화관 진상 절대 그냥 넘어가는 여자가 아니므로), 엿먹으라고 해 주고 싶네요.
그나저나 암살은 다시 보러 가야 할 듯 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