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한 것과 다르게 이 글을 너무 부정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약간 당황스럽네요.
이 글을 쓴 목적은 단 한 가지 때문입니다.
홀로 힘들어 하시는 지인분께서 이렇게 누군가는
응원해주고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시면 힘이 나실까 싶어 올린 겁니다.
네이트판이 약자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같이
공감해주는 곳이라 생각하여 지인분 허락도 없이
제가 그냥 끄적인거니 너무 확대해석
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설명이 없어서 이해를 못하신 분들이
계신 것 같아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원래 음식점을 개업할 때 보건소에서
영업신고증(허가증)이 나와야합니다.
그때 상호명이 등록이 되면 그 상호명을 가지고
사업자등록증이 나오는 겁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적은 것은 하나도 없으니
그냥 편하게 읽어주시고 지인분께 힘이 되는
댓글 한마디 달아주시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Fact만 쭈욱 얘기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팩트는 뭐 이미 예상하시겠지만 상호명을
바꾸시게 되었습니다.
D-3.. 3일 뒤에 바꾸실 예정이네요..
그냥 그분의 속사정이 이러했고 그래서 바꿀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적어 놓은 거니 너그럽게 읽어주세요.
Episode 2
시동생과 나의 인연은 20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대의 나는 평범한 회사원이었고, 경리일을 배우며
빠듯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힘들게 회사 일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밥도 챙겨
먹지 못한 채 방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던 어느 날
우리 집으로 다급한 전화 한통화가 걸려왔다.
“야, 내 동생이 사고가 났어...”
지금의 남편이었다.
... 내가 잠결에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어봤다
“누가? 무슨 사고..?”
“자동차 타다가 절벽에서 떨어져서 지금 수술
들어가야 한대.
근데 수술비가 없어. 네가 빨리 돈 만들어서 내려와.
안 그러면 얘 수술 못 받고 죽어”
“... 알았어. 최대한 돈 만들어서 내려갈게”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집안 사정이 좋지
않던 내게는 무리한 돈이었고, 결국 나는 있는
돈 없는 돈,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 새벽
첫 차를 타고 지방으로 내려갔다.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고 나와 도련님의
인연은 20여 년 전 그렇게 시작되었다.
...
D-3
어제 보건소에서 전화를 받고 너무 울어서 그런가..
눈이 잘 떠지지가 않았다
오늘은 무슨 일부터 해야 하나...
신중하게 차근차근 고민 해봐도 길이 보이지가 않았다.
그래 일단 아버님부터 찾아봬야겠지...
가게 이름의 주인은 아버님이시니까 아버님이
해결해주실 수 있으실 거야.
나는 친부모님을 일찍 여의게 되어 현재 시부모님을
내 부모님같이 사랑과 정성으로 모셨다.
어머님 파마하러 가시는 날이면 내가 모시고 가서
몇 시간씩 기다렸다 오고,
절에 기도드리러 가신다고 하면 같이 가드리고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내 친 부모님처럼 모셨다.
물론 여느 며느리들이 느끼는 것처럼 아무리 내가
잘해드려도 꼭 공은 다른 며느리에게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나는 내 도리만큼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큰 불만 없이 지금껏 시부모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렇기에 나는 아버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래 아버님은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이 가게를
키워왔는지 아시니까 분명 내 이야기를 들어주실 거야..’
아버님 댁에 도착하여 아버님 얼굴을 뵙자 며칠
동안 쌓였던 울분이 터져 나왔다.
“아버님, 지금 동서네가 우리보고 가게 상호명
바꾸라고 하는데, 저희한테 이럴 수 없는거 아니에요?
아버님이 아들들 세 명에게 똑같이 가게 이름
물려 주신 거 아니셨어요?
제가 왜 상호명을 바꿔야해요..?
이 가게 이름이 이정도로 알려질 때까지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버님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셨잖아요?
저 임신했을 때도 입덧 때문에 헛구역질하면서도
오시는 손님들께 최선을 다했고,
둘째 아이 등에 업고 허리가 끊어질 때까지 일해서
이만큼 이룬거 아버님이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아버님 저 솔직히 너무 억울해요. 저는 17년을 피 땀
흘려가며 일했고, 제 청춘과 모든 것을 여기에
갖다 바쳤어요.
근데 아버님 어떻게 동서네가 우리한테
이러는걸 지켜만 보세요...?”
한참동안 내 이야기를 들으시던 아버님께서
한마디 하셨다.
“그래 세 아들들이 다 똑같은 이름을 써야지.
그러면 안 되는 거지.”
아버님의 그 한마디에 갑자기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역시 아버님을 찾아뵙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내가 보여드린 진심과 효성이 아버님
마음속에도 자리 잡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럼 저 아버님만 믿고 갑니다”
아버님 댁에서 나와 차를 타자마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HI 친구~뭐하니~? 저녁 같이 먹자~”
“언니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응~ 아버님이 다 해결해주신다고
서약서까지 써주셨어~“
“어머 너무 잘됐다~ 축하해 언니~”
“나 며칠 너무 울기만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가자 내가 쏠게~”
지난 며칠 동안 힘들었던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아주 짧고 달콤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내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자신이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신 그 분께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셨다.
“저기.. 제가 사장님네 가게에 대해 작은
기사를 하나 냈는데, 누군가가 연락을 해서 기사
내리지 않으면 고소한다고 하네요?
이게 사장님네 가게 상호명이 아닌가요?”
“어..? 무슨 소리세요. 저희 사업자 등록증 상호명
그대로인데요. 제가 사업자 등록증 보내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또
동서네 인 것 같다. 이상하다...
아버님께서 분명히 해결하신다고 하셨는데
왜 아직도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아버님께 얼른 전화를 했다.
“아버님, 어디세요?”
“어, 지금 놀러가는 중이다.”
“네? 어디로요..?
아버님 제가 아까 그렇게 말씀드렸는데
동서랑 도련님한테 아무말씀 안하셨어요..?”
“........ 음 애미야, 나 지금 막내 네랑 놀러가는 중이다.”
“네..? 동서네 하고 놀러 가시는 중이라고요..?”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순간 불안감이 내 몸을 감쌌다.
“그러면 아버님... 동서한테 아무 말씀
안하실 생각이신 거죠...?”
“...”
“알겠어요 아버님.. 제가 그럼 간판 내려놓겠습니다..”
뚝...
그렇게 전화가 끊겼다.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미쳤지...
내가 무엇을 기대했을까...
10분쯤 지났을까... 기자한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저기.. 기사 내리라고 자꾸 그러는데 어떻게 해요..?”
“... 내리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네요...
죄송합니다. 괜히 저 때문에 중간에서 난처하셨겠어요”
“아닙니다.. 저도 웬만해선 올려드리고 싶은데..
저쪽에서 너무 강하게 나오시니..
저희 입장도 이해해주세요.”
“아닙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전화를 끊고 더 이상 내게는 아무런 힘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까 무엇이 그렇게 신이 나서 친구와
저녁을 먹었을까...
이렇게 사라지는 구나...
이렇게 내 지난 17년의 인생이 무너지는구나...
눈물이 한 방울 씩 떨어지는 것을 억지로 참고
싶었는데, 지금 이 순간 내 손에 쥐어진
휴대폰으로 도움을 청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목을 놓아 울기 시작했다.
얼마나 울었을까...넋을 놓고 있을 무렵 지
인으로부터 한통의 문자가 왔다.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우리 가게에 대한
욕을 잔뜩 올려놨다는 거다.
떨리는 손으로 보내온 페이스북 링크를 열어보았다.
그곳에는 ‘미친x', ’또라이‘ ’상도덕 없는..‘ 서부터
온갖 욕설들이 난무했다.
내가 허락 없이 상호명을 써서 자기들이 이룬
것을 빼앗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 올라온 그 글에 동조하고
있었고 한 순간에 나는 죽일년이 되어 있었다.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고
쓴 웃음을 지으며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동서의 친동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