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길을 걷는데 부쩍 선선해진 공기에 그동안 잘 부여잡고 있던 마음이 쿵 내려 앉고 말았어.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함께 보았다는 게, 계절의 변화를 감지하던 순간에는 늘 니가 내 옆에 있었다는 게 이렇게 큰 의미와 감정과 마음이 돼서 나를 과롭힐 줄은 몰랐어.
날이 조금 더 차가워져서 서늘한 밤공기가 내게 닿을 때쯤이면 그 서늘한 바람과 함께 니 생각이 내 가슴을 칠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이야..
가을이 올걸 생각하면, 바람, 하늘, 구름 그 사이를 내리쬐는 따뜻한 햇빛과 그보다 더 따뜻했던 니 눈빛이 떠올라.
겨울이 될 때 쯤이면 차가운 니 외투에 부벼대던 내 볼을 감싸주던 니 손길이 떠오를 거고, 봄이 되면 또 얼마나 우리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나를 아프게 할까
그렇게 너와 함께 보낸 계절을 너 없이 다시 한 번 돌아서 또 다시 한여름이 되었을 때 쯤엔 니가 그저 기억이라는 무미건조한 이름으로 남아서 더 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행복이었던 너가, 아직은 내게 과거가 아니라 현재라서 이렇게 날씨 조금 변했다고 눈물 흘리게 하나봐.
딱 행복했던 그만큼만 슬프고나서, 더이상 니가 행복도 뭣도 아닌 그냥 기억이 될 때까지만 너를 조금 더 떠올릴게.
이번 가을은 유난히 마음이 시릴 거 같아